읽는 기쁨 - 내 책꽂이에서 당신 책꽂이로 보내고 싶은 책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권의 책 때문에 인생을 좀 더 오래 살고 싶어진다는 추천 글이 눈에 띄었다.

인생을 알아가는 가장 가성비 좋은 행위가 독서라고 생각해서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 중 난 얼마나 읽었을까 궁금해졌다.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다 광고 카피보다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어 퇴사 후

전업 작가가 되어 서울시민대학에서 글쓰기 강연자로 활동하며,

여러 곳에 칼럼을 연재 중이고 '소행성 책 쓰기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추천한 책이니 믿을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끌린 이유가 따로 있는 책, 너무 웃기는데 살짝 눈물도 나는 책, 밤새워 읽은 책,

다시 봐도 재밌는 노벨 문학상 수상작, 끌리는 여성 작가의 책, 

시를 몰라도 시를 쓰고 싶게 만드는 책, 남의 리뷰를 너무 믿으면 안 되는 책,

우리가 왜 남의 삶을 부러워하는지 알게 하는 책, 입심 좋은 작가의 SF,

저자 마음속에서 일등인 소설, 모두를 기쁘게 하는 그림책, 뒤늦게 온 숨은 걸작,

필독서라는 이름은 붙이기 싫은 책, 제목보다 내용이 좋은 소설, 

몇 번 읽어도 좋은 얇은 책, 영화감독에게 좋은 스토리를 제공한 책,

사실을 친절한 글쓰기 책 이렇게 17 챕터, 챕터당 3권씩 

꼭 소개하고 싶은 책만 51권을 골랐는데 어쩔 수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많은 책들이 언급되어 있다. 꽤 많은 책 중에서 읽은 책이 몇 권 없음에

나의 독서 편식을 반성했다. 한바탕 정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책 욕심에

3개의 책장이 이중 꽂이로 꽉 차서 새 책장이 필요해서 걱정이었는데,

책꽂이에 꽂혀 있는 수많은 '이미 읽은 책'은 어쩌면 허영의 목록일지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찌릿했다. 예전에 읽었더라도 1~2년 전에 다시 펴보지 않았다면

그 책은 새 책이나 다름없다고 하니 내 책장엔 온통 새 책뿐이라 

비움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독서 편식에서 벗어나 읽고 후회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강력 추천하는 책들을 시간 나는 대로 하나씩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지인이 자기는 자기 계발서는 읽지 않는다며 강력 추천한 한국 소설을 읽고 

각종 욕설이 난무하는 모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은 추악한 세상의 단면을 본 후부터 

한국 소설을 잘 읽지 않았는데 저자가 너무나 맛깔나게 소개해 줘서 읽고 싶어졌다. 

알고 보면 슬픈 이야기인데 웃지 않을 수 없게 찰진 유머를 구사하는

정지아의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 

작고 하찮은 것에서도 늘 새로운 깨달음을 건져 올리는 김혼비의 <다정소감>, 

한 편의 아름다운 하품이 되어 날아든다는 박연준의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덴마크로 입양된 마야리 랑그바드가 "자신이 수입품이었기에 화가 난다.

자신이 수출품이었기에 화가 난다." 이 두 개의 문장으로 시작한 대단한 시집 <그 여자는 화가 난다>,

SF 작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배명훈의 <안녕, 인공존재!>,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비난하지만,

베트남전에서 용병이었을 뿐인데 잔혹한 가해자로 둔갑했던 우리의 모습에 대한 반성과 화해를 보여주는

최은영의 <씬짜오, 씬짜오> 등등 궁금한 책들이 한가득이다.


의미 없는 하루의 반복으로 무료하다 느껴질 때, 읽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으로

읽는 기쁨을 충전하여 삶의 활력소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읽는기쁨  #편성준추천책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컷 쏙 과학사 - 한 컷마다 역사가 바뀐다 한 컷 쏙 시리즈
윤상석 지음, 박정섭 그림, 정인경 감수 / 풀빛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0년을 지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철학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까지

세상을 움직인 새로운 과학 발견이나 이론 중 매우 중요한 사건 60가지를 골라

과학사의 명장면이 한 컷 쏙 과학사로 정리되었다.

A4 사이즈의 절반은 그림 한 컷, 나머지 절반이 관련된 요약 설명이기 때문에

배경 지식이 아예 없다면 아주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요약된 대략적인 설명이 쉽고 친절하기 때문에 오히려 흥미가 생겨

자신이 관심있는 사건을 더 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약간의 배경 지식이 있고, 과학자들의 얼굴을 알아볼 만한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너무나 뿌듯해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 과학사를 쭈욱 정리하는데 아주 좋은 구성이다.

이중 프리즘 실험으로 색깔을 구분한 뉴턴은 온갖 색이 찬란한 화려한 의상을 장착하고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있고,

식물과 공기의 관계를 알아보는 프리스틀리의 실험은 귀가 자기를 좀 살려달라며

꽃을 꽉 붙잡고 있고, 멘델레예프가 원소주기율표를 꿈에서도 볼 정도로 연구에 집중했던 장면도

잘 표현되어 있다.

사실 약간의 배경 지식만 있으면 한 컷 그림의 유머도 보이고

핵심 요약 부분에 가장 핵심 내용에 형광펜까지 그어놓아서 재미있고

짧은 시간 내에 과학사 총정리하기에 제격이어서 가성비가 좋다.

배경 지식이 있는 부분을 술술 넘어가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는지 또는 어떤 분야의 과학 지식이 부족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균형잡힌 과학 공부법을 위한

예비 테스트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이해가 잘 되지 않은 부분을 탐색해본 다음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변화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보는 복습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과학 공부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뒤바꾼 결정적 장면을 한 컷이라는 콘셉트의 힘으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도전적 질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 활동이 얼마나 중요하며

세상을 바꿨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한컷쏙과학사 #과학공부 #어린이과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욕 한복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사무실에서 승승장구를 꿈꾸며 살아가던 저자가

자신의 결혼식이 열릴 예정이었던 날,  암으로 투병하던 친형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지독한 무기력감에 빠졌다.

사랑했던 형의 죽음으로 그냥 한동안 고요하게 서 있고 싶어진 저자는

<뉴요커>를 그만두고 2008년 가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 위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 되었다.


MET에서 10년간 매일 다른 전시실에서 최소 8시간씩 조용히 서서

푸른 제복 아래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동료 경비원들과 연대하고,

각양각색의 관람객들을 관찰하고, 수천 년의 시간이 담김 고대 유물과

거장들의 경이로운 예술 작품을 마주하며 

삶과 죽음, 일상과 예술의 의미를 발견하며 슬픔을 극복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은 여정을 고백한 책이다.


저자의 형 톰은 몸집이 크고 건강했다. 

라인배커의 재능과 재치 있는 엔터테이너 크리스 팔리, 부처를 모두 섞어놓은 사람이었기에

형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뉴욕에서 함께 산 2년 8개월은 모든 걸 변하게 만들었다.

두서없이 오색찬란하고 낭만적인 도시, 사랑의 도시, 마천루와 화려하고 멋진 거리를 누비다

형이 암에 걸리자 뉴욕은 하루아침에 암 병동의 병실과 형의 퀸스 아파트만 남은 도시로 전락했다.

자가면역질환으로 위기가 극에 달하자 한 사람씩 차례로 자기 방으로 작별 인사를 하며

자신은 꽤 괜찮은 사람으로 행복하게 산 것 같다며,

누구나 죽는다며 죽는 건 상관없지만 고통을 겪고 싶진 않다며,

모두들 늙어가는 걸 보고 싶지만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간다며,

남는 이들을 위해 축복해 주던 강한 형을 잃은 저자는

전도유망한 직장이 있는 마천루의 사무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세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을 더 이상은 할 수가 없었다.


형의 입원실은 대체로 명랑한 분위기였고 병실을 찾아온 친구들은 좋은 순례자들이었고,

병실 침대 머리맡에는 형이 좋아한 라파엘로의 <검은 방울새의 성모>가 있었다.

아픈 병의 곁에 있으면서 저자는 과거에 입을 헤 벌린 채 쳐다보는 것이라 인식되었던 예술 작품이 

그다지 숭고하고 신비스럽지만은 않으며, 병실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숨김없이 표현하려는 시도와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와 함께 형의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어머니가 동이 트기 시작하는 새벽녘 무렵, 자신들의 모습을 마치 처음인 것처럼 바라보면서

"우리 좀 봐. 지금 우리가 바로 옛 거장들이 그렸던 그런 그림이잖아"

라며 끔찍한 병실에서 우아함을 보았다. 

어릴 적 미술관 나들이를 자주 해서 그런지 형의 죽음 후 몇 달 후, 

어머니와 저자는 필라델피아에 사는 어머니의 네 형제자매를 찾아가 26살짜리 아들을 땅에 묻은 후

자신의 형제자매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혹은 되지 않는지 몸소 느끼며

시간을 보내다 더 단순하고 조용한 곳으로 가자는 어머니의 제안에 필라델피아 미술관으로 가게 되었다.

성인들의 수난과 신의 은총을 묘사한 전시실에서 형의 침대 옆을 지키던 몇 달간 흘렀던 분위기, 

말문이 막히게 하는 수수께끼와 아름다움과 고통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꼈고

각자 자기만의 슬프고 밝은 그림을 찾았다.

'경배'라 부르는 장르의 그림 앞에서 용감하게 고통을 참아내는 형의 모습을 떠올리던 저자는

'통곡 혹은 피에타'라 부르는 장르의 그림 앞에서  위안과 고통으로 울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침묵 속에서 빙빙 돌고 서성거리고 교감하고 슬픔과 달콤함을 느낀 저자는

미술관에서의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제 이런 순간들은 예전만큼 자주 오지 않고 그 사실을 인정하며 슬퍼진다.

위대한 그림은 경외감, 사랑 그리고 고통 같은 잠들어 있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은 메자닌의 골동품들에 대한 호기심과는 다르다.

이상하게도 나는 내 격렬한 애도의 끝을 애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내 삶의 중심에 구멍을 냈던 상실감보다 

그 구멍을 메운 잡다한 걱정거리들을 더 많이 생각한다. 

아마도 그게 옳고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p.256


메트를 떠나며 저자가 수행한 마지막 임무는 20여 년 전, 가족들과 함께 간 시카고 미술관에서

각자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씩을 고르기 전에는 전시실을 떠나지 못하게 한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메트 소장품들을 개인적인 컬렉션으로 축소한 끝에 저자는

15세기 이탈리아 수사 프라 안젤리코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래된 작품과 거기에 깃든 빛을 발할 정도로 선명한 슬픔이,

너무도 고통스럽지만 톰을 생각하게 만들어서이다.

태풍에 요동치는 배의 돛배에 못 박힌 것처럼 보이는 우아하면서도 부서진 몸은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함을 알려준다.

거기다 끔찍한 순교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음식을 먹고 창문을 열고 별생각 없이 그 옆을 걸어가는

구경꾼들의 다양한 반응과 감정들은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더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감을 보여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리고 수동적인 구경꾼들과 달리 슬픔에 겨워 쓰러진 마리아를 돌보는 연민 가득한 사람들도 있기에

형이 그런 사람이었기에 저자 또한 그런 사람을 따르고 싶은 마음을 확인하고 메트 바깥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저자가 10년의 정적인 MET 경비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뉴욕 도보 여행 가이드로서의 동적인 삶을 시작하며

자신보다 나이가 곱절이나 많고 세상 반대편에서 태어난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되는 일이 일상적이지 않는

세상으로 들어가게 됨을 절감한다고 했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고 절망감에 빠졌던 그가 새로 살아갈 힘을 얻고

나아가는 뉴욕의 거리는 또 다른 풍성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올 것 같다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MET #상실감회복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과학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송진웅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 교수님께서 자녀를 상위 1%로 만드는 공부법,

오래가고 멀리 가는 똑똑한 과학 공부법을 알려주시는데,

너무나 옳은 말씀이었지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수포자에 이어 과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은

부모와 아이들이 과학교육의 필요성을 몰라서는 아니다.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과학을 쉽게 느끼고 재미있어하다가

중학교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데다

어려워진 중학교 수학 때문에 수포자들이 많이 생기면서 과포자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등 고학년은 좀 더 중학교 과학과 가깝게,

중학교 과학은 좀 더 초등학교 과학과 가깝게

학교급 간 차이를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음에 동의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교육 체제에서 가장 큰 변수는 대입이다.

과포자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은 수능 과목에 서서히 배제되면서부터이다.

앞으로 통합과학으로 모든 학생이 수능 과목으로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으로

개편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예전에 과학 1, 2 교과를 이수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계속해서 과학교육은 하향 평준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은 현실적으로 과학을 폭넓고 밀도 있게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가능한 한 다양한 분야의 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융합 선택과목의 과학의 <역사와 문화>, <기후변화와 환경생태>, <융합과학 탐구>를

학생의 진로와 관심,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적극 권장한다고 하나

제대로 운영될지는 미지수이다. 너무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과목이지만,

이런 교과가 없어서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되지 않다 과포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입시에 불필요하기 때문임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학교에서 과학 2 교과 이수를 필수 조건으로 했을 때는 학교 현장에서

과학 2 교과 운영이 정상적이었지만, 입시 필수 조건에서 제외된 이후부터는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대부분 학교에서의 현실이다.

교수님께서도 지적하셨듯이 입시에서 과학 과목에 대한 비중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세 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으로

과학의 위상이 높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될 것을 권유받았으나,

마지막까지 평범한 패러데이로 남고 싶어 런던의 공동묘지에 묻히길 선택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실험과학자로서의 삶을 철저하게 지켰던 패러데이는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거의 틀릴 것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100% 확실할 때까지 확실하다고 말하지 않는 자세와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탈피하여 인간 중심적, 지구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 그 누구도 아직 답을 모르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답에 집착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질문을 찾는 습관을 형성하게 해주는

과학교육은 인문사회계열, 이공계열할 것 없이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많은 교육자들과 부모님들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과학교육이 정상화되길

염원하며, 날로 발전하고 있는 전국의 크고 작은 과학관 방문 팁을 잘 숙지해서

과학관 피로 없이 즐겁고 살아 있는 과학 교육이 진행되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책이다.



"리뷰어스 클럽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서울대석학이알려주는자녀교육법과학 #자녀교육법 #서울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시형의 인생 수업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병을 세계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뇌과학의 대중화를 이끈 선구자이자,

75세의 나이에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을 건립하고

이후 세로토닌 문화원을 통해 국민들의 생활습관과 행복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90세에도 현역인 국민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가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자서전은 아니지만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다 보니

자서전 비슷한 책이 되었다. 

얼마 전 읽은 109세 찰리 의사 선생님의 삶이 미국 근현대사를 포괄하고 있어

정말 역사의 산증인이자 오랜 인생의 지혜는 다르구나 싶었는데,

아직 100세는 아니시지만 109세 찰리의 한국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두 식구의 가장 노릇을 하느라 배고팠던 시절 이야기는 

정말 옛날 영화 속 장면 같았다.

대구 미 공군 기지에서 지나가는 장교를 붙잡고 영어로 부대에 심부름하는 아이가 있으면

장병들 사기에 도움이 될 거라고 부탁하여 하우스보이가 되었고,

휴지, 담배꽁초, 이쑤시개가 섞인 꿀꿀이죽으로 허기를 달래가 큰마음을 먹고 

미군 군목사를 찾아가 음식 찌꺼기를 한국 사람들이 먹으니 

깨끗하게 먹어달라 부탁하는 그 배짱과 용기란 참 대단했다.

지금도 성업 중인 부대찌개 가게 앞에 서면 그 시절 자신의 용기에 감탄이 나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를 팔아가며 공부하고, 식구들 걱정에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을 옮기며

미국 유학 길에 올라 예일대에서 신경정신과학 박사후 과정까지 밟으셨으니

그 시절 역사의 여러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 거의 영화 스토리였다.

눈길 조심하라는 동생의 편지에 미국에는 눈이 조금만 와도 염화칼슘을 뿌려

길이 얼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장하자, 동생이 미국이 아무리 부자 나라여도

그 넓은 천지에 소금을 어떻게 다 뿌리느냐며 친구들이 거짓말쟁이로 놀린다고

증거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눈 치우며 염화칼슘 뿌리는 사진을 구해줬다니,

제설 작업을 꿈꾸지도 못한 시절 한국이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눈이 오면 정형외과와 응급실이 바빠진다는 게 불과 수십 년 전이었다니  

6.25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이 대부분인 시대에, 잊혀진 시절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국가 존망이 걸린 비상사태인

초고령화 시대를 참 태평하게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 걱정이 되었다.

노인은 쇠약하고 소모적일 뿐 사회에 이바지하거나 공헌할 수 없어

누구도 섣불리 손대길 두려워하지만, 새롭고 거대한 의료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두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박사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내 마음조차 완전히 알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건 당연하다.

남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같을 수는 없다.  

모든 인간은 타인임을 인식하면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면 조화롭게 살 수 있다. 

행복해지려면 고독을 잘 견디고 자기에게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불만이 있으면 불평, 불만이 생겨 행복할 수가 없다.

90세 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실패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다.

파도처럼 오르락내리락 인생의 한 과정일 뿐, 잘 견디며 지나면 되니

실패라는 말을 너무 이르게 하지 말라는 박사님의 말씀이 힘이 되었다.

인생이라는 게 반드시 행복을 향해서만 달리는 게 아니라,

내리막도 있고 괴로움도 한 과정이니 파도타기 하듯 힘 빼고 살아가면 

다시 오르막도 나오고 기쁨과 행복도 맛볼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이시형의인생수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