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기도하는 집 - 오늘의 작가 1
이윤기 지음 / 세계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나무가 기도하는 집..으음..아주 아주 너르고 큰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살아 있는 나무도 좋고 나무라는 단어도 좋아하는 까닭에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제목만 읽고도 마음이 설레었다.번역가로도 유명하신 이윤기님의 소설이라...신화에 그 처럼 빠져 사는 남자의 소설은 어떨까 하는 진지한 호기심..여러 가지가 기대감을 자극했다. 어찌보면 세상의 상식에서 좀 모자란듯 한 우야 아저씨와 자야 아가씨의 사랑이 큰 축이지만 난 더 큰 의미의 사람 사는 이야기..그냥 남자 여자가 아니고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고 애틋이 보는 인류애를 보는 것 같았다.

나 들어 나무만 보고 사는 우야 아저씨도 평범하지는 않고..그 평범하지 않은 아저씨를 의지하는 자야도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그들이 타고 넘는 세상의 파도 앞에 나의 감정도 덩달아 널 뛴다.경상도에서 밥 먹고 산 사람이 아니면 이 두 사람의 대화가 풀어내는 그 특유의 묘한 말의 뉘앙스를 많은 부분 놓칠 것 같다. 느물하면서도 따뜻한 우야 아저씨의 말과 의미..후후...상처 받은 사람들의 결코..절대로..누구도 상처낼 수 없는 합의 이야기..그게 나무가 기도하는 집의 정경이다.근데 국어 참고서도 아닌데 뒤에 따라 붙은 구구한 무슨비평..무슨론등이 책 분위기를 망치네..잘 하면 주객이 전도 되게 생겼음..출판사가 독자에게 이럴땐 너무 친절한 것도...독자의 교양(?)과 문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애정을 한 번 믿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미스터 블랙 1
황미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4월
평점 :
품절


아직 리스트에 올라 있다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네요..이 책 읽은 지도..세상에나 만상에나..15년이 넘었군요..초등학교 6학년 온 반에 여자애들이 쭈루루 빌려보고..그러다 선생님한테 압수당하고..빌고 빌어서 되찾고..세월이 가니 책마다 사연이 생깁니다..

황미나 하면 순정만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죠..요즈음은 코믹한 내용을 많이 그리시는데.. 미스터 블랙을 위시한 불새의 늪..하니를 백작품에 등등..칼날 같은 감수성을 가진 사춘기 친구들의 감정을 온통 흔들어 놓아었요..그 나이땐 블랙 같은 남자들이 어쩜 그리 멋있어 보였을까요..

친구의 배신..애인의 변심(거죽으로)..집안의 몰락..극적일 수 밖에 없는 구성이잖아요.. 한참 동안 황미나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기억이 나요..사람이 마음에 무언가를 괴이고 있으면..(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 일이든)..이루어지고 만나지나봐요..초등학생이 돈이 있나요..이 책을 꼭 갖고 싶다 하는 마음만 있지 사지는 잘 못하잖아요..근데 마음이 있으니 결국은 갖게 되더군요..어른 되고 당당히 내 돈으로 미스터 블랙을 내 방에다 데려다 놨어요..만감교차..사람 겉모습도 변하고 마음도 변하는 게 느껴져요..처음 샀던 기쁨도 많이 사그러들고 책장에 딴 책들과 나란히 있는데 지나가며 봐도 그냥 흔연스럽네요..그래도 재미는 엄청났어요..절판이니 지금 어린 친구들은 못 보겠죠..참 아쉽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래시계
다니엘 키즈 지음 / 청림출판 / 1992년 5월
평점 :
품절


한 구년쯤 되나 봅니다. 읽고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 사람이 사람에 대해 가져야 하는 최소치와 최대치의 예의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합니다..생각하는 머리가 느끼는 마음보다 크게 느껴지는 요즘 사람들..우리 모두는 행복한가요.. 아무도 쉽게 답하지 못할 겁니다.. 행복하지 못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은 건 나의 확신이 단순한 착각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심상히 가진 우리의 별 다를 것 없는 학습 능력과 그저 그런 생활을 모든 걸 걸고서 라도 갖고 싶어하는 찰리의 절대적 소원에 대하여 내 그릇만큼만 동감했습니다.. 수술후 천재가 되어버린 찰리와 그 반대 급부로 수술전보다 더 나빠진 찰리 사이에서 사람들은 생각할 겁니다..짧은 환희 뒤에.. 더 바보가 되어버린.. 더 몸을 못 가누는 상태 이전의.. 덜 바보스러운 찰리가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라고.

그래요.. 그럴지도 모를 일입니다..하지만 찰리는 수술을 통해 얻은 지능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행복하지 않았을까..생각해 봅니다..정말 정말 원하던 것을.. 온 몸으로 경험했을 테니까요..그걸 인정하면서도 슬펐습니다.. 천재가 되어 많은 지식을.. 한 없이 빨아들이던 찰리를 볼 때도..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했고.. 더 나빠질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찰리의 처연한 모습도 ..가슴팍에 생채기를 내고.. 그 자리마다 굵은 소금을 눌러 덮는 것처럼..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참 좋은 책입니다.. (아직까지 팔리고 있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으니.. 미처 들 팔았기 때문에 여직 판매되고 있는 거 아닐까..잠깐 혼자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래시계라는.. 책의 존재를 아셨으면 합니다.. 그럼 우리가 이미 가진 것들로 인해.. 더 없이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감사할 수 있을 겁니다..너나 할 것 없이..우리 모두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개비
로자문드 필처 / 영언문화사 / 1993년 6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푹 빠졌던 소설입니다.   그렇게 읽고 난 후 정말 갖고 싶어서 사방으로 찾았지만 서점 어디에도 없고 중고책방에도 나와 있지 않아서 안타까움이 컸었던 기억이 나네요. 

필처의 모든 작품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나오고 사람사는 얘기가 흐르는 구름처럼 지나갑니다. 아침에 읽고 저녁에 읽어도 전혀 진루하지 않은 소설입니다.   흔한 말로 어드벤처 환타스틱한 재미를 갖춘 자극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밥처럼 무미건조한 듯 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힘이 느껴집니다.

중편은 단편보다 길어서 좋고 장편보단 짧아서 좋습니다. 그게 안개비처럼 중편을 모은 작품집의 매력이 아닐까합니다...적당할 때 끝나는 분량의 묘미..혈안이 되서 사려고 했던 때로부터 오년이 훌쩍 더 지났습니다.   출판사측에서 다시 재출간을 안하려나 하고 목을 빼고 혹시나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말 갖고 싶은 책입니다.

요즈음도 가끔 후회를 합니다.  그냥 빌려왔을 때 숨겨두고 도서관에 가서는 능청스럽게 읽어버렸다고 말할걸..그렇게 말하고 돈으로 배상하고 말걸..그랬으면 지나온 몇 년동안은 물론이고 오늘 아침에도 내키기만 했으면 원없이 볼 수 있었을걸..볼 때마다 나의 뻔뻔스러움과 그래서 성공한 어이없는 책 얻기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모험을 자축하며 짜릿하게 행복했을 걸 ...하는 후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LIMT - 구스타프 클림트 위대한 미술가의 얼굴 8
게르베르트 프로들 지음, 이은진 옮김 / 열화당 / 199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빛나는 황금색에 반했다. 입맞춤을 마음에 넣고 그런 사랑을 하고 싶었다. 색에 반하고 느낌의 포로가 되어 작품집을 샀다. 아니 벼르고 벼르다가 결국은 생일 선물로 강탈했다.클림트에 반해 있을 그 언저리쯤 사랑을 위하여 라는 영화가 들어왔다. 입 큰 여자가 병든 남자 집에서 슬라이드로 클림트 그림을 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그냥 무심히 지나가도 그만인 걸 그림들에 반해 있을 때라 눈이 먼저 스크린으로 달려 들었다.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관심에 반짝이가 뿌려진 느낌..황금색 그림들에 반해 작품집을 샀지만 되려 풍경화들이 더 좋아지는 경혐을 하게 되었다. 횡재한 기분이었다.사랑스런 작품들과 그 색들로 인하여 행복함을 맘껏 느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