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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비
로자문드 필처 / 영언문화사 / 1993년 6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푹 빠졌던 소설입니다. 그렇게 읽고 난 후 정말 갖고 싶어서 사방으로 찾았지만 서점 어디에도 없고 중고책방에도 나와 있지 않아서 안타까움이 컸었던 기억이 나네요.
필처의 모든 작품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나오고 사람사는 얘기가 흐르는 구름처럼 지나갑니다. 아침에 읽고 저녁에 읽어도 전혀 진루하지 않은 소설입니다. 흔한 말로 어드벤처 환타스틱한 재미를 갖춘 자극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밥처럼 무미건조한 듯 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힘이 느껴집니다.
중편은 단편보다 길어서 좋고 장편보단 짧아서 좋습니다. 그게 안개비처럼 중편을 모은 작품집의 매력이 아닐까합니다...적당할 때 끝나는 분량의 묘미..혈안이 되서 사려고 했던 때로부터 오년이 훌쩍 더 지났습니다. 출판사측에서 다시 재출간을 안하려나 하고 목을 빼고 혹시나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말 갖고 싶은 책입니다.
요즈음도 가끔 후회를 합니다. 그냥 빌려왔을 때 숨겨두고 도서관에 가서는 능청스럽게 읽어버렸다고 말할걸..그렇게 말하고 돈으로 배상하고 말걸..그랬으면 지나온 몇 년동안은 물론이고 오늘 아침에도 내키기만 했으면 원없이 볼 수 있었을걸..볼 때마다 나의 뻔뻔스러움과 그래서 성공한 어이없는 책 얻기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모험을 자축하며 짜릿하게 행복했을 걸 ...하는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