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에게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로마인 이야기가 워낙 어마한 작품이라..내 속에 시오노 나나미는 태산같이 커져있었습니다. 근데 바람이 푹하고 빠지는 기분이예요. 제 건강엔 더 바람직한 실망이 아닐까..잠시 실없는 생각을 해 봅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연장으로 이 책을 택하다 보니..그리 무겁지 않은(가볍기까지 한) 내용이 못내 실망스럽니다. 잡문을 논문으로 알고 산 내 죄가 크겠지요. 그렇다고 책에 걸었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이 시점에..그 실망이 달수는 없습니다.

몇몇 글은 공감하기도 하지만..아니예요..크고 방대한 작품을 쓰다가..머리도 식힐겸 가벼운 글쓰기가 필요했을 거예요. 그렇게 이해할랍니다. 근데 이런 내용에 무슨 양장씩이나 해서 책을 출판하시나요..이 책 만드느라 죽어 넘어진 나무가 이 책의 내용보다는 훨씬 값질 것 같은데..두꺼운 표지하느라..그 아까운 나무를 막 쓰셨네요..마아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성풍속사 - 선사시대에서 명나라까지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장원철 옮김 / 까치 / 1993년 1월
평점 :
품절


재미있을 것 같아 보기는 봤는데...조금 어중간하네요..느낌이..내용은 사춘기면 혹 했을 것들이 많습니다. 그리 찐하진 않지만..성풍속사에 성 얘기 나오는 게 당연한 일이건만..낯 설어요. 그러고 보니 영화 씨받이에 아들 낳는 법서부터..아들만 낳을 여자를 고르던 장면과..강수연님이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게..달 보고 ..달의 기운을 들이 마시던 장면이 겹치네요. 이상하고 요상한 얘기도 많지만..보고 우습고 놀라워던건...중국의 전족이 그렇게 까지 에로틱하고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그 시대는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 행동은 용서되고 이해되지만..탁자밑에..것도 치마밑에 감춰졌지만 약간 들어난 발과 발목을 만지는 일은..엄청난 성적 암시요 행동이라네요..으음..시대가 확실히 다름을 알았습니다.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요..공부 마이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퀴니 1
마이클 코다 지음, 공경희 옮김 / 김영사 / 1991년 3월
평점 :
절판


꽤 오래 전에 나온 책이 버젓이 존재함을 확인하는 건..잃어버린 피붙이나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이 즐겁고 행복하다. 그런 의미로 난 행복한 독후감을 쓰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다. 책을 덮고는.. 퀴니가 실제 존재한다면 얼마나 이쁜 얼굴일까..정말 작가가 표현한대로..내가 받은 이 느낌 그대로 그렇게 예쁠까..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여자 인물 반반하면..팔자 드세다는데...흐드러지게 아름다운 우리의 주인공이야 오죽할까 싶게..인생이 형형색색이다.

사건 많은 어린 시절과..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복잡함(혼혈이니까)..우리는 저얼대 용납 안 되는 근친간의 원하지 않았던 불륜..멋진 남자 루시앙과의 잊을 수 없고 잊고 싶지도 않았던 첫사랑..헤어짐.. 좀 더 나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택했던..사다리 같은 남자와의 결혼..그 남자의 죽음..사고..그리고 찾아온 안개속의 절대 카리스마 코르시니와의 불 같은 사랑..파국..그리고 혼돈..이 모든게 두 권의 책 속에 들어있다.아름다운 여자도 우리의 눈을 빼았고 그 여자가 산 인생도 우리를 붙든다. 잠시 생각했지..이런 인생에 지루함이란 가당치도 않을 것이다..그럼 내가 퀴니의 인생을 산다면 행복할까..아니지..아니야..꿈에서 잠깐 빌려보는 건 괜찮지만..완저히 내꺼 하기엔..난 너무나 정숙(?)하고 고요한 호수의 갇힌 물 같이 흔들림 없는 평화를 사랑하지..암..그렇고 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큰 죄를 짓지 않고 살아도 우리의 심장은 굳은 살이 박히고 더러움을 타나 봅니다. 그래서 여간한 남의 얘기는 우리를 흔들지 못합니다. 흔들리지 못하던 나를 흔든 책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입니다. 간만에 남을 위해 울었습니다. 아무 사심없이.  몸도 마음도 정화가 필요합니다. 끝도 없이 쌓이는 검은 티를 털어내지 못하고 견디어내는 재주는 우리 모두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육신의 죽음을 두고 마주한 사제간이지만 참 아름답고 귀합니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죽음이라는 놈을 옆에 두고 만난 시간이라 그 만남이 더욱 소중할 수 있었으리라 여겨집니다. 모리 선생의 불행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의 부자유...내 몸의 움직임을 내가 주관할 수 없는 그 자유롭지 못한 상태일거라 생각합니다. 그 고통속에서 의연한 모습도 눈물겹고..사랑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의 생명을 다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미치도 짠했습니다. 죽음은 해탈이고 자유이기도 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눈물나게 슬프고 심한 상실감을 동반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지요.

언제부턴가 죽음도 삶의 연장이라 생각하게 됐습니다. 윤회를 믿는 사람으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살아온 날과 그 날을 산 나를 다시 만나는 길이라 믿습니다.  살아서 숨 쉬고 파닥이는 것만이 삶이라 여기지 않기에..더더욱 오늘을 잘 살고 더 큰 내일을 맞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느티나무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4
강신재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젊은 느티나무라...왠지 이상했습니다. 그 옛날 동구밖 느티나무 밑에 평상을 놓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실..그 배경으로 떠 오르는 느티나무라...젊다는 수식어는 영 매치가 안 되는 ..부조화를 보는 듯 했으니까요..하지만 부조화든 조화든 처음 읽었던 14살 그 때의 충격만 하겠습니까..

봄인지 가을인지 계절은 모르겠지만...수업 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들어오셔서...이번 주말..(주말의 명환지..토요 명환지..것도 아님 명화 극장인지)..에 로마의 휴일과 티비 문학관에서 젊은 느티나무를 하는데 ..두 개를 꼬~옥 다 보고 오라는 협박아닌 협박을 하셨습니다. 특히 젊은 느티나무를 모르면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소녀 자격이 없다는 말씀과 함께..다들 기를 쓰고 보고..다음 월요일날 전부 다 거품 물었습니다.

등교길에 멋진 남학생과 여러번 마주치는 일만으로도 아침 수다가 늘어지는데..사회 통념상 용납 안 되는 남매간의 끌림과 떨림은 말 할 것도 없겠지요..(그 남매란 것이 실상은 부모의 재혼으로 엮여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관계라 해도 남매는 남매니까)..그래서 그 야릿함에 더 펄떡이게 홀렸습니다.

우리 모두를 더 홀렸던 건..까악하고 넘어가게 멋진문장 때문이었어요.. 그에게서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비누가 주는 그 향과 비누가 주는 깨끗함이 떠 올라..마치 우리 자신이 멋진 남자의 비누 냄새를 목덜미에서 훔친듯 그렇게 열광했었습니다.

깊고 짙은 향기가 있어 이 소설을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부활같은 불후의 명작과 겨루어 소색이 없을 만큼 큰 작품이라 이 책을..십년도 훨 더 지나 다시 사고 읽은 건 아닙니다. 그저 파란 사과만큼이나 풋풋했던 그 때의 나와..좋아하는 사람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십리밖쯤 나와 버리는 것 같았던..그 느낌을 알던 그 시절의 내 친구들이 그리워서..젊은 느티나무를 봤습니다. 살다보니 어느덧 나는..젊은 느티나무를 그리워하는 오래된 느티나무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