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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큰 죄를 짓지 않고 살아도 우리의 심장은 굳은 살이 박히고 더러움을 타나 봅니다. 그래서 여간한 남의 얘기는 우리를 흔들지 못합니다. 흔들리지 못하던 나를 흔든 책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입니다. 간만에 남을 위해 울었습니다. 아무 사심없이. 몸도 마음도 정화가 필요합니다. 끝도 없이 쌓이는 검은 티를 털어내지 못하고 견디어내는 재주는 우리 모두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육신의 죽음을 두고 마주한 사제간이지만 참 아름답고 귀합니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죽음이라는 놈을 옆에 두고 만난 시간이라 그 만남이 더욱 소중할 수 있었으리라 여겨집니다. 모리 선생의 불행은 죽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의 부자유...내 몸의 움직임을 내가 주관할 수 없는 그 자유롭지 못한 상태일거라 생각합니다. 그 고통속에서 의연한 모습도 눈물겹고..사랑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의 생명을 다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미치도 짠했습니다. 죽음은 해탈이고 자유이기도 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눈물나게 슬프고 심한 상실감을 동반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지요.
언제부턴가 죽음도 삶의 연장이라 생각하게 됐습니다. 윤회를 믿는 사람으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살아온 날과 그 날을 산 나를 다시 만나는 길이라 믿습니다. 살아서 숨 쉬고 파닥이는 것만이 삶이라 여기지 않기에..더더욱 오늘을 잘 살고 더 큰 내일을 맞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