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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 - 사랑, 결혼, 가족,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근원적 성찰
울리히 벡.벡-게른스하임 지음, 강수영 외 옮김 / 새물결 / 1999년 7월
평점 :
분수에 맞지 않는 책 선택이었다.
지독한 번역 같으니라구.
별다른 사회학적 배경지식 없이 마구 접한 사회학 용어들도 어렵고, 비유적 표현들도 코드에 안 맞고, 쉼표 하나 없는 장문도 읽기 열라 힘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세부적으론 모르겠으나 통크게는 대충 이해가 된다.
'개인화'로 점철된 자본주의 사회이다 보니, 현대인들은 어디 하나 의지할데도 없고 옳은 인간관계 하나 만들지 못하고 사는 실정으로, 그 공허를 메꾸기 위해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지만, 그 사랑과 결혼과 가족이 전 사회적 양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 그리고 흔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길을 가고 있으니 어찌 하면 좋겠냐 하는 물음을 준거 같다.
그럼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서는 어땠냐?
그때도 지금처럼 사랑에 목메고 사랑의 귀결로 결혼하고 자식이 생의 전부였던가? 아니었다라는 거쥐.
모든 사회현상은 사회구조의 산물이니, 사랑과 결혼과 가족 같은 따위도 사회구조의 산물일 수 밖에.
지금 사회는 이미 높은 이혼률과 재혼률로(독신률도 높겠지?) 다종다양한 형태의 가족구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사회는 사랑을 신화로 만들기를 멈추지 않고 그 사랑의 귀결인 결혼과 가족을 삶의 목적이자 내용인양 유포하면서, 그 범주를 벗어난 인간들을 타자화시키고 있다. 이혼이 많아지는 것의 원인이 뭔지, 이혼하면서 재혼은 왜 또 하는지, 그럼 자식들은 어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등을 따져 물어 만인이 행복한 길을 찾아도 시원찮을 판에.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라는 물음을 갖게 한다.
이 책은 개인화된 사회에서 인간의 사랑과 결혼과 가족이란 것이 어떤 꼬라지를 하고 있는지 분석해 놓았다. 그런데, '분석 결과가 이러하니 우리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사랑하고 삽시다'라는 결론은 없다.
그것은 독자들의 몫.이긴 한데, 사실 책속에 많은 힌트가 들어 있다...('개인화'의 반대말을 창조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