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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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은 아닌 이야기들. 기발함과 황당함 사이 어디쯤? 뭔가 은유나 상징을 담은 건 알겠는데 감흥이 일어나지 않더라. 책장은 잘넘어간다 옛날 이야기 듣듯이. 게중 ‘머리‘와 ‘즐거운나의집‘이 인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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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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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 때문인지 번역 때문인지 힘든 읽기였다. 저자 자신을 비롯해 여성이 겪는 섭식장애 등의 문제를 사회문화적인 조건과 여성의 욕망에 관련해 풀어내며, 여성의 주체적 행위가 가능해진 한편 여전히 욕망의 대상으로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우려해 변화가 계속되어야함을 말하는 듯하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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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사람들 -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 보고서, 개정판
M. 스콧 펙 지음, 윤종석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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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리학이 가능할까? 악한 자의 대다수는 정신치료 혹은 심리치료의 장에 나타나지 않을텐데? 악의 원인이 게으름과 나르시시즘 뿐이겠는가. 사탄보다 사회를 연구하는 게 맞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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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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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디스토피아... 사랑도 디스토피아... 인간은 사랑으로도 유토피아를 가질 수 없는 존재일까? 죽어서도 알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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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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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정희진 선생님의 신작을 읽고 쓴다. 밑줄을 얼마나 많이 그었는지, 어떤 부분은 네 쪽을 연달아 다 그어버리고 말았다. 줄을 긋고 단락과 부분에 별표를 두는 것. 어떤 말은 중요해서, 어떤 말은 새로워서, 어떤 말은 궁금해서 하는 표시이다. 그 표시가 많은 만큼 이번 책이 준 '앎의 쾌락과 통증'이 컸다. 허투루 쓰인 문장이 하나도 없어 거의 모든 문장을 새기고 싶었다. 큭큭 웃게 만드는 글귀, 눈물 나게 하는 글귀, 감탄하게 하는 글귀 전부 배움이 되었다. 책을 통해 드러낸 선생님의 문제의식과 주장에 내가 알아먹은 한 모두 동의한다. 어려워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한 부분은 앞으로 채워갈 생각이다.

내가 정희진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선생님이 가진 윤리적이고 창의적인 관점과 사유 때문인데, 이 책을 보니 그것이 여성주의 인식 덕분이란 게 확실하다. 특히 사회구성원리로서의 젠더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그간 ‘젠더모순’이라는 말을 쓰면서도 젠더의 개념을 제대로 다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성별화, 성별권력, 성차별, 성역할, 가부장제 등의 개념을 뭉뚱그려 젠더모순이라 여긴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강력하게 젠더라는 구성요소에 기반하고 있는지 나 역시 인식이 부족했다. 내가 아는 내용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젠더는 성별에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라, 계급, 인종, 연령, 지역, 외모, 직업 등 다른 요소와 결합하여 복합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다.

한 번의 독서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기가 쉽지 않다. 머리말이 요약을 대신할 수도 있으니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 읽으면 좋다. 1장과 2장은 글의 제목이 내용을 암시한다. 고개 끄덕이게 되고 재미도 있다. 특히 1장의 피해자 중심주의 비판과 미투 운동, 2장의 낙태 이슈와 외모주의에 대한 글은 내게도 새로운 공부가 되었다. 성별과 성정체성, 섹슈얼리티에 관한 3장은 평소 관심을 많이 두었던 부분이라 더욱 깊게 읽었다. 4장의 성매매와 성폭력 관련 내용은 젠더의 핵심이자 오랜 기간 여성운동의 쟁점이기도 했고, 내게도 문제적인 사안이었는데 어느정도 이해를 얻었고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부록으로 실린 기지촌 여성운동사도 꼭 읽어야 한다. 놀라고 아플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기쁘고 슬프다. 세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되는 점과 여성인 나 자신을 알게 되는 점이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준다. 기쁨은 새로운 앎의 쾌락이고 슬픔의 정체는 원통함이다. 분하고 억울함. 왜. 왜 그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죽어야 했는지.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아내폭력), 여성혐오(미소지니), 다이어트. 남성은 이런 일로 죽지 않는다. '전업주부'의 남편은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31분이고 맞벌이 남편은 32분이며, 여성은 남성보다 6배 많은 시간동안 가사노동을 한다. 남성노동자의 임금이 100이면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60이다. 이래도?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세계를 새롭게 해석하면 나 자신의 삶도 새롭게 해석된다. 비록 그 해석이 나를 괴롭게 하지만 이유를 아는 괴로움은 견딜 만하다. 이 책을 통하니 내 삶을 설명할 문장이 생겼다. - 가부장제에 부역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여성성을 자원으로 삼아 성역할을 수행한다. 남편에게 성적 상대가 되어주고 가사노동을 전담하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교환적인 부부관계에 있다. - 그렇다고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정이 바탕이긴 하지만 결혼제도의 본질은 교환이라는 말을 부정할 수 없다.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내 머리와 내 삶의 괴리. '전업주부'로 겪는 심리적 갈등의 이유. 모르던 사실은 아니었지만 더 똑똑히 알게 되었다.

'몸이 곧 나'라면, 몸은, 나는 성별로서의 여성(여성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아니라 ‘사람’인 나는 어떻게 가능할까? 이 말은 어불성설인가? 여성도 사람인데. 페미니즘은 '여성도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성도 사람인데 사람으로 살지 못하고 여성으로만 사는 것이 문제이지 내가 사람이 아닌 건 아니다. 다만 젠더로서 구성된 삶의 내용이 눈에 띄게 클 따름이다. 그렇다면 무작정 ‘바깥일’을 하는 것이 답일까? 내가 ‘바깥일’을 하더라도 남편은 ‘집안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나의 이중노동이 될 뿐이므로, ‘바깥일’을 하는 게 교환의 부분이 축소될 수는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다. 내겐 '바깥일'을 할 만한 자원도 없다.

현재 별 도리 없이 가부장제에 부역하고 있는 나는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어떤 대응을 하는 것이 옳을까? 대응이 있긴 할까? 아무리 고민해봐도 나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지 않기가 대응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업주부'라는 나의 위치에 자책과 죄의식, 열등감을 갖는 것 또한 여성성의 수행이며, 구조적인 성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꼴이 된다. 더구나 나뿐만이 아니라 나와 같은 '전업주부'들을 내가 비난하는 꼴이 되지 않는가? 공사 영역의 분리와 성별분업은 여성이 의도한 바도 아니고 원하던 바도 아니다. 누군들 주체이고 싶지 않을까. 나도 선생님처럼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두 자원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를 희망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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