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한 권으로 끝내는 시나공 컴활 2급 필기 + 실기 - 컴퓨터활용능력 2급 ㅣ 2027 시나공 컴퓨터활용능력
길벗 R&D 외 지음 / 길벗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권으로 시작하는 자격증 공부, 막막함을 합격의 자신감으로 바꾸는 책.


컴퓨터활용능력 2급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사무 업무 역량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자격증이다. 엑셀을 활용한 자료 정리와 계산, 데이터 분석은 다양한 업무에서 쓰이는 만큼 컴활 공부는 실무에 필요한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 낯선 컴퓨터 용어와 방대한 이론, 익숙하지 않은 엑셀 함수 앞에서 의욕이 앞서다가도 부담을 느끼기 쉽다.

그런 점에서 《2027 한 권으로 끝내는 시나공 컴활 2급 필기+실기》는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기와 실기를 따로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핵심 이론부터 기출문제와 실전 연습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 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공부의 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부터 익혀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며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이 지점이다.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을 준비할 때는 공부할 내용이 많다는 사실 자체보다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장애물이 되곤 한다. 모든 이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정작 문제를 풀어 보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부족해질 수 있다. 따라서 시험에서 자주 다루는 내용을 먼저 파악하고, 핵심 개념을 익힌 뒤, 문제 풀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는 방식은 효율적인 학습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컴퓨터 일반과 스프레드시트 일반의 핵심요약을 먼저 학습하고 최신 기출문제로 확인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컴퓨터 시스템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 활용 등 필기시험에서 다루는 이론을 정리한 뒤 입력과 편집, 수식 활용, 차트 작성, 데이터 관리와 분석 등의 내용을 공부할 수 있다. 막연하게 느껴졌던 시험 범위를 구체적인 학습 단위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보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특히 핵심요약을 읽는 데서 공부를 끝내지 않고 기출문제를 통해 실제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좋다. 눈으로 읽을 때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도 막상 문제로 만나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를 풀고 틀린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은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이 잘 아는 부분과 반복해서 공부해야 할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도 기출문제 학습의 장점이다.

⭐️필기와 실기를 함께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필기시험에서는 컴퓨터에 관한 기본 지식과 스프레드시트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실기시험에서는 그 지식을 실제 작업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을 이해하는 것과 제한된 시간 안에 엑셀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분명 다른 능력이기 때문이다.

⭐️실기 파트는 기본작업, 계산작업, 분석작업, 기타작업으로 나누어 엑셀 기능을 익히고, 실제 시험장을 옮겨 놓은 형태의 연습과 최신 기출문제를 통해 실전 감각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순서는 엑셀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능숙하게 다루려고 하기보다 각각의 작업 방법을 익히고, 자주 출제되는 유형을 반복하면서 풀이 과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편이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엑셀 공부에서 많은 수험생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함수와 계산작업일 것이다. 함수는 이름과 형식을 외우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함수를 사용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주어진 조건에 맞게 수식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해 보이는 함수도 조건이나 참조 범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직접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책에서 제공하는 컴활 함수 사전과 계산작업 문제 모음 PDF는 이런 어려움을 보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자료다. 함수를 공부하다가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거나, 특정 유형의 계산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읽고 덮는 참고서가 아니라 공부하는 동안 반복해서 펼쳐 볼 수 있는 학습 자료가 있다는 것은 수험생에게 실질적인 장점이다.

⭐️또한 유튜브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저자 강의, 교재의 QR코드를 통한 동영상 강의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로 설명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기능은 실제 화면과 작업 과정을 보면서 익히는 편이 수월할 수 있다. 특히 엑셀은 메뉴의 위치와 기능을 직접 확인하고 따라 해 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책을 읽다가 막히는 부분을 영상으로 다시 확인하고, 자신의 컴퓨터에서 직접 실습한다면 혼자 공부할 때 느끼는 답답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핵심요약으로 전체적인 시험 범위를 파악하고, 단원별 기출문제를 풀면서 자주 틀리는 개념을 표시해 두고 싶었다. 실기는 기본작업부터 차근차근 연습한 다음 계산작업과 분석작업을 집중적으로 반복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정해 문제를 풀어 보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 틀린 문제를 왜 틀렸는지, 다음에는 어떤 순서로 풀어야 하는지까지 정리한다면 같은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격증 공부가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시간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렵게만 보였던 용어를 이해하고, 혼자서는 풀기 힘들었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이전보다 능숙하게 프로그램을 다루게 되는 과정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 눈에 띄는 변화가 하루아침에 찾아오지는 않더라도 작은 학습이 쌓이면 분명 이전과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
필기와 실기를 어떻게 연결해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엑셀 함수와 계산작업을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출발점을 잡아 주는 실용적인 교재가 될 수 있다.

핵심 이론과 기출문제, 실기 연습, 동영상 강의와 추가 자료를 자신의 학습 계획에 맞게 활용한다면 공부의 방향을 잃지 않고 준비를 이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격증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외웠느냐가 아니라, 필요한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실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한 권의 책이 합격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체계와 반복 연습의 기회를 제공할 수는 있다.

《2027 한 권으로 끝내는 시나공 컴활 2급 필기+실기》는 첫 페이지를 펼치는 용기와 끝까지 공부를 이어 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책으로 다가온다.

_

**본 게시글은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사용 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https://www.sinagong.co.kr )
_

#시나공 #시나공컴활 #컴활실기 #컴활2급실기독학 #컴활2급 필기
#컴활2급후기 #컴활2급합격후기 #컴활2급필기cbt #시나공컴활2급 #컴활2급독학 #컴활2급필기기출 #컴활2급 시험 #컴활2급실기
#시나공컴활2급기출 #컴활교재2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2027 한 권으로 끝내는 시나공 컴활 2급 필기 + 실기 - 컴퓨터활용능력 2급 ㅣ 2027 시나공 컴퓨터활용능력
길벗 R&D 외 지음 / 길벗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컴퓨터활용능력 2급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
필기와 실기를 어떻게 연결해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엑셀 함수와 계산작업을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싶은 사람에게 출발점을 잡아 주는 실용적인 교재가 될 수 있다.

핵심 이론과 기출문제, 실기 연습, 동영상 강의와 추가 자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어두운 숲길을 단테와 함께 걸었다 - 나다운 삶을 위한 가장 지적이고 대담한 여정
마사 벡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살다 보면 분명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문득 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 정작 내 마음은 어딘가 비어 있는 느낌. 해야 할 일을 해내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느라 바쁘게 살아왔지만 어느 날 문득 지금의 삶이 정말 내가 원했던 모습인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동안 잘해왔다고 믿었던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지는 순간. 그런 혼란이 반드시 무언가를 잘못했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너무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뒤로 미뤄둔 채 살아왔기에,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내면의 신호가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마사 벡의 《어두운 숲길을 단테와 함께 걸었다》는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어두운 숲과 지옥, 연옥, 천국의 여정을 따라가며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어떻게 다시 발견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고전 속 인물의 여정을 현대인의 심리와 삶에 연결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무엇보다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데도 왜 마음은 좀처럼 편안해지지 않는지 돌아보게 한다.

정말 행복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행복해 보이는 삶을 향해 달리고 있는 걸까.


책 속에서 단테가 발견한 ‘기쁨의 산’은 내게 인상적인 상징으로 다가왔다.
어두운 숲에서 벗어나려는 단테에게 산은 분명 올바른 출구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산을 오르려 할수록 진정한 목적지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 장면은 현실과도 닮아 있다.

누군가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달리고,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며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찾아내고, 지금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 비로소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정상에 도착하더라도 곧 더 높은 산이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책은 이러한 마음을 ‘기쁨의 산’이라는 은유로 보여준다. (50~53쪽)
이 부분을 읽으며 행복을 미래의 어느 시점에 도착해야 얻을 수 있는 보상처럼 생각해왔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보다 나아져야만 괜찮아질 수 있고, 더 많이 이루어야만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현재의 나는 언제나 부족한 사람으로 남게 된다.

사람마다 원하는 삶의 모양은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큰 성취가 행복의 이유가 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일상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이 더 큰 기쁨일 수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은 곳에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내가 오르고 있는 그 산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산인지 묻는 일일 것이다.


책에서 특히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그 혼란과 절망감은 우리의 내적 체계가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불안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그런 감정을 빨리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흔들리면 내가 약해진 것 같고, 삶에 만족하지 못하면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느끼기도 한다. 이미 가진 것이 있는데도 허전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탓할 때도 있다.

그러나 책은 지금의 삶과 내면의 욕구 사이에 간격이 생겼음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관점은 감정을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
혼란을 느끼는 나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내 마음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들어볼 기회로 삼게 하기 때문이다.

삶의 전환점은 더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할 수도 있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은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책의 지옥편에서 눈길이 머문 주제는 자기 배신이었다.

하기 싫은 일도 책임감 때문에 해야 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삼키기도 한다. 현실을 살아가는 데는 타협과 인내가 필요하며, 모든 순간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울 수는 없다. 그러나 타협이 반복되면서 자신의 진심을 부정하는 일이 습관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싫으면서도 좋다고 말하고, 힘들면서도 괜찮다고 대답하고,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선명하게 알기 어려워진다.

책 속 문장은 이러한 문제를 날카롭게 짚는다.

🔖“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진실처럼 씩씩하게 말하는 것은 영혼을 죽이는 행위다.”

이 문장을 읽으며 긍정적인 태도와 자기기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능성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반면 자기기만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현실을 외면한 채 괜찮다는 말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일에 가깝다.

힘든 상황에서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언제나 잘못은 아니다. 때로는 감정을 추스를 시간을 벌어주기도 하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견디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인정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면 긍정은 위로가 아니라 또 다른 억압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자기 이해가 언제나 자신을 좋아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감정과 부끄러운 욕심,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두려움까지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단테는 어두운 숲을 벗어나기 위해 곧바로 천국으로 향하지 않는다.
스승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지옥으로 들어간다.

이 여정의 구조는
'왜 우리는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면서도 때로는 그 고통을 들여다봐야 할까?'
묻고 있다.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은 늘 편안하지만은 않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다 보면 오랫동안 외면했던 기억과 마주할 수 있다. 내가 선택한 줄 알았던 길이 사실은 타인의 기대에 맞춘 길이었음을 깨달을 수도 있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했던 행동 속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었음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 깨달음은 처음에는 불편하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게 만들기도 하고, 앞으로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막막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을 이해하려면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함부로 지워버릴 수 없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억지로 잊으려 하거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겁을 죽이려면 희망과 공포만이 존재하는, 오직 거기에만 골몰하게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현재에만 집중해야 한다.”

미래를 계획하는 일은 필요하다. 위험을 예상하고 준비하는 태도는 우리를 보호한다.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붙잡혀 사는 것은 다를 것이다.

좋은 결과를 상상하며 현재를 견디다가도 실패할 가능성에 불안해지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다 정작 지금 할 수 있는 일마저 놓칠 수 있다.

이럴 때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모든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시선을 돌리는 일에 가깝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는 대신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내는 것.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고민하기보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선택부터 시작하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현재는 미래를 위해 잠시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된다.


책의 후반부에서 만나는 문장은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진정으로 아는 것을 알고, 진정으로 느끼는 것을 느끼고, 진정으로 의도한 것을 말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라. 그것이 나로 온전해지는 길이다.”

이 문장이 좋았다. 나답게 살기 위해 반드시 대단한 결심을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도 외면하지 않는 것,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원하는 삶을 향해 작더라도 실제적인 행동을 시작하는 것.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이면 마음과 행동 사이의 간격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나다운 삶은 누군가가 대신 정해줄 수 없다.
책이 길을 안내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어떤 길을 걸을지는 자신의 몫이다.


책의 후반부 여정에서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사랑에 관한 시선이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잠시 머물면서/사랑의 빛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거란다.”

그리고 책의 이 문장도 마음에 남는다.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 I'amor che move il sole e l'altre stelle'이라는 사실을.”

두 문장을 함께 떠올리면 사랑은 누군가를 향한 감정만을 뜻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일,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 삶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사랑의 범위 안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받기 위해 자신을 바꾸려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관계를 잃을까 봐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도 한다. 때로는 타인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한계를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부정하면서 누군가에게 온전히 마음을 내어주는 일은 쉽지 않다.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타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무조건 참거나 자신의 존재를 축소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나의 경계를 지킬 수 있고, 상대방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의 가치를 전부 부정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온전함은 나 자신과 타인을 모두 인간다운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에 가까울 것이다.


책이 지옥과 연옥을 지나 천국에 이르는 여정을 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내면의 진실과 삶의 행동을 조화시키는 과정은 다른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어두운 숲이라는 이미지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숲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불안과 후회, 말하지 못한 마음과 오래된 두려움이 뒤엉켜 있는 숲 말이다.

그러나 그 숲에 들어섰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지 천천히 살펴볼 수 있다. 남들이 먼저 도착한 곳을 따라가기보다 나에게 맞는 길을 찾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묻혀 있던 내면의 소리를 다시 들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마지막에 만나는 천국은 멀리 떨어진 특별한 장소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내가 하는 행동이 조금씩 일치하고,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진심을 더 믿을 수 있으며, 지금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순간.

그곳이야말로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곳일 수 있다.

길을 잃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의 삶을 실패라고 부르지 않기를.
남들이 가는 길에서 잠시 벗어났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맞는 길을 찾는 시작일 수 있음을 기억하기를.


지금 나는 길을 잃은 것일까, 아니면 이제야 나의 길을 찾기 시작한 것일까.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었다고 해서 앞으로의 모든 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_

#어두운숲길을단테와함께걸었다 #더퀘스트 #마사벡
#인문학 #인문도서 #단테 #신곡 #심리학 #인생도서
#베스트셀러 #책소개 #추천도서 #책추천 #도서리뷰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 - 권오중의 삶의 긍정
권오중 지음 / 수오서재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바라는 삶의 모습이 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별일 없이 밥을 먹고 웃는 것, 하루의 피곤함을 투덜거리면서도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것. 너무나 당연해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들이다. 그런데 그 당연함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온 소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자주 잊고 살아갔던 걸까.

배우 권오중의 첫 에세이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은 언제나 유쾌하고 거침없는 모습으로 기억했던 배우의 얼굴 뒤에 아들을 향한 절박한 마음과 남편으로서의 미숙함, 아버지로서 감당해야 했던 두려움,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마주하며 조금씩 변화해 온 시간이 담겨 있다.

이 책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아픔을 극복한 사람의 성공담으로 삶을 단순하게 정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노력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희망도,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저절로 아문다는 위로도 쉽게 건네지 않는다. 어떤 문제는 아무리 애써도 답을 찾을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곁에 머무는 것뿐인 순간도 있다. 그 막막함을 외면하지 않은 채, 그럼에도 삶을 이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살다 보면 노력과 결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온다.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실패할 수 있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해도 그 사람의 고통을 대신 짊어질 수는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 사람은 문제 자체보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에 더 깊이 흔들리기도 한다.

권오중은 아들을 위해 수많은 병원과 치료 센터를 찾아다녔지만, 끝내 쉽게 답을 얻을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한다. 부모라면 아이가 아플 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해줄 방법이 있다면 자신의 시간과 돈, 마음을 모두 쏟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간절함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사실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지켜보는 이에게 또 다른 고통이 된다.


책을 읽으며 남은 것은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큰가에 대한 감탄만이 아니었다. 사랑이 깊다고 해서 언제나 상대를 구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 무력함을 인정하는 일조차 누군가에게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이었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 힘들어하면 해결책부터 찾으려 한다. 어떻게 하면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모든 아픔에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더라도 상대의 곁을 지키는 것, 섣부른 위로 대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조금씩 단단해질 수 있다.

책 속에서 오래 시선이 머물게 된 문장은 이것이다.
🔖“아픔이 나를 파괴하러 온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나를 더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가장 정직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이 문장을 읽으며 아픔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누군가에게 찾아온 불행에 반드시 의미가 있다고 말하거나, 아픔 덕분에 성장했으니 다행이라고 정리하는 것은 때로 당사자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위로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픔을 겪은 뒤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는 있다.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의 마음을 조금 더 헤아리게 되고,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소중히 여기게 되며,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아픔이 찾아온 이유를 끝내 알지 못하더라도, 그 아픔을 통과한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조금씩 선택할 수 있다. 내게 이 문장은 고통이 내 삶의 전부를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말라는 당부처럼 다가왔다.


책에서 가장 묵직하게 다가온 주제는 평범한 하루에 관한 이야기였다.

하루를 살아내면서도 불평할 이유를 쉽게 찾아낸다.
충분히 쉬지 못했다고 투덜거리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내일이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때로는 답답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픈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그 평범한 하루가 간절한 바람이 될 수 있다.

책 속에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들의 부모가 바라는 일상이 담겨 있다. 아이가 직장 생활을 하며 힘들다고 투덜거리고, 직장 상사 때문에 속상해하고, 실패한 일 때문에 좌절하는 하루를 살아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런 하루를 살아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대목은 평범함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평범하다고 부르는 삶은 사실 수많은 조건이 무사히 맞물려야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뜨고, 몸을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고, 해야 할 일을 하며,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오는 것. 때로는 귀찮고 지겨운 반복이지만, 그 반복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바람일 수 있다.

별다른 대화 없이 지나친 가족과의 저녁 식사, 아무렇지 않게 나눈 안부,
집에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행복으로 포장하지 않으며, 너무 익숙해져서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한다.

평범한 하루를 기적이라고 부르는 일은 지금 내 삶에 이미 존재하는 소중함을 알아차릴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의미에 가깝다. 행복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순간을 다시 바라볼 때 발견되기도 하니까.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권오중이 아들의 아픔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아들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이 가장 절박한 목표였을 것이다. 부모에게 아이의 고통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며, 무엇이든 해보려는 마음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오랜 시간 답을 찾지 못하면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헤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 속에서 혁준은 우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이유를 묻자, 아프면 빨리 병원에 데려다주고 싶고 위급하면 구급차라도 불러주고 싶다고 대답한다.

이 장면이 마음에 남는 까닭은 아픔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단정적으로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을 겪었다고 해서 누구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픔은 사람을 지치게 하고,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혁준은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알아보고,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빨리 도움받기를 바란다.

누구보다 자신의 고통을 잘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지나치지 못하는 모습.
그 안에는 억지로 배운 교훈보다 훨씬 깊은 이해가 담겨 있다.

이 장면을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나누고, 한쪽이 베풀고 다른 쪽은 그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위로받기도 하고, 내가 가르쳐 준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기도 한다.

권오중이 봉사를 통해 자신의 시선을 바꾸어가는 과정 역시 그런 의미로 다가온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삶의 무게를 만나고, 자신이 가진 생각과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도움은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해는 누군가를 내 기준에 맞추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참 묘하다.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장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상대의 마음을 쉽게 짐작해 버린다. 고맙다는 말을 나중으로 미루고, 미안하다는 말을 삼키며, 가족이니까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책에는 남편으로서 미숙했던 자신의 모습과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던 시간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남편이나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 상대가 내게 해준 것을 뒤늦게라도 알아보는 일, 내가 옳다고 믿었던 태도를 다시 돌아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완벽한 배우자나 부모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일일 것이다. 잘못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잘못을 알아차렸을 때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사랑한다는 말에 머물지 않고 일상 속 행동으로 그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것 말이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은 함께 걷는 속도를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머무는 것. 상대가 자신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도 사랑의 중요한 방식일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서로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태도다.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면 그 기준에서 벗어난 삶을 실패나 부족함으로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걷는 것은 아니다.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가 짊어진 조건과 현실은 다르며, 같은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권오중의 가족이 지나온 시간은 그런 기준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책 속에서 아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살아가고, 아버지는 그 속도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간다.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랐을지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중요한 것은 남들과 같은 모습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아들과 함께 걷는 장면에서 전해지는 마음이 인상적이다.

🔖“먼 훗날 혁준이가 자기 삶을 돌아볼 때, 이 아빠의 팔꿈치가 기억되기를.”

이 문장을 읽으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좋은 환경이나 많은 기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물려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오래 남는 것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기억일지도 모른다.

힘들 때 손을 잡아준 사람, 자신의 속도를 재촉하지 않았던 사람, 부족한 모습을 보여도 외면하지 않았던 사람. 그런 존재가 있었다는 기억은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책 속에는 자신의 질투와 부족함을 숨기지 않고 바라보는 태도도 담겨 있다.

🔖“성장이란 성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못난 괴물과 매일 민망하게 인사를 나누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은 인간적인 성장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조금 바꾸어 놓는다. 성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전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모습을 떠올린다. 감정을 잘 다스리고, 타인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사람은 그렇게 깔끔하게 변하지 않는다. 어제는 이해했다고 생각한 일을 오늘 다시 질투할 수도 있고, 반성했던 행동을 또 반복할 수도 있다. 마음을 다잡았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작은 일에 흔들리며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성장은 자신의 부족함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모른 척하지 않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치유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대체로 치유를 아픔이 사라지는 상태로 이해한다. 병이 낫고, 상처가 아물고, 슬픔을 더 이상 느끼지 않으며, 마침내 이전의 평온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 그런 결말을 바라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어떤 아픔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 남기도 하고, 여전히 걱정되는 현실이 있으며, 과거의 상처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픔이 남아 있는 삶은 아직 치유되지 못한 삶일까.

책을 읽으며 떠올린 치유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아픔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더라도 그 아픔만 바라보며 살아가지는 않는 것.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현실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을 발견하는 것. 삶의 모든 문제가 풀린 다음에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권오중의 가족에게도 평범한 하루는 긴 시간의 고민과 기다림을 거쳐 조금씩 의미를 달리하게 된 순간일 것이다. 모든 문제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 하루를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책을 통해 돌아보게 되는 것은 행복을 미래의 어느 지점에만 두고 살아가는 습관이다.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일이 해결되면,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걱정거리가 사라지면 그때 비로소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다. 당장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있는데 무조건 현재에 만족하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한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조건이 완벽해지는 날만 기다리다 보면, 그날이 오기 전까지의 삶을 온통 준비 기간으로만 여기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어려움 속에서도 잠깐 웃을 수 있고, 걱정이 남아 있어도 누군가와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으며, 완벽하지 않은 하루에도 작은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이 말하는 기적은 그런 순간을 알아보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 가지를 마음에 남기고 싶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삶이 의미 있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아픔이 남아 있어도 사랑할 수 있고,
불안이 사라지지 않아도 누군가와 웃을 수 있으며,
완벽하지 않은 하루에도 감사할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기다려온 하루가,
내게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하루일 수 있다.

이 사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지 모른다.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은 그 사실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지금 조금 긴 어둠을 지나고 있는 사람에게도, 아무 일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했던 사람에게도 건네주고 싶은 이야기다.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기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오늘의 아픔 때문에 내일의 가능성까지 미리 포기할 필요도 없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과 함께 살아가더라도,
오늘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바라보며 다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힘겨운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기를.

_

#아픔이아픔으로끝나지않도록 #권오중 #수오서재
#권오중에세이 #에세이추천 #에세이 #신간 #책소개
#도서리뷰 #책추천 #독서기록 #책스타그램 #하얀사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마지막 패리시 부인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게시물은 단맘 (@gbb_mom ) 님의 #르온서평단 을 통해
서교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완벽해 보이는 삶을 향한 질투, 그 우아한 얼굴 아래 숨겨진 위험한 욕망.

누군가의 삶이 유난히 눈부셔 보이는 순간이 있다. 좋은 집과 넉넉한 재산, 다정한 배우자, 사랑스러운 가족, 그리고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일상.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누군가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과 함께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 사람의 삶을 잠시 동경하는 것과 그 삶을 통째로 차지하고 싶어 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지만, 그 경계는 과연 어디에서부터 무너지는 걸까?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타인의 행복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어떻게 집착으로 변하고, 그 집착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뒤흔드는 위험한 계획으로 발전하는지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악의가 반드시 거칠고 위협적인 얼굴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때로 악의는 상냥한 미소와 세심한 배려, 상대를 이해하는 듯한 말투를 빌려 가장 자연스럽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그녀에게는 모든 것이 있었다. 내게는 허락된 적 없는 모든 것이”

주인공 앰버 패터슨에게 대프니 패리시는 아름다운 외모와 부유한 환경, 자신을 사랑하는 남편, 풍요로운 가정까지. 앰버의 눈에 비친 대프니는 자신이 평생 가져보지 못한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존재다. 앰버는 그 세계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우연을 가장해 대프니에게 접근하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며, 마침내 그 삶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는다.

그녀의 목표가 무서운 이유는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삶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는 데 있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보며 자신에게도 그런 삶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 행복을 누리는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마음 사이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존재한다. 앰버는 그 선을 조금씩 지워간다.


책 속에서 앰버는 대프니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도 그녀가 착용한 귀걸이와 팔찌, 다이아몬드 반지의 가격을 계산한다. 대프니가 어린 시절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순간조차 앰버에게는 상대의 감정을 이해할 기회가 아니라, 자신과 상대의 처지를 비교할 기회일 뿐이다.

🔖“마른 55 사이즈 몸에 적어도 십만 달러를 걸치고 다니면서 어린 시절이 슬펐다고 징징거리기나 하다니.”

이 문장에서 섬뜩함을 느끼는 이유는 앰버의 질투가 얼마나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녀는 대프니가 가진 물질적인 풍요를 보면서 그 이면에 있을지도 모르는 상처까지 무시한다. 부유한 사람에게도 슬픔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 자신보다 많이 가진 사람은 고통마저 사치처럼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 장면을 읽으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이 얼마나 쉽게 왜곡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면서 자신의 평범한 하루와 비교하곤 한다. 그러나 타인의 삶은 겉으로 드러난 일부만 볼 수 있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 시간과 감정, 관계의 복잡함까지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때때로 눈앞에 보이는 몇 가지 조건만으로 상대의 삶 전체를 판단한다.

앰버의 문제는 대프니를 부러워한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부러움을 자신의 결핍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대신, 상대를 향한 적대감으로 바꾸고 있다는 데 있다.

질투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보는 감정이지만, 집착은 상대가 가진 것마저 내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순간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대프니의 삶을 향한 앰버의 욕망이 점점 커질수록 그녀의 행동은 더욱 정교해진다.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내고, 관심을 끌 만한 선물을 준비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조절한다. 잭슨에게 고서인 [라스코 동굴벽화]를 선물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앰버는 상대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것을 관계를 발전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이처럼 평범한 인간관계에서 출발하는 신뢰가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보여준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일과 누군가의 마음을 이용하는 일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은 전혀 다르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프니의 삶을 바라보는 앰버의 시선이다.

🔖“앰버는 아기 때부터 삶의 온갖 좋은 것들을 누리는 이런 세계에서 자라면 느낌이 어떨지 궁금했다.”

이 문장에는 앰버의 욕망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담겨 있다. 그녀가 부러워하는 것은 지금 눈앞에 놓인 저택이나 보석만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과는 다른 기회를 누리고,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며, 세상으로부터 보호받는 삶 자체를 탐내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사실은 때로 깊은 박탈감을 낳고, 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 자신에게는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고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앰버의 질투에는 이러한 결핍의 감각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결핍이 타인을 해치는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이해하는 것과 용납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앰버가 왜 그런 욕망을 품게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그녀의 행동을 변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어두운 면이 어떤 감정에서 출발해 얼마나 멀리 나아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다.

누군가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은 처음부터 거대한 악의의 형태로 시작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불공평하다는 생각, 억울함, 부러움, 자신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감각이 반복되면서 상대의 행복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상대가 가진 것을 얻는 일이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처럼 느껴진다면, 욕망은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앰버는 자신의 결핍을 타인의 삶을 통해 해결하려는 인물이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욕망을 정당화한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삶을 빼앗으려는 욕망은 타인을 한 사람의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와 연결된다.

반면 대프니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또 다른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삶은 정말 완벽할까?'

앰버가 바라보는 대프니는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과 그 삶의 안쪽에서 살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풍요로움만으로는 그 사람의 감정이나 관계의 실체를 모두 알 수 없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비밀과 수상한 단서들은 독자로 하여금 인물에 대한 판단을 끊임없이 다시 하게 만든다.


특히 앰버가 대프니의 집에서 발견하는 진주 손잡이의 작은 권총과 총열에 새겨진 'YMB'라는 머리글자는 평온해 보이는 공간에 균열을 일으킨다. 아름답게 정돈된 방과 오래된 물건들 사이에 놓인 총은 그 자체로 여러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왜 그곳에 총이 있는지, 그 이니셜은 누구를 가리키는지, 지금까지 보아온 인물들의 모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이런 단서가 흥미로운 까닭은 사건의 정체를 알고 싶게 만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과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익숙했던 풍경에 작은 의문 하나가 놓이는 순간, 그 풍경은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심리 스릴러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독자는 등장인물의 행동을 관찰하며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하고, 몇몇 단서를 연결해 이야기를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가 등장하면 앞서 내렸던 판단을 수정해야 한다. 확신했던 해석이 흔들리고, 사소하다고 여겼던 장면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앰버와 대프니의 시점을 통해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의 이야기를 먼저 듣느냐에 따라 인물에 대한 인상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독자는 자신이 무엇을 근거로 인물을 믿고 판단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 또 하나의 주제는 '완벽한 삶'에 대한 우리의 환상이다. 앰버는 대프니가 가진 것을 차례로 바라보며 자신에게 없는 것들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삶을 손에 넣는다고 해서 자신의 결핍까지 사라질 수 있을까?

욕망은 대상을 얻는 순간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비교 대상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더라도 그것을 잃을까 봐 불안해질 수 있다. 타인의 삶을 기준으로 자신의 행복을 측정하는 동안에는 자신이 가진 것조차 온전히 바라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대프니의 삶이 앰버에게 그토록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정의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녀에게 행복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기보다, 다른 사람이 이미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일에 가까워 보인다. 그래서 앰버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동시에, 설령 성공한다 해도 그것이 그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이러한 심리적 질문을 긴장감 있는 사건 속에 녹여낸 작품이다. 인물들의 욕망과 비밀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고, 독자가 예상했던 결론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앞서 등장한 장면과 대사를 기억하며 읽을수록 인물의 행동을 다시 해석하게 되고, 누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인물을 쉽게 믿거나 단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에는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관한 질문이 놓여 있다.

누군가가 가진 것을 부러워할 때 그 사람의 삶 전체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이 갖고 싶은 일부만을 보고 있는가?

책을 읽으며 마음에 남는 것은 완벽해 보이는 삶을 향한 동경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 집착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의 삶이 눈부셔 보일 때, 그 삶을 부러워할 수 있다. 더 나은 조건을 원할 수도 있고, 지금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꿈꿀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반드시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타인의 행복이 나의 불행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며, 다른 사람의 삶이 빛난다고 해서 나의 삶이 무가치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타인의 삶을 훔치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행복을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되묻게 하는 이야기다.

그토록 갖고 싶어 하는 삶은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이미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욱 빛나 보이는 삶일까?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라보며 자신의 결핍만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일보다 타인의 삶을 차지하는 일에 더 많은 마음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가장 먼저 잃어버리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감각일 것이다.

완벽해 보이는 삶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 선망과 질투가 뒤엉킨 심리, 믿음과 의심 사이를 오가는 긴장감. 이 모든 요소가 맞물리는 《마지막 패리시 부인》.

화려한 저택과 아름다운 장신구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것을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고 믿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순간, 독자는 마지막 장에 도착할 때까지 이 이야기를 쉽게 놓지 못하게 된다.

_

#마지막패리시부인 #서교책방 #리브콘스탄틴
#소설 #추리소설 #영미소설 #소설추천 #신간 #책소개
#책추천 #도서리뷰 #책리뷰 #베스트셀러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