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왈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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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질문'이다.
그는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인가,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와 같은 거대한 질문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낸다. 《영혼의 왈츠》 역시 그런 베르베르다운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처럼 느껴졌다.

이번 작품은 죽음 이후의 세계와 전생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가져오지만,
그것을 개인의 성장담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역사와 연결한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삶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설정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장치처럼 다가온다.


이야기는 23세 여성 외제니 톨레다노가 어머니 멜리사의 사고 소식을 듣고 응급실을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어머니는 외제니에게 몽매주의 세력이 내전과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이를 막기 위해 다섯 손가락을 모으고 영혼의 형제와 사랑할 상대를 찾아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긴다. 처음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처럼 들리지만, 그 말 속에는 인류의 미래와 연결된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외제니는 아버지 르네의 퇴행 최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내면 여행 체험(V.I.E)을 통해 자신의 전생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보통 시간 여행이라고 하면 타임머신 같은 과학 기술을 통해 육체와 정신이 과거로 이동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영혼의 왈츠』는 최면을 통한 전생 체험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과학과 철학, 상상과 신비로운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설정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흥미로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제니의 여정은 무려 12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삶에서부터 시작된다. 최초로 불을 발견한 여성의 삶부터 다양한 시대를 거치며 그녀는 자신이 지나온 수많은 삶과 마주한다. 그 과정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문명을 만들어 왔고 동시에 어떻게 파괴를 반복해 왔는지를 보여 주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자유 의지’다. 베르베르는 인간의 삶이 어느 정도 정해진 운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결국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생과 환생이라는 거대한 설정 속에서도 결국 인간을 변화시키는 힘은 스스로 내리는 결정이라는 메시지가 중심에 있다.

삶이 끝난 뒤 영혼은 평가를 받고 다시 환생할지 결정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웠다. 높은 점수를 받은 영혼은 더 이상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외제니의 모습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혜택을 받고 태어나는 삶,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바라보며 ‘그들은 이전 삶에서 쌓아 온 무언가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도 하게 된다. 물론 이는 소설 속 설정이지만, 인간의 가능성과 재능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다.
또한 작품 속 ‘몽매주의’에 대한 경고는 현재 사회와도 연결되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작가는 극단적인 사고방식과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향한 혐오, 무조건적인 비난이 결국 문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자신만의 진실만을 주장하는 순간 사회는 분열되고, 그 분열이 결국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오늘날의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도 등장한다.
🔖"사람들은 알려고 하지 않고 믿으려고 하거든요."

짧지만 강렬한 문장이다.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임에도 스스로 확인하기보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려는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공감했던 문장은 이것이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소셜 미디어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다른 사람의 창의성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일 뿐이에요."

물론 모든 영화나 드라마, SNS 활동이 창의성을 없앤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콘텐츠가 오히려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을 잃지 말라는 경고일 것이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만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질문과 상상력을 키우라는 메시지로 읽혀 더욱 인상 깊었다.

또 하나 오래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상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열정을 가질 수 있게 격려해 주고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도와주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문장은 교육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답을 알려 주는 것보다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심어 주는 일이 훨씬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후반부에서는 역시 이 문장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라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장애인이에요."

이 문장은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표현 방식 자체에 대해서는 독자마다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이 전달하려는 핵심은 진실을 외면하는 태도에 대한 경고로 읽혔다. 자신의 믿음만 고집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1]권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기억'이었다.
문명은 기억을 남기는 행위에서 시작되고, 문자가 만들어지며 역사가 이어진다. 반대로 기억이 사라질 때 문명 역시 무너진다.
결국 인간이 과거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에 머물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메시지가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 듯하다.

[1]권은 아직 모든 비밀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 펼쳐질 거대한 이야기의 서막을 여는 역할에 가깝다. 현재와 과거, 전생과 문명사가 어떻게 하나로 연결될지 기대하게 만들며 자연스럽게 다음 권을 펼치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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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AI로 마음 상담 해도 될까요? - 정신과 의사가 알려 주는 안전한 마음 돌봄의 기준 ㅣ AI 인사이트
마스다 유스케.주식회사 카이엔 지음, 김민영 옮김, 다나카 히데노리 감수 / 인사이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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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상담사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건네는 도구'일지도 모른다


AI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감정, 늦은 밤 문득 밀려오는 불안, 쉽게 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AI에게 이야기해 본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의 소개를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AI와의 대화는 어디까지 가능할까?"였다.

《선생님, AI로 마음 상담 해도 될까요?》는 이러한 질문에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도움이 되고,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를 차분하고 현실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라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AI를 결코 만능 해결사처럼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AI를 상담사나 의사의 대체재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최근 AI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균형 잡힌 시각은 오히려 더 큰 신뢰를 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힘들면 무엇이든 빨리 해결하고 싶어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몸과 마음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깊은 상담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은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과정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AI를 활용한 인지행동치료, 마음챙김, 자기자비, 가족치료, 대인관계치료 등 다양한 심리치료 기법을 일상적인 셀프 케어의 관점에서 소개하는 구성도 흥미롭다. 물론 책에서도 강조하듯 이것이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에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I 의존에 관한 내용도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다. AI는 언제나 대답해 주고 비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편안함이 사람과의 관계를 대신하게 되는 순간 위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태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특히 발달장애나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일상 지원 사례를 소개하는 부분은 AI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일정 관리, 이메일 작성, 감정 정리처럼 스스로 하기 어려운 일을 보완해 주는 모습은 AI가 삶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그 가능성 역시 결국 사람의 의지와 목표가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이 문장이 가장 마음에 오래 남았다.
🔖"AI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결코 무엇이든 해결해 주는 마법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느꼈다. AI를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도 없지만, 반대로 모든 판단을 맡겨서도 안 된다는 저자의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난 문장이기 때문이다. AI는 방향을 함께 찾아볼 수는 있지만, 결국 삶의 선택과 책임은 자신의 몫이라는 사실을 담담하게 일깨워 준다.


또 하나 깊이 와닿았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과 AI의 특성을 이해하고 위험을 피하며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일 아닐까요?"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는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AI를 두려워하거나 맹신하는 대신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앞으로는 중요한 삶의 역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I는 어디까지나 보조 도구입니다. 병의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최근 AI에 대한 기대가 커질수록 꼭 기억해야 할 원칙이라고 느꼈다. AI는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의료적 판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 주는 책임감 있는 메시지였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AI의 장점뿐 아니라 위험성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담으로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어요?"
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아픈 기억을 마주하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몸과 마음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상담은 언제나 좋은 결과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AI 역시 사용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알려 준다는 점에서 신뢰가 생겼다.

또한 AI 사용법을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모르는 것을 물어본다. '나 자신'에 대해 물어본다."

복잡한 프롬프트를 만드는 방법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조언은 의외로 따뜻하게 느껴졌다. 상담이란 거창한 질문보다 "오늘 너무 힘들어요."라는 한마디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실제 프롬프트 예시까지 담겨 있어 독자가 곧바로 실천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실용적으로 느껴졌다.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안내서라는 인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AI 의존에 대한 경고였다. AI가 편안하다는 이유로 사람과의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필요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기술을 맹신하지 않는 이러한 태도가 오히려 AI의 가능성을 더욱 건강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은 AI 시대에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안내서처럼 느껴졌다. 특히 "AI는 의료행위가 아니며 전문가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점과 "유효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균형 잡힌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혼자 감정을 붙잡고 괴로워하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과의 관계, 전문가의 도움, 그리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함께 알려 준다.

AI와 함께 살아갈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AI를 멀리하거나 무조건 믿는 태도가 아니라, 적절한 거리에서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AI 시대의 마음 건강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볼 가치가 있는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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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 40년간 시장을 이긴 월스트리트 전설의 투자법
마틴 츠바이크 지음, 송미리 옮김 / 이레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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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감정을 이긴다, 시장은 원칙을 배신하지 않는다

'당신은 무엇을 근거로 투자했는가?'

투자 관련 서적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회자되는 책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은 시장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길러주는 고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마틴 츠바이크는 미래를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확률을 높이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직감이나 낙관론을 믿기보다 수십 년간 축적한 데이터와 검증을 바탕으로 투자 원칙을 세웠고, 그 원칙을 흔들림 없이 실행했다.

1987년 블랙 먼데이 이전 시장 붕괴를 경고하고 실제로 위험을 피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특별한 예언 능력이 아니라 꾸준히 축적해 온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였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시장을 하나의 지표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화 지표와 모멘텀, 투자 심리, 계절성, 시장 평균, 내부자 거래까지 서로 다른 요소를 종합해 하나의 투자 시스템을 구축한다.
시장은 하나의 이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저자의 태도가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비가중 가격 지수(ZUPI)에 대한 설명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다우지수나 S&P500 같은 대표 지수만 보며 시장이 강한지 약한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일부 대형주의 상승이 전체 시장의 건강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모든 종목을 동일한 비중으로 반영하는 ZUPI를 통해 시장 내부의 체력을 살펴보려는 발상은 지금 읽어도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부분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최근 국내 증시가 떠올랐다. AI와 반도체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상당수 종목들은 오히려 소외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지수가 상승하지만 시장 전체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지금 우리 시장에도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져 준다.

물론 책에서 검증한 결과는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한 것이므로 국내 시장에서도 같은 효과를 보이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는 점만큼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느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가 투자에서 무엇보다 위험 관리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많은 투자서가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에 집중하지만, 이 책은 💭'어떻게 큰 손실을 피할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다룬다. 결국 오래 살아남는 투자자가 좋은 투자자라는 생각이 책 전반에 흐르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갔다.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문장은 다음과 같다.
🔖"정보는 무엇보다 귀중한 상품이다. 역사상 언제나 처음으로 아는 사람이 되는 데에는 웃돈이 붙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지금의 시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오히려 무엇이 중요한 정보인지 구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결국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해석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어지는 문장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람들은 언제나 재정적인 이익에 도움이 되는 사전 지식을 갈망한다."

투자자는 누구나 남보다 먼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욕심이 커질수록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소문에 흔들리기 쉽다.
그래서 저자가 데이터와 검증을 강조하는 이유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또한 다음 문장은 투자뿐 아니라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처럼 느껴졌다.
🔖"이번에는 다르다." 이 말을 믿는다면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
매번 다른 점은 적고 비슷한 점은 많다.

시장은 늘 새로운 시대라고 말하지만 인간의 심리와 탐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버블과 공포가 반복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이보다 더 간결하게 설명하는 문장은 드물 것 같다.

가장 현실적인 조언으로 다가온 문장은 다음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매수 후 유지'는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사고 기다리라는 단순한 전략보다 시장 환경에 따라 위험 노출을 조절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이 담겨 있는 문장이다. 물론 모든 투자자가 이 원칙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경마에서는 돈이 말을 움직이게 한다는 말은 주식 시장에도 적용된다. 통화 상황은 주가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기업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금리와 유동성, 연준 정책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좋은 기업이라도 시장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 문장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남은 문장은 이 부분이다.
🔖"단순하게 만들지 말라. 더 단순하게 만들라."

복잡한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핵심 원칙을 단순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혔다. 저자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면서도 결국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리하려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주식시장에는 언제나 새로운 유행이 등장한다. 어떤 때는 AI가 세상을 바꾼다고 하고, 어떤 때는 특정 산업이 모든 부를 가져갈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시장은 늘 같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근거로 투자했는가?'

《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은 투자자가 어떤 태도로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데이터와 통계, 검증을 바탕으로 시장을 해석하고, 무엇보다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투자자의 조건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비록 초판이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저자가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 장기간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며 하나의 투자 원칙으로 완성해 가는 과정은 지금 읽어도 충분히 배울 만하다. AI와 빅데이터가 투자의 중심이 된 시대일수록 오히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저자의 사고방식은 더욱 가치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은 시장을 이기겠다는 오만보다 시장을 이해하려는 겸손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성공적인 투자는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투자 고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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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터
이지은 지음 / 열림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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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는 과연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아마도 그 답은 점수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 속에서 천천히 쌓인 마음의 무게일 것이다.



《하터》는 설정만 보면 디스토피아 청소년 소설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입시'가 아니라 '사랑을 증명해야만 존재를 인정받는 아이들'의 외로움이었다. 작가는 '인성을 점수로 측정한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장치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얼마나 쉽게 사람을 숫자로 평가하는지를 날카롭게 비춘다. 성적, 스펙, 봉사 시간, 생활기록부처럼 보이지 않는 기준들 속에서 사람의 가치마저 계량하려는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하트가 많아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설정은 현대 사회의 경쟁 구조를 비틀어 보여 주는 강력한 은유처럼 느껴졌다. 사랑과 배려조차 평가 대상이 되는 순간, 사람들은 진심보다 '착한 척'을 배우게 된다.

'좋은 사람이란 과연 누가 정하는가?'

주인공 이여섬은 전교 1등이지만 하트는 겨우 0.2그램이다.
사회는 그녀를 인성이 부족한 아이라고 규정하지만, 악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였다. 그래서 더욱 안쓰러웠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다음 구절이다.
🔖"여섬은 조금씩 멋있게 자라고 싶었는데,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 것 같았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사람인데, 사람들은 여섬을 다 안다는 듯 말했다."

이 문장은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누군가를 너무 쉽게 판단하고, 한 번 본 모습으로 그 사람 전체를 정의해 버린다. 하지만 사람은 계속 변하고 성장하는 존재다. 아직 미완성인 사람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사회가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 주는 문장이라 오래 마음에 남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따뜻했던 존재는 김 화였다.
그는 여섬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곁에서 묵묵히 손을 잡아 준다.
🔖"그 고요한 지지가 그리웠다는 걸 여섬은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이 문장을 읽으며,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충고가 아니라 끝까지 곁을 지켜 주는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가 위로가 되는 순간을 담담하게 그려낸 장면이라 오래 기억에 남는다.

또한 🔖"세상의 모든 귀가 닫히고 비난하는 입만 있는 것 같은 순간에, 김 화가 가진 커다란 귀는 참 위로가 되었다." 라는 문장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우리는 조언하는 사람보다 끝까지 들어 주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한다.
진심으로 들어주는 태도가 얼마나 큰 사랑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문장이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핵심은
🔖"꿀벌 한 마리의 평생이 7그램이듯, 네 인생도 그렇다.", 그리고 🔖"누가 보면 고작 7그램이지만, 꿀벌한테는 자기 인생을 다 걸고 열심히 산 증명인 셈이지. 하찮고 말고를 누가 판단해. 넘치면 어떻고 모자라면 어때." 라는 대사다.

이 문장은 소설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그 자체였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성취처럼 보여도, 그 사람에게는 삶 전체를 담아낸 결과일 수 있다. 우리는 자꾸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으로 살아왔느냐일 것이다.

🧐사람의 삶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으며, 누군가에게는 작아 보이는 노력도 그 사람에게는 삶 전체를 담은 무게일 수 있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일깨워 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붙든 문장은
🔖"난 그냥 내가 좋아지는 거, 그게 제일 중요한 거 같더라." 였다.

우리는 늘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 더 나은 성과를 목표로 살아가지만, 정작 ⁉️'내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자주 잊고 산다.

이어지는 🔖"그래, 뭐가 꼭 되려고 하거나 뭐를 꼭 달성하지 않으면 어때. 사는 건 이대로도 괜찮지."라는 문장은 성취보다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는 위로처럼 느껴졌다. 이 말은 여섬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문장일 것이다.


작가의 말 역시 소설 못지않게 인상 깊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만난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사랑은 얼마나 필요할까', '결핍된 사람은 어떻게 성장할까' 라는 질문을 품었다는 고백은
이 작품이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탄생한 작품임을 보여 준다.

특히 🔖"실수하고 실패하지만, 스스로 고민하면서 천천히 성장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래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라는 작가의 말은 작품 전체의 의미처럼 느껴졌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에게 같은 기준을 강요하는 것이 어른들의 조급함일 수 있다는 작가의 성찰은 오래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터》는 사랑을 점수로 환산하는 세상을 그리지만, 결국 숫자로는 결코 잴 수 없는 것들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기보다, 스스로를 조금씩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청소년뿐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평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사람을 평가하는지, 타인의 마음을 점수처럼 계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스스로에게조차 너무 높은 기준을 요구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이 작품은 '좋은 사람'이란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성장도 기다려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자신을 사랑하는 일도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그래서 《하터》는 숫자가 아닌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소설이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 것은 하트의 무게가 아니라,
누군가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김 화의 따뜻한 마음과,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가는 여섬의 성장이다.


그리고 책을 덮으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내 하트는 몇 그램일까?'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것이다.
🎈'나는 오늘, 어제보다 조금 더 나를 좋아하게 되었는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하터》는 오래 기억에 남는 성장소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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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재버워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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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인플루엔셜출판사 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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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고 있는 현실은 과연 진짜일까."
"진실은 기억보다 늦게 도착하고, 인간은 이성보다 먼저 흔들린다."
"우리 안에도 이미 재버워크 같은 충동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 괴물은 어쩌면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우리 안에서 깨어날 수 있는 충동일지도 모른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시작과 끝의 거리가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다. 《굿바이, 재버워크》 역시 시작은 매우 현실적이다. 폭력을 견디다 못한 한 여성이 남편을 우발적으로 죽인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에 시체를 숨겨야 한다는 절박함은 독자를 순식간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이 현실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기억은 끊어지고, 시간은 뒤틀리며, 사람들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독자는 료코와 함께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끝없이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이사카 고타로가 미스터리라는 장르 안에 인간의 폭력성과 자유의지, 그리고 기억이라는 불안정한 존재를 함께 담아낸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폭력'을 인간 안에 원래 존재하는 본능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재버워크는 인간에게 폭력을 새롭게 심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공격성을 억제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처럼 묘사된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섬뜩하다. 누구나 이성을 잃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과장된 설정 속에서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누가 범인인가?"보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현실은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이 훨씬 중요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독자는 료코와 함께 기억을 하나씩 맞춰 가면서 자신이 읽은 장면조차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처음의 모든 장면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며, 복선이 하나씩 회수되는 과정에서 큰 지적 만족감을 선사할 것 같다.


가장 마음을 붙잡은 문장은 역시 이 문장이다.
🔖"남편은 죽었다. 죽어 있다."

이 짧은 문장은 사건의 결과를 처음부터 모두 보여준다. 그런데도 긴장감은 오히려 커진다. 범인이 누구인지가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고백은 독자가 료코를 범죄자가 아니라 절박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강한 시작이었다.

또 하나 깊게 남은 문장은 다음이다.
🔖"재버워크는 혼란을 의미한다네요."

이 한 문장은 작품의 제목과도 연결된다.
재버워크는 인간 사회와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혼란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제목인 《굿바이, 재버워크》는 혼란과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처럼 읽혔다.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거울'의 이미지는 더욱 흥미롭다.
🔖"모든 게 '뒤집힌'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정말 거울 속에 들어온 걸까."

거울 속 세계는 현실과 닮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료코가 마주하는 세계 역시 그렇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착각인지 끝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장치가 작품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것 같다.
독자 역시 료코처럼 현실을 의심하게 되고, 마지막에 모든 퍼즐이 맞춰질 순간을 기대하게 된다. 이사카 고타로가 말하는 미스터리는 범인을 찾는 게임이 아니라 현실을 다시 해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다.

이 작품의 핵심 소재인 ☆'재버워크'☆는 인간의 공격성을 해방시키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작가는 그것을 오히려 술이나 기생충에 비유하며 인간 안에 이미 존재하던 본능을 드러내는 장치처럼 설명한다.

특히 작품 속에서는 전두전야를 유치원에 비유하며 설명한다.
🔖"재버워크는 그 전두전야에 들러붙어 사령관을 잠들게 하지."

이어지는 설명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자기 멋대로... 그 선생님이 바로 전두전야야."

🔖"재버워크에 씐 인간의 뇌는 대체로 그런 느낌이야. 수습되지 않는 유치원 같지."


폭력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뇌의 변화와 연결시키는 방식은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현실적인 상상력이 잘 드러나는 부분처럼 보였다. 이 비유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뇌과학을 놀라울 만큼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

인간은 이성으로 충동을 조절하며 살아가지만, 그것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쉽게 폭력성과 본능에 휘둘릴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또한 내가 보고 있는 현실은 진짜인지, 기억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인간은 무엇을 기준으로 현실을 판단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든다.



《굿바이, 재버워크》는
- "우리는 얼마나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있는가."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이성인가, 본능인가."
- "현실이라고 믿는 세계는 정말 현실인가."

이 질문들을 끝까지 붙잡고 가는 작품이다.

▪️료코는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후배 가쓰라는 정말 그녀를 도우려는 사람일까.
▪️하야마와 에마는 믿어도 되는 사람일까.
▪️지금 보고 있는 세상은 현실일까.

이처럼 작품은 독자가 어느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구조는 인간은 자신이 믿는 현실조차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철학적 질문처럼 다가온다.


살인사건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인간의 기억과 의식, 폭력성, 그리고 현실의 본질을 묻는 작품처럼 느껴졌다. 처음에는 숨 막히는 스릴러를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철학과 SF, 그리고 본격 미스터리가 한데 어우러진 거대한 퍼즐을 맞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다.

특히 이사카 고타로가 특유의 유머와 개성 넘치는 인물들, 치밀한 복선 회수를 통해 독자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이 기대된다. 모든 의문이 하나의 진실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는 '아, 그래서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했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책을 덮고 나면 사건보다도 ⁉️"내가 믿고 있는 세계는 정말 진짜일까?"라는 질문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이 작품을 읽는 이들에게 현실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선물하는 소설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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