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
이다모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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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아프로스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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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공포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오래 하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귀신이나 괴물처럼 눈에 보이는 존재를 공포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사람을 가장 오래 붙잡는 두려움은 보이지 않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 설명할 수 없는 기분,
그리고 평범했던 일상이 조금씩 낯설어지는 순간들.

누군가 무심코 흘린 한마디, 이해할 수 없는 메모 한 장,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작은 이상함이
조금씩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도 무언가를 억지로 보여주기보다 상상할 여백을 남긴다는 점이다. 그 빈틈을 채우는 것은 읽는 이의 상상력이고, 그 상상은 어떤 장면보다 더 깊은 두려움을 만들어 낸다.

좋은 공포란 이처럼 익숙했던 세상을 잠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던 숲길, 밤의 적막, 창밖의 나무, 혼자 있는 방의 정적까지도 한순간 다른 의미를 품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공포라는 장르만이 줄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수록된 글들을 읽으며
'혹시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면?'이라는 상상을 멈출 수 없었다.


이야기들 중 인상에 남은 두 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기자괴담>은 취재 기록과 인터뷰, 증언, 메모가 차곡차곡 쌓이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려가는 이야기였다. 실제 사건 기록을 들여다보는 듯한 형식 덕분에 읽는 내내 '혹시 정말 있었던 일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강했다.

박XX의 아버지의 의심과 다른 사람들의 의심.
두 해석은 끝내 완전히 하나로 수렴되지 않아서 끝없이 의심하게 된다.
정말 사람의 악의였을까,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가 있었던 걸까.
그 애매함이 오히려 이야기의 긴장을 오래 붙잡아 둔다.

읽는 동안 가장 소름이 돋았던 장면은 박XX가 남긴 메모였다.
문장은 의미가 끊기고 같은 단어가 반복되지만, 오히려 그 혼란스러운 문장들이 공포를 증폭시킨다.

특히 🔖"산, 나무, 산, 나무."라는 반복은 처음에는 정신이 무너진 사람의 횡설수설처럼 보였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문장을 연결해 해석하는 순간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무'가 가리키는 표현을 깨닫는 순간은 이 단편의 백미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웠던 순간은 어두운 영상을 밝게 조절하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밝기를 높이는 순간 숨어 있던 존재가 드러난다는 설정은 흔한 연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장면을 실제 취재 영상이라는 형식 안에 녹여냈기 때문에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혹시 나도 사진을 밝게 조절하면 무언가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찜찜한 상상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든다.


<엄습하고 불길한 기운>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공포의 대상이 '전염되는 불길함'이라는 점이었다. 누군가가 저주를 직접 겪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조사하고 기록하고 읽는 사람에게까지 이상 현상이 번져 나간다는 설정이 굉장히 섬뜩했다.

특히 편집자가 점점 변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불면증으로 시작하지만, 손톱을 뜯고 허공을 바라보며, 결국 사건으로 이어진다.
공포가 갑자기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이상 징후가 조금씩 쌓여 간다는 점이 현실적인 불안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도 우리는 작은 이상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은 부분은 📌"산에서 주운 것은 집에 들이지 마라."라는 경고가 하나의 규칙처럼 이어지면서, 각각의 단편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반복적인 장치는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세계관을 믿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뒤를 돌아보지 않았는데도 그것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했다."

특별한 묘사가 없어도 상상만으로 공포를 느끼게 한다.
보이지 않는 존재가 가까워진다는 공포는 훨씬 오래 여운을 남겼다.

🔖"어쩌면 저주는 내가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가까운 곳에 와 있는 건 아닐까."

저주는 특별한 사람만 겪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읽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독자에게도 조금씩 다가올 수 있다는 암시처럼 읽혀졌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괜히 창밖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드는 여운이 남았다.

개인적으로 이 단편의 가장 큰 장점은 기록과 증언, 반복되는 징조를 통해 불안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저주'의 실체보다 저주가 사람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더 무섭게 다가왔고, 그래서 읽은 뒤에도 짧지만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단편 중 하나였다.

《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 속 기록과 기억, 그리고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마주했을 때 무너지는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한 장, 또 한 장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야기는 끝을 향해 나아가는데도 이상하게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누군가의 오래된 기록을 함께 들춰보는 듯한 기분, 그리고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조금씩 흐려지는 감각이 책을 덮은 뒤에도 긴 여운으로 남았다.


창밖의 나무를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적막한 밤의 소리에도 문득 마음이 머문다. 책 속 괴담은 활자를 벗어나 일상 가장 가까운 곳까지 천천히 스며든다. 그래서 진짜 공포는 우리가 그것을 의식하는 순간 비로소 시작되는 감정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인간의 불안과 상상력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는지를 보여주었다. 책을 덮은 지금도 몇몇 문장과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잔혹한 장면보다 분위기와 심리로 독자를 압박하는 한국식 오컬트 호러를 좋아한다면 깊은 인상을 받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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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는 언제나 매디
리사 제노바 지음, 김희정 옮김 / 북스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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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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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려도, 나는 여전히 나일 수 있을까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도 끝까지 '나'를 잃지 않으려는 한 청춘의 성장기


🔖"어제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오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기분이 좋았다가 가라앉는 날을 반복한다.
하지만 매디가 겪는 변화는 자신의 삶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파도와 같았다. 《매디는 언제나 매디》는 그 파도 속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잃고,
또 어떻게 다시 자신을 찾아가는지를 차분하고도 깊이 있게 보여주는 성장소설이었다.

매디는 뉴욕대학교에 진학한 평범한 스무 살 청춘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에 휩쓸리고, 결국 양극성 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 조증과 우울증 사이를 오가는 그녀의 모습은 때로는 답답했고, 때로는 안타까웠다.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가족의 기대를 견디고,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은 특별하지 않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감정의 진폭이 누구보다 극심했고, 그 변화가 결국 양극성 장애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매디의 이야기는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안과 혼란 속에서 자신을 잃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흔히 감정이 안정적이고 사회가 원하는 길을 따라가는 삶을 정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매디를 보면서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되묻게 되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불안하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생각보다 훨씬 희미한 것이 아닐까.

인상 깊었던 점은 '양극성 장애'를 통해 한 사람의 삶과 감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는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고 흔들리며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애쓰는 한 청춘을 만나게 된다.

매디는 때로는 자신감이 넘치고,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질 만큼 무너진다. 그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지만, 어느새 그 답답함은 안쓰러움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디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그녀를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흔들렸던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사랑은 항상 따뜻하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다. 엄마는 매디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때때로 통제와 불안의 형태로 드러난다. 보호하려는 마음이 상대를 더욱 숨 막히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작품은 선악으로 나누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가족 모두가 매디를 사랑하지만, 사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 함께 흔들리는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매디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은 병이 있으면 꿈을 잠시 미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디에게 코미디는 병의 증상이 아니라 살아가고 싶은 이유였다. 무대 위에서 사람들을 웃기려는 마음은 세상과 다시 연결되려는 용기였다. 그래서 코미디는 이 소설에서 삶을 붙잡는 희망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좋았던 이유는 '정상'이라는 기준을 계속해서 질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평범한 삶을 정상이라고 말하지만, 누구의 삶도 완벽하게 곧게 뻗은 길은 아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흔들림을 안고 살아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흔들리지 않느냐가 아니라, 흔들리는 자신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느냐일 것이다.


읽고 난 뒤 여운이 남는 문장은 다음이다.
🔖"여름의 매디와 가을의 매디, 저 둘이 어떻게 모두 자신일 수 있지? 어느 쪽이 진짜 나일까? … 나는 진짜일까?"

이 문장은 양극성 장애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내 모습 가운데 무엇이 진짜 나인지 고민했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어느 하나만이 진짜가 아니라, 그 모든 시간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시간에 따라, 관계에 따라 계속 변한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너무 달라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모습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는 사실을 매디는 조금씩 배워간다. 완벽한 모습만이 진짜 내가 아니라, 흔들리고 실패하고 후회하는 모습까지 모두 나라는 메시지가 큰 위로가 되었다.

🔖"슬픔 다음에 행복이 가능한가?"

슬픔이 계속될 것만 같은 순간에도 언젠가는 다시 행복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존재한다. 이 소설은 그 질문에 성급한 답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흔들리더라도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지 않았다면 2주 후에 코미디 투어를 떠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병은 분명 그녀에게 많은 것을 빼앗았다. 하지만 동시에 예상하지 못했던 길을 만나게 해주기도 했다. 그렇다고 질병을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도 소중한지를 보여주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무언가를 잃는 순간은 늘 두렵다. 하지만 잃어야만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매디 역시 이전의 자신을 완전히 되찾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자신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과정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진실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무언가를 잃는 일을 실패라고 여기지만, 새로운 삶은 언제나 비워진 자리에서 시작된다. 매디 역시 이전의 평범했던 삶을 잃었기에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과 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실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병을 가진 사람도 꿈을 꾸고, 사랑하고, 실수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종종 잊히는 사실을 끝까지 보여준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매디는 언제나 매디였다'는 제목의 의미가 비로소 이해되었다.

리사 제노바는 작품에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하루를 함께 살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양극성 장애를 완전히 이해했다기보다, 흔들리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어제와 오늘이 다른 날은 찾아온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을 지나온 나 역시 여전히 '나'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책장을 덮고 나니 문득 내 삶의 흔들림까지도 조금은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길을 잃은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흔들려도 괜찮다고, 오늘의 나도 충분히 소중한 존재라고.


누구에게나 인생에는 여름도 있고 겨울도 있다.
어떤 계절의 내가 진짜인지 고민하기보다,
모든 계절의 내가 결국 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매디는 언제나 매디》는 바로 그 용기를 이야기하는 성장소설이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너무 달라 혼란스러운 사람,
남들이 말하는 정상이라는 기준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했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오래 남는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는 듯하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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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필사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미리내공방 옮김 / 정민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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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정민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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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지금 나의 운명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사람들은 대개 살아가면서 수많은 질문 앞에 멈춰 선다.
➡️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나는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때로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 속에서 정작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기도 한다.

《인생,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는 그런 순간에 조용히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니체의 철학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특히 이 책은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직접 손으로 문장을 따라 쓰는 필사의 과정을 통해 니체의 사상을 천천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필사는 한 문장을 천천히 쓰는 동안 우리는 그 문장 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어떤 문장은 따뜻한 위로가 되고, 어떤 문장은 피하고 싶었던 내 모습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니체의 말을 읽고 기록하는 책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사유하고 기록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니체가 말한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는 태도는 이 책 전체의 중요한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흔히 힘든 일이나 예상하지 못한 실패를 없애고 싶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니체는 삶의 모든 순간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일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픔과 시련까지도 나를 만들어온 과정으로 바라보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더욱 단단한 삶을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 문장 중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로 가고 있는가’이다.” 라는 부분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지나간 선택과 실패를 후회하며 과거에 머무를 때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온 길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라는 사실을 이 문장은 다시 깨닫게 한다. 과거는 나를 설명하는 한 부분일 뿐, 나의 가능성을 결정하는 전부는 아니다.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는지가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또한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 다른 사람의 눈에 맞추기 위해 자신을 꾸며내지도 말라. 사람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실제로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다.”
라는 문장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말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때때로 인정받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혹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진짜 마음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간다. 하지만 타인의 기준에 맞춰 만들어낸 모습은 결국 나 자신을 지치게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알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몰입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를 좇는다”라는 내용 역시 인상 깊었다.

불안과 걱정은 우리의 마음을 쉽게 흔든다. 하지만 어떤 일에 깊이 집중하는 순간 우리는 잠시 걱정에서 벗어나고, 스스로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모든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하는 태도가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이 책은 매일의 작은 선택,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스스로를 다독이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루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니체의 문장을 따라 쓰며 우리는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나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인생,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길을 열어주는 책이다. 니체의 날카로운 사유는 때로 불편하게 다가오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성장할 기회를 발견한다.

우리는 때때로 너무 멀리 있는 행복과 성공을 바라보며 지금의 나를 놓치곤 한다. 하지만 니체의 철학은 말한다.
이미 지나온 시간도, 지금 마주한 고통도,
앞으로 걸어갈 길도 모두 나라는 존재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 지금의 모든 순간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삶.
그것이 바로 니체가 말한 ‘나의 운명을 사랑하는 시간’일 것이다.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 책 속의 글귀들처럼 누군가가 정해준 답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라보고 선택하는 힘일 것이다.
니체의 문장을 한 자 한 자 새기는 시간은 어쩌면 세상을 향한 답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잊고 있던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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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의 집밥 클래스 - 누가 만들어도 참 쉽고 맛있다
추재현 지음 / 용감한까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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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단단한 맘과 레이첼의 서평모집>을 통해
용감한까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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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의집밥클래스
#추재현 (#추추 @chuchu_cook )
#용감한까치 (@brave_kkach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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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장을 펼쳤을 때는 ‘과연 집에서 만든 한식이 이만큼의 맛을 낼 수 있을까?’라는 기대와 설렘이 함께했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펼쳤을 때보다 더 설레는 순간은, 책 속 레시피를 따라 직접 만든 음식이 식탁 위에 올라왔을 때였습니다.

🎈🍴게시물 사진에서와 같이 직접 만들어 본 제육볶음은 양념의 조화가 살아 있었고, 무생채와 오이소박이는 익숙한 반찬이지만 작은 과정의 차이가 맛을 바꾼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파김치와 된장국 역시 평범한 메뉴라고 생각했던 음식이지만, 제대로 만든 한 끼가 주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좋은 집밥은 재료를 이해하고 정성을 담는 과정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요리는 늘 어렵고 감각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추추의 집밥 클래스》는 막연했던 한식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주었습니다. 복잡한 계량 도구 없이 숟가락과 종이컵으로 따라 할 수 있는 방식 덕분에 요리 초보인 사람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책은 크게 요리 기본 가이드와 17가지 요리 수업, 그리고 국·찌개부터 김치까지 이어지는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어 요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기본기를 쌓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PART 01. 국 & 찌개에서는 매일의 식탁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음식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된장국, 김치찌개, 미역국, 콩나물국, 순두부찌개처럼 익숙한 메뉴부터 감자탕, 꽃게탕, 아롱사태전골까지 다양한 국물 요리를 다룹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따뜻한 국물의 힘’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PART 02. 나물 & 무침에서는 평범해 보이지만 은근히 어려운 반찬들의 비법을 알려줍니다.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취나물된장무침, 미나리무침 등 계절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나물 요리를 통해 건강하고 정갈한 집밥의 기본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음식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한식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파트입니다.

🎈PART 03. 볶음 & 부침에서는 밥 한 공기를 자연스럽게 부르는 반찬과 메인 요리를 소개합니다. 제육볶음, 소불고기, 오징어볶음, LA갈비 같은 인기 메뉴부터 김치전, 파전, 동그랑땡까지 담겨 있어 가족 식탁은 물론 특별한 날에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직접 만들어 본 제육볶음 역시 이 파트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메뉴였는데, 익숙한 음식일수록 기본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주었습니다.

🎈PART 04. 찜 & 조림에서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깊은 맛을 가진 요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연근조림, 감자조림, 장조림, 갈비찜, 수육처럼 손이 많이 갈 것 같았던 음식들도 차근차근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 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PART 05. 장아찌 & 게장, PART 06. 김치는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영역에 도전하게 만들어줍니다. 양파장아찌, 깻잎장아찌, 간장게장부터 무생채, 오이소박이, 파김치, 총각김치까지 집에서 쉽게 시도하기 어려웠던 음식들을 담아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요리’들을 현실로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평소 자주 먹는 김치찌개, 된장국, 나물무침, 제육볶음 같은 음식은 특별한 날에만 만나는 요리가 아니라 매일의 삶을 채워주는 가장 가까운 음식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본’이 가장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어머니가 해주시던 익숙한 맛을 재현하고 싶어도 그 비법을 알기 어려웠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힘든 날 위로가 되어주었던 따뜻한 국 한 그릇,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평범한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반찬들처럼 말입니다.


시간과 사람, 추억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먹었던 한 끼, 누군가 정성껏 차려준 밥상 음식에는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집밥을 만든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될 순간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간편한 음식과 외식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집밥이 주는 힘은 특별합니다. 한식이라는 문화와 집밥의 의미를 지켜가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음식은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추억을 이어주는 매개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한식은 손맛이 필요한 어려운 분야라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국과 찌개, 나물무침, 장아찌와 김치처럼 기본적인 음식일수록 오히려 정확한 맛을 내기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감’에 의존하던 요리를 이해할 수 있는 과정으로 바꿔줍니다. 왜 이 재료를 사용하는지, 어떤 양념이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더 깊은 맛이 나는지를 차근차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기본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주고, 요리가 낯선 사람에게는 첫걸음을 내딛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최고의 한식 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배웠다는 점입니다. 한식 요리를 공부하기 위해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고, 여러 재료와 조리법을 비교하며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온 과정은 한 끼의 음식에도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담기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쉽게 먹는 한 그릇의 음식 뒤에는 누군가의 고민과 연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간편한 음식과 외식이 익숙해진 시대지만,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채워주는 것은 따뜻한 집밥 한 끼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쁜 하루 끝에 직접 만든 음식이 식탁 위에 놓이는 순간, 그 안에는 요리 이상의 만족감과 위로가 담깁니다.

오늘 만든 한 끼가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억될 추억이 될 수도 있기에, 이 책과 함께 앞으로도 우리 집만의 맛있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식탁 위에 놓인 작은 반찬 하나가 마음까지 채워주는 행복이 되기를 바라며, 《추추의 집밥 클래스》가 많은 사람들의 주방 한편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따뜻한 요리책으로 남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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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벨로 1 ㅣ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2
솔 벨로 지음, 김현우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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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현대문학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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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방지를 위한 서평!

🤍가장 세속적인 인간을 가장 고결한 지성으로 껴안은 작가 솔 벨로!
'무더운 여름 밤의 불면증 속에 솔벨로 앓이가 시작되었다!'

🍎 - 인간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리고 내 안의 모순까지도 받아들이고 싶다면,이 책을 권하고 싶다.
시대를 넘어 살아 숨 쉬는 그의 이야기는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기억의 연속인지 말해준다.


어떤 책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보다 한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오래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은 위대한 지식인의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누구나 마음 한편에 품고 있는 고독과 결핍, 그리고 끝내 놓지 않는 삶에 대한 애정을 섬세하게 비춘다. 흔들리고 상처받는 사람들, 알고 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오래된 이야기임에도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솔 벨로 1》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복잡하고 모순적인가 하는 점이었다. 솔 벨로의 작품 속 인물들은 뛰어난 지성과 깊은 사유를 가진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외로움과 욕망, 후회와 결핍을 품고 살아간다. 그는 인간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꾸며내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감추고 싶은 불완전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바라보며, 그 안에서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아낸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한 인간의 내면을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자신의 선택과 과거를 돌아본다. 때로는 지나치게 생각이 많고, 때로는 자신의 지적 능력에 갇혀 타인과 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현실 속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인상 깊었던 점은 솔 벨로가 ‘지성’을 무조건 아름다운 것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이 알고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하거나 올바른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지식과 논리에 갇혀 사랑하는 사람과 멀어지고, 스스로 고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작가는 지적인 인간의 위대함과 동시에 그 안에 숨겨진 허영과 불안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기억에 남는 단편 중 첫번째 <그린 씨를 찾아서>는 겉으로는 가난한 이웃을 찾아 나서는 한 남자의 하루를 그리고 있지만, 그 여정 속에는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사회가 만들어낸 경계, 그리고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깊은 질문이 담겨 있다.

마지막 부분은 이 작품 전체를 압축하는 듯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스쳐 지나간다. 이름만 알고 지나가는 사람, 존재하지만 보지 못하는 사람, 사회가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린 씨를 찾아서>는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브는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보이지 않던 한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끝까지 걸었다. 그리고 그 작은 걸음 속에서 인간을 향한 관심과 존중의 의미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때때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작은 행동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보지 못한 채 지나치고 있을까.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존재를 인정하고, 쉽게 지나치지 않는 마음.
어쩌면 세상을 조금 더 인간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은 그런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노란 집 물려주기>에서는 인간의 외로움이 얼마나 잔인한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해티라는 인물은 쉽게 동정하거나 비난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해티의 선택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너지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존엄을 지키려는 마지막 몸부림처럼 보였다. 솔 벨로는 그저 한 인간이 가진 상처와 욕망을 조용히 바라보는 듯했다. 그 담담한 시선이 오히려 더 깊은 슬픔을 남겼다.

<해선 안 될 말을 한 남자> 속 인물은 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고 믿는 사람이 오히려 말 때문에 관계를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주인공은 자신의 지성과 솔직함을 자랑하지만, 그 말 속에는 타인을 이해하기보다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망이 숨어 있다. 자신의 지적 능력을 믿는 사람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그 말들이 결국에 자신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사람은 때로 옳은 말을 하는 것과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솔 벨로는 한 사람의 화려한 언변 뒤에 숨겨진 외로움을 보여주며,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뛰어난 지식만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이해와 공감임을 깨닫게 한다.

자신의 지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듯하면서도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한 인간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마음은 숨기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은접시>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얽힌 사랑과 상처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선명해지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흐르고 관계가 변해도 인간은 결국에 자신의 과거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의 원망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마지막 순간에 남는 것은 이해와 연민일 수도 있다는 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에 가장 오래 붙잡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니까.


그 밖의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솔 벨로는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억지로 화해시키거나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한 인간이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순간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가족이라는 관계가 얼마나 어렵고도 소중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시간을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를 이루는 것은 지나온 순간들과 그 순간 속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기억은 과거를 저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이해하게 만드는 거울과 같다.

사람은 현재만으로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과 기억이 쌓여 만들어진 존재다. 행복했던 순간뿐 아니라 후회와 상처까지도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조각이 된다. 솔 벨로는 기억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준다.


솔 벨로의 글은 화려하게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 인간의 내면을 차분하게 파고든다. 한 문장을 읽고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솔 벨로 문학이 가진 매력이라고 느꼈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솔 벨로의 인물들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들이 품었던 고민과 후회, 사랑과 외로움은 결국 우리 안에도 존재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삶이란 끊임없는 흔들림 속에서도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임을 일깨워준다.


《솔 벨로 1》은 지성과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마지막에 남는 것은 한 사람의 마음에 대한 깊은 이해다. 지나온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가 되어 남고, 기억은 삶을 다시 빛나게 하는 힘이 된다. 어쩌면 우리가 끝까지 붙잡아야 할 것은 완벽한 삶이 아니라, 수많은 순간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했던 마음인지도 모른다.

🤔➡️ ‘나는 나 자신의 모순을 얼마나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가'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나는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인가.

책을 읽고 난 뒤,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솔 벨로는 부족하고 흔들리는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의 글은 오래된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남는다고 생각된다.

솔 벨로의 문학은 이처럼 인간이라는 존재를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오래 남을 하나의 사유의 시간이 되어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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