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 - 멈춘 사유의 감각을 되살리는 51가지 철학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편역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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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태어난 것 자체가 이미 최초의 불행’이라고 단언하지만, 그 비관은 체념만이 아닙니다. 철학은 고통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고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의 문장은 우리로 하여금 삶을 장식하는 표면적 가치(명예·쾌락·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고통과 결핍 속에서도 평정을 모색하도록 이끕니다.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달콤한 위로 대신 차가운 진실을 내밀어, 읽는 이를 정신적으로 각성시키는 책입니다.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한 문장을 곱씹을수록 그 깊이가 달라집니다. 이 책은 ‘살아가는 기술’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시선’을 바꾸게 하는 철학서입니다.

읽고 나면 삶에서 쓸모 있는 질문들이 조금 달라집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대신 ‘무엇을 내려놓아야 평정에 이를까?’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붙잡고 오래 걸을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는
독일의 철학자로, 서양 철학사에서 대표적인 비관주의 사상가이자 실존 철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습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비롯한 저작에서 그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맹목적 의지’로 파악하며, 고통이 삶의 본질임을 주장했습니다.

니체, 프로이트, 톨스토이 등 후대 사상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노년에 집필한 [여록과 보유]는 철학적 단상과 삶의 지혜를 농축한 그의 사유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은 고통의 불가피성과 의지의 초월입니다. 그는 인간이 태어난 순간 이미 ‘최초의 불행’을 안고 있으며, 행복은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염세주의자만이 아니라, 그 고통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평정과 자유를 찾는 방법을 탐구했습니다. 이 책은 노년의 쇼펜하우어가 남긴 51개의 에센셜 문장을 중심으로, 그의 통찰을 현대적 삶에 맞춰 풀어냅니다.


저자는 고통을 없애주는 달콤한 위로 대신,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날카로운 사유를 제시합니다. 그것은 냉소가 아니라, 자기기만을 벗겨내고 진정한 내면의 독립을 이루게 하는 철학적 도전입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삶의 표면을 걷어내고 그 심층을 바라보게 합니다.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단순하게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를 요약한 철학 입문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행복과 불행 사이, 가장 어두운 틈”을 파고드는 철학자의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전하며, 그 문장 하나하나가 현실을 도피하는 대신 직면하게 만듭니다.

📌"행복이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신기루이며, 가장 위대한 지혜는 그것을 미련 없이 놓아버리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이 삶의 본질임을 인정하고, 그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평정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점에서 그는 오늘날의 ‘긍정’ 강박이나 ‘힐링’ 담론과 명확히 다른 위치에 섭니다.


📌“명예란 무엇인가? 그것은 당신이 누군가에 대한 타인의 오해다.”

명예를 ‘타인의 오해’로 정의한 문장은 날카롭습니다. 쇼펜하우어에게 있어 명예와 명성은 외부의 시선에 의존하는 허상이며, 그것을 좇는 순간 자기 자신을 잃습니다. 현대의 SNS 문화 속에서 ‘좋아요’ 숫자에 따라 자존감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 이 통찰은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고독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결단이야말로 그가 말한 ‘정신의 풍요’일 것입니다.


📌"인생이란 설계도가 주어지지 않고 이루어지는 건축이며… 지금 이 순간 손에 들린 벽돌을 가능한 한 정직하게 성실히, 있어야 할 자리에 내려놓는 것뿐이다.”

여기서 그는 인생을 ‘건축’에 비유합니다. 큰 그림을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 벽돌을 쌓는 과정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됩니다. 이는 완벽한 계획과 미래 확신을 요구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덜어주는 철학입니다. 나아가 이는 행위의 지속성이야말로 진정한 성취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쇼펜하우어는 타인을 이해한다는 행위를 ‘타인을 자신의 서사에 끼워 맞추는 아집’이라 정의합니다. 용서조차도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갈등을 덮기 위한 행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에 대한 기대는 낮을수록 현명하고, 관계에 대한 인식은 얕을수록 자유롭다.”
이 통찰은 관계가 늘 위로와 안정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통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합니다.

또한 그는 삶의 본질이 고통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사람은 쾌락이 아닌 고통을 택한다고 말합니다. 고통은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통로입니다. 젊은 시절의 격정이 ‘생물학적 소란’에 불과하다는 통찰은, 나이가 들수록 내면의 고요가 단단해진다는 역설을 품고 있습니다.

📌“육체는 쇠하고, 욕망은 마멸되며, 타인과의 갈등은 점차 무의미해진다.”

여기서 말하는 단단함은 무감각이 아니라,
고통을 흡수한 뒤 생겨난 지혜에 가깝습니다.

📌“인간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며, 타인에 대해서는 절반도 이해할 수 없다.”

이 문장은 관계의 기대치를 낮추고, 타인 이해에 대한 환상을 걷어냅니다. 쇼펜하우어는 관계를 고통의 원천으로 보면서도, 그것을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대신 타인의 인정이나 완벽한 이해를 바라지 않는 태도가 자유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이는 관계 피로와 소통 불능을 호소하는 오늘날 사회에도 적용될 만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쇼펜하우어가 주는 건 결코 부드러운 위로나 감상적 격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의 문장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차가운 손길입니다. 하지만 그 차가움은 절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견고하게 설 수 있도록 만듭니다.

고통은 없앨 수 없지만,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하지만 무거운 명제를,
쇼펜하우어는 수십 년간의 사유와 경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삶의 목표나 행복에 대해 품고 있던 ‘당연함’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그 폐허 위에서 새로운 질문이 피어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쌓고 있는가?
✔️외부의 인정 없이도 내 삶을 견딜 수 있는가?
✔️고통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철학서이면서 동시에 ‘정신의 각성제’입니다. 따뜻함보다 냉정함이 필요한 시기에,
이 책은 당신을 똑바로 세우는 힘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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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
제네바 로즈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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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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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은 사랑과 신뢰, 배신과 진실이라는 주제를 법정 스릴러의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세라와 애덤의 심리 묘사는 독자를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교차 시점 서술은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감추면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습니다.

⁉️읽는 내내 ‘내가 세라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결혼과 사랑이 결코 완벽할 수 없다는 진실이 남습니다.


제네바 로즈(Geneva Rose)는
단 한 권의 데뷔작으로 전 세계 스릴러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작가입니다. 2020년 출간된 [완벽한 결혼]은 발매 직후 〈뉴욕 타임스〉, 〈USA 투데이〉,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30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며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틱톡을 중심으로 한 독자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이 폭발적으로 확산되었고, 이후 제네바 로즈는 ‘반전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후속작 [완벽한 이혼(The Perfect Divorce)] 역시 2025년 출간 즉시 4주 연속 〈뉴욕 타임스〉 1위를 차지하며, 장르 팬들이 ‘믿고 읽는 작가’로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법정 스릴러와 심리 스릴러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배경은 워싱턴 D.C., 주인공 세라 모건은 도시 최고의 형사 변호사입니다. 그녀의 남편 애덤은 한때 주목받았던 소설가지만 커리어가 정체된 상태입니다. ‘완벽해 보였던’ 결혼 생활은 결혼 10주년 다음 날 산산이 부서집니다. 남편이 내연녀 살해 용의자로 체포되고, 그 사건 현장은 다름 아닌 세라의 별장이자 침대였습니다.


제네바 로즈는 “믿음과 배신의 경계”를 끝까지 시험합니다. 독자가 세라와 함께 의심하고 분노하고 혼란스러워하도록 만들며, 결혼이라는 제도가 감정과 계약, 그리고 법률이 얽힌 복잡한 관계임을 드러냅니다. 또한 “사랑하지만 미워한다”는 감정의 양가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인간관계의 불안정한 본질을 드러냅니다.


제네바 로즈의 [완벽한 결혼]은 제목이 곧 미끼입니다.
"완벽"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건 부부 관계의 균열, 집요한 의심, 그리고 냉혹한 법정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법정 스릴러지만, 읽고 나면 이것은 사랑과 배신, 신뢰와 의심의 교차점에 선 인간 심리를 해부하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됩니다.


세라 모건은 워싱턴 DC 최고의 형사 변호사이자 남들이 부러워하는 커리어 우먼입니다. 그런데 결혼 10주년 기념일 다음 날, 경찰의 전화 한 통으로 삶이 무너지게 됩니다. 남편 애덤이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것입니다. 장소는 호숫가 별장, 피해자는 그의 내연녀. 게다가 사건 현장은 세라의 침대였습니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이미 독자의 목을 움켜쥡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살인까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순하게 ‘진범 찾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작가는 세라와 애덤의 시점을 교차하며, 부부 관계의 균열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보여줍니다. 사랑과 배신,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이 서사는 독자를 끝까지 긴장하게 만들며,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도 쉽게 놓을 수 없게 합니다.


세라와 애덤의 관계는 이 소설의 핵심 축입니다. 배신당한 아내이자 동시에 피고인의 변호사로서 세라는 이성적 직업윤리와 감정 사이에서 줄타기합니다.

📌“그를 미워하지만 사랑한다. 내가 한 모든 일은 우리와 우리의 미래를 위한 일이었다.”
이 한 문장이 세라의 내면을 압축합니다.
애덤의 외도와 거짓말에 상처받았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를 구하려는 모순된 마음이 작품 전체의 긴장을 형성합니다. 이 아이러니는 독자로 하여금 ⁉️"나였다면?"이라는 불편한 자기 질문을 하게 만듭니다.


애덤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그의 행동은 오히려 의심을 키웁니다.
가택연금 중 탈출을 감행하고, 경찰 조사에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은 무고한 사람답지 않아 보입니다. 세라 역시 변호사로서 증거를 바라보지만, 아내로서 의심을 완전히 거둘 수 없습니다.

📌“그럼 난 당신이 날 사랑했다는 걸, 당신에게 나뿐이었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독자에게도 던져집니다.
⁉️‘우리는 사랑했던 사람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죠.


작품은 세라와 애덤의 1인칭 시점을 번갈아 제시해, 독자가 어느 한쪽에 완전히 기울지 못하게 만듭니다. 한 장면에서는 애덤이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다음 장면에서는 그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끝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특히 애덤의 ‘야생동물 같은’ 눈빛 묘사는, 평소의 겁 많고 무기력한 이미지와 극명히 대비되며, 독자로 하여금 ‘혹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심어줍니다.


세라가 변호를 맡은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은 결혼 서약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결혼할 때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라고 진심으로 서약했으니까. 그리고 이 상황에서 당신을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세라는 직업윤리뿐 아니라, 결혼이라는 제도적 약속과 개인적 의리를 근거로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나 그 서약은 사랑과 신뢰가 무너졌을 때에도 여전히 유효한가? 작품은 독자에게 그 대답을 맡깁니다.

또한 애덤은 📌“나는 세라와 켈리, 두 사람이 있어야 완성된다”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이 문장을 통해, 이 결혼이 처음부터 얼마나 왜곡된 균형 위에 있었는지를 드러냅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지만, 애덤의 사랑은 애정과 소유욕, 그리고 자기합리화가 뒤엉킨 형태입니다.


[완벽한 결혼]은 반전과 빠른 전개로 읽는 재미를 주는 동시에,
결혼과 신뢰, 배신과 용서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집니다.
⁉️읽고 나면 ‘나는 세라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변호할 수 있을까? 아니, 끝까지 믿을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그 고민 자체를 하나의 서스펜스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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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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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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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는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도 끝내 ‘사람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포스트휴먼과 인공지능, 복제인간 모두가 추구하는 것은 사랑, 기억, 존중, 그리고 이야기입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기술이 완성된 시대에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이야기로 남기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행위가 여전히 인간 존재의 중심임을 깨닫게 됩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내 이야기’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할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기술이 영원을 허락한다 해도, 내가 남기고 싶은 건 불멸의 데이터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계속 살아 있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안톤 허(Anton Hur)는 한국문학을 세계 무대에 알린 번역가이자, 이 작품으로 첫 장편소설을 선보인 작가입니다. 그는 정보라의 [저주토끼],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 이성복의 [무한화서] 등 굵직한 한국문학 작품을 영어로 옮기며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두 작품을 동시에 올리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번역가로서의 탁월한 언어 감각과 세계관 구축 능력을 바탕으로, [영원을 향하여] 에서 그는 인간과 인공지능, 언어와 예술, 존재와 사랑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수천 년의 시간축 위에 펼쳐 놓았습니다.


작품은 나노기술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미래를 무대로 합니다. 인간의 세포를 나노봇으로 대체하는 나노치료로 불멸이 가능해진 시대, 복제와 정신 이식, AI의 신체화까지 이루어진 세계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집니다. 포스트휴먼과 클론 ‘이브’들이 등장하고,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된 지구에서 생존자와 기계, 복제체가 얽히며 서사가 이어집니다.


안톤 허는 기술 발전이 인간성을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그는 불멸의 시대에도 여전히 사랑하고, 기억하며, 이야기를 쓰는 행위가 ‘인간다움’을 규정한다고 말합니다. [영원을 향하여] 는 과학적 상상력을 통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문학과 예술 속에서 찾습니다.


[영원을 향하여]는 포스트휴먼, 인공지능, 복제인간이 공존하는 수천 년의 시간을 그리지만, 그 심장은 끝까지 ‘사람 이야기’로 뜁니다. 안톤 허는 거대한 SF 스케일을 통해 사랑, 기억, 존중,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인간성을 지탱하는지 탐구합니다. 읽는 내내 느껴지는 건, 불멸의 시대에도 우리가 쓰고 남기는 건 결국 사랑이 깃든 이야기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용훈이 나노치료 후 사라졌다 돌아왔을 때 스스로를 “그가 아니다”라고 인식하는 장면은, 기억·습관·인격이 그대로여도 여전히 ‘나’와 ‘그’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몸과 기억을 완벽히 복제하더라도 자아의 동일성은 데이터의 합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흉터의 회복’이 곧 죽을 수 있는 상태로의 회귀를 의미한다는 설정은,
불멸의 기술 속에서도 필멸성을 안도하는 인간의 복합적인 심리를 잘 보여줍니다.

📌“이전 신체가 돌아온다는 것은 곧 죽을 수 있게 되었다는 뜻… 그 사실에 안도한다.”

불멸은 처음에는 축복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죽음이 주는 완결성과 해방을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이는 불멸의 삶이 끝없는 연장선이 아니라, 때로는 ‘끝나야 완성되는 이야기’라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작품은 일기 형식으로 다음 세대(혹은 다음 존재)에게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노트는 한 존재의 정체성과 사랑의 증거입니다.
📌“그 얼굴은 내 행복, 내 기쁨의 풍경 그 자체다”라는 이 대목은 작품 전체의 정서를 압축합니다.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은 기술로 복제할 수 없는 ‘감정의 깊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죽음을 넘어선 사랑이 곧 인간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축임을 시사합니다.

읽는 내내,
사랑이란 누군가의 연약함과 흔적까지 껴안는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브 개체들이 감각과 감정을 되찾는 과정은 서사의 백미입니다.
📌“어머니는 본래 자식을 안아주고… 연인들은 함께 졸음에 빠지게 되어 있어”라는 대목은, 인간성이란 유전자나 신체 구조보다 관계의 습관과 정서적 교류에 있다는 걸 웅변합니다.

엘렌이 말하듯,
📌“신뢰, 타인에 대한 신념, 호의… 인간성은 또한 공동체에서 받아줄 것을 요구한다.”

“신뢰, 타인에 대한 신념, 호의”(본문 후반부)는 작품이 정의하는 인간성의 핵심입니다. 인간성을 ‘주는 것’뿐 아니라 ‘받는 것’에서 찾는 이 정의는, 복제인간과 인공지능이 인간 사회에 속하기 위해 필요한 감정적·사회적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이는 곧 기술적 존재들이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과 연결됩니다.


파닛과 이브들이 시와 음악을 경험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시인은 자아를 글로 써서 존재하게 만드는 예술가”라는 문장은, 언어가 표현만이 아니라 정체성 생성의 행위임을 일깨웁니다. 이브들이 불멸 속에서 자신만의 음악과 시를 지키려 하는 모습은,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나의 목소리’를 잃는 순간 존재의 의미도 사라진다는 경고처럼 느껴졌습니다.


[영원을 향하여]는 과학기술적 상상력 위에 존재론적 질문을 얹은 철학 소설이다.
📌"이렇게 미치도록 아름다운 세상을 인간들은 어떻게 견디는 걸까?”
라는 문장은, 폐허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인간의 감각을 극적으로 드러냅니다.

그 감각은 곧 사랑을 가능하게 하고, 사랑은 다시 이야기를 낳는다.
결국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깊습니다.

📌“네가 쓰는 모든 말이 너를 바꿀 거야.”

우리가 남기는 문장 하나하나가 곧 우리 자신이 된다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선언입니다.


[영원을 향하여]는 불멸과 복제라는 SF적 상상력 위에, 사랑·기억·예술이라는 인류의 본질적 가치를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도 인간다움을 유지시키는 것은 관계와 감정,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행위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읽고 나면, ‘당신이 쓰는 이야기가 바로 당신’이라는 메시지가 오래 남습니다.

불멸을 손에 쥔 인류가 결국 죽음과 필멸성을 동경하게 되는 아이러니,
복제와 데이터의 무한 복제가 가져오는 기억의 희미화,
그리고 그것을 붙잡으려는 필사적인 기록 행위가 인상 깊었습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내 이야기와 내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남길 것인가라는 개인적인 성찰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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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
주언규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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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지금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
특히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현실 생존 안내서입니다.
당신이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면,
이 책이 다음 한 걸음을 위한 가장 진솔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 “혹시, 인생 얘기해도 될까요?”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결국 그렇게 당신에게 묻고 있습니다.

주언규는 유튜브 채널 ‘회사원 A’로 잘 알려진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전직 광고인, 연사, 그리고 스타트업 창업가입니다.
그는 80만 명이 넘는 구독자와 팔로워에게 인생과 돈, 커리어, 실패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제공하며 '인생 멘토'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시행착오”를 핵심 키워드로, 책이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솔직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전달합니다.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그의 실제 인생 역정과 성공 과정을
거침없이 드러낸 ‘멘탈 회복 북’이자 ‘행동 촉발서’입니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배경은 특별히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독자는 이 책의 대상자입니다.

실패를 겪어본 사람,
성공의 방향을 찾고 싶은 사람,
돈, 커리어, 인생에서 길을 잃은 사람,
또는 그저 지금 이 순간이 막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라 ‘처방전’으로 읽힐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지만, 기존의 긍정 심리학이나
모호한 동기부여형 콘텐츠와는 궤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이 책에는 따뜻한 위로는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삶의 본질에 직면하게 만드는 정직한 거울”입니다.

그렇습니다.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단지 힘들다고 등을 두드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대신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당신에게 무심히 손을 내밀며
이렇게 말해 줍니다.
“일어나. 네 인생은 네가 책임져야 하잖아.”


많은 자기계발서가 성공의 순간만 조명하는 반면, 이 책은 ‘무너졌던 순간’을 더 많이 이야기합니다. 매출의 공포, 수없이 반복된 실패, 열등감에 짓눌렸던 청춘, 그리고 그로 인해 짓밟힌 자존감까지. 저자는 ‘성공한 지금’의 입장이 아니라 ‘실패를 경험한 사람’의 시선으로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문장은 공감이 되고, 현실이 되고, 결국 내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저자는 말한다.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힘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은 ‘열심’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SNS에는 끊임없는 성공 후기와 성장 인증이 쏟아지고, 자신을 탓하는 목소리만 더 커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정확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방향 없는 노력은 결국 지치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자신만의 지표를 만들고, 실패를 자산화하며, 감정과 현실을 구분하는 ‘현실적인 마인드셋’을 구축하는 법을 전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기계발’에 대한 비판적 시선입니다.
표정 하나, 태도 하나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변화는 “가진 것 중 무엇을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저자는 스스로 가진 자원을 파악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힘을 강조합니다. 그것은 돈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고, 실행력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실패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의 도움을 받을까’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 중 뭘 지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라는 문장은 지금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이었습니다.



이 책은 절대 당신을 과잉 칭찬하지 않으며,
바로 앞에서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해주는 듯합니다.
“남의 말은 네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아.”
“버티는 것도 방법이지만, 지표 없이 무작정 버티는 건 위험해.”
“경제적 자유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삶의 방향을 잡는 일이야.”

이처럼 한 문장 한 문장이 짧고 직설적이지만, 그 안에는 한 번이라도 무너져 본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깊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단순한 ‘성공론’이 아닌, 진짜 ‘삶’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돈을 이야기하지만 돈에 얽힌 자존감, 비교, 실패, 두려움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듭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방법을 아느냐와 모르느냐의 차이.”
이 책은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한 ‘사용 설명서’라 필자는 지칭하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이 겪은
무수한 실패와 사업 실패, 자존감 붕괴, 불안정한 커리어의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며 “그런 시간들을 지나온 자신이 지금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실제로 그가 강조하는 건
‘열심히’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의 ‘지속 가능한 실행력’입니다.


“돈을 좇지 말라는 말, 그 말은 맞다. 하지만 그걸 실천할 수 있는 위치가 될 때까지는 돈을 좇아야 한다.”
돈을 쫓지 말라는 말은 부자들이 ‘부의 여유’를 가진 뒤 하는 말입니다.
초기에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돈을 쫓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방법과 전략은 갖춰야 합니다.


“돈과 건강. 이 두 가지는 실패 속에서도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실패는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인생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 후에는 먼저 “내가 지금 가진 것 중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를 스스로 점검해야 합니다. 마음가짐을 바꾸는 추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루틴(표정관리, 일정관리, 관계 정리, 소비 습관 등)이 중요합니다.


“진짜 무서운 건 실패가 아니라, 핑계에 익숙해지는 것.”
실패가 곧 끝은 아니며, ‘핑계에 익숙해지는 것’이 진짜 실패입니다.


“99도가 아니라 30도여도 지표만 있다면 불안하지 않다.
결국 물은 끓는다.”
무작정의 버팀은 위험합니다.
지표와 구조, 피드백이 있는 버팀은 결국 성과를 만듭니다.


경제적 자유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나의 시간과 선택의 권리를 내가 가지고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월급을 무작정 미워할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이 얼마나 통제되고 있는지를 돌아보라는 메시지.


<혹시, 돈 얘기해도 될까요?>는 돈을 ‘목표’가 아닌 ‘수단’으로서 바라보며,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나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실행력을 길들이기 위해, 삶의 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은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할 ‘현실의 길’이자 ‘생존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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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 음식이 바꾼 부와 권력의 결정적 순간들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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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음식은 권력이었고, 식욕은 문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감자 한 알도 경외의 대상이 된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인류 문명의 본질은 식욕이다’라는 파격적 주장을, 풍부한 사례와 생생한 이야기로 증명해낸 역작입니다. 음식이 역사를 움직이고 권력을 만들며 경제를 지배해 온 도구였다는 관점을 접하고 나면, 우리는 매 끼니 식탁 앞에서 조금 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음식과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 경제를 어렵지 않게 접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왜 먹는 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모든 사람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교양서입니다.


쑤친의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음식이라는 가장 일차적인 생존 수단이 어떻게 세계 문명과 권력, 자본 시스템을 변화시켰는지를 촘촘히 짚어 냅니다. 재미있고 유익하며, 한 끼 식사처럼 한순간에 빠져들 수 있는 역사 교양서입니다.

“식탁 위의 권력”이 세계의 판도를 바꿨다는 통찰이 명징하게 다가오며, 경제란 결국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먹고 싶은 욕망’이 자본으로 진화한 이야기임을 다시금 일깨웁니다.
인간이 왜 불을 피웠고, 왜 전 세계를 항해했으며, 왜 감자를 두려워했는지를 다룬 이 책은 인류의 욕망을 해부하는 문명사와 같았습니다.


'쑤친(蘇秦)'은 베이징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중국 금융투자계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실전 경제 전문가이자 자산운용가입니다.
그러나 그는 경제학자 이전에 '미식가'로 스스로를 소개하며, 놀랍게도 고대 중국의 미식 시인이자 문인인 소동파의 후손임을 밝혔습니다.

“경제는 이성과 논리의 세계, 음식은 감성과 본능의 영역”이라고 말하며,
이 둘을 결합해 세상을 읽는 색다른 시선을 제공합니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그의 대표작으로, 미식이라는 일상적 경험을 통해 세계사를 경제적으로 해석하려는 도전의 결과입니다.

이 책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기초 지식을 조심스레 소개해볼까 합니다.

●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은 생산·유통·소비를 통해 경제의 순환을 만듭니다.
특정 식재료(예: 후추, 감자, 설탕)가 유럽을 움직였고, 이는 무역, 금융, 식민지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 이 책은 경제학의 용어(수요-공급, 정보 비대칭, 금융혁신 등)를 바탕으로 식량과 음식의 사회적 영향력을 분석합니다. 다만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비유와 사례가 풍부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인간이 직립보행을 한 이유, 불을 이용한 이유, 정착을 선택한 이유 모두가 "먹기 위함"이었다는 시각은 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전제입니다.

이처럼 음식은 생존의 수단만이 아닌 문명 발전의 촉매였습니다.
쑤친은 이 책을 통해 “음식은 단순한 생존 수단이 아니다”라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에 따르면 음식은 정치, 윤리, 감정, 경제, 전쟁, 이념까지 모두 아우르는 권력의 기호이며, 인류가 발전시켜 온 모든 구조의 기초라고 말합니다.

특히 그는 후추 한 알, 감자 한 덩이, 은 한 조각이 어떻게 세계사의 판도를 바꿨는지 사례 중심으로 설득력 있게 전개합니다.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경제를 재미있고 ‘맛있게’ 풀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의 목표는 식탁 위에 숨겨진 권력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정수를 완벽히 대변합니다. 인간의 식욕이라는 가장 본능적이고 강력한 동기를 통해 진화, 정치, 경제, 그리고 전 지구적 권력의 변천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본격 미식 인문학서입니다.

이 책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먹기 위해 인간은 두 발로 일어서고,
땅을 개척하고, 이동하고, 때로는 전쟁까지 불사했다"는 파격적 주장에서 시작됩니다.
고작 한 끼의 욕망이 어떻게 직립보행과 농업혁명을 이끌고, 무역로를 개척하고, 심지어 식민지를 만들고 전쟁을 발발시켰단 말인가?
그런데 쑤친의 논리는 명확하고 유려하며, 무엇보다 납득이 가도록 설명했습니다. 그는 음식이라는 테마로 인류사의 거의 모든 장면에 개입하며, 경제사와 미식사의 접점을 재치 있게 그려냅니다.


책의 구성은 6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진화의 시작에서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인류사의 전개를 미식의 시선으로 재구성합니다.
예컨대 “후추 한 알이 무역 전쟁을 일으켰다”는 관점은 역사책에서 배웠던 향신료 전쟁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식욕을 자극하는 맛의 욕망이 어떻게 국제 무역 질서를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이 대목은, 세계사를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들게 했습니다.

*1장 ‘진화의 선택’에서는 직립, 이동, 화재 이용, 농경, 재산권 형성까지 ‘먹기 위한’ 인류 진화를 조명합니다.

*2장 ‘수요와 공급’은 향신료 무역—특히 후추—이 불러온 유럽·이슬람의 무역 경쟁과 심리적 수요를 재미 있게 분석합니다.

*3장 ‘High Risk High Return’은 콜럼버스의 실수에서 비롯된 대항해 시대와 제국주의 형성을 설명합니다.

*4장 ‘화폐 전쟁’에서는 지폐 발명과 남발에 따른 인플레이션 및 해금 정책, 포토시 은광 등 금융사 교훈을 전합니다.

*5장 ‘은과 디플레이션’은 명나라와 유럽 간 은의 이동이 디플레이션을 빚어낸 과정을 살핍니다.

*6장 ‘감자와 산업혁명’에서는 감자 한 알이 산업혁명을 가속한 계기가 되고, 미국·아일랜드의 역사에 강렬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줍니다.


“음식이 단순한 생존 수단이었던 적은 없다.”
이 문장을 떠올리며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을 덮었을 때, 내 식탁 위에 있던 감자조림 한 알이 더 이상 평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음식은 인류의 문명을 만든 주체였고, 전쟁을 유발한 화약이었으며,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경제학과 미식이라는 이질적인 두 단어를 이렇게 풍성하게 엮어낼 수 있다니, 쑤친 작가의 필력과 통찰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은 인류의 ‘직립보행’을 음식과 연결짓는 대목에서 더 높은 열매를 따기 위한 욕망이 결국 인간을 두 다리로 세우게 했고, 그 이후의 역사는 더 맛있고 풍요로운 식사를 위한 치열한 여정이었다는 표현.
‘먹기 위해 일어선 인류’는 불을 발견하고, 정착을 택하며,
농업을 시작했다는 것.
이 또한 저자는 인류 최초의 ‘경제 혁명’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곧 ‘식욕’이라는 본능이 문명 발전의 시발점이었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독자는 음식의 사회적, 철학적, 경제적 의미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55만 년 전... 고기 향에 매료되어 버렸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점은 바로 이야기의 생생함입니다.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가 열매를 따기 위해 두 발로 일어서는 장면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상징적이고, 벼락에 구워진 고기를 먹고 ‘식탐’이 터진 사냥꾼들의 묘사는 역사적 사실을 맛깔나게 풀어낸 대표 사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다운 시선도 인상적입니다. 인류가 감자를 통해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산업혁명까지 촉발했다는 통찰은 ‘먹는 문제’가 결국 ‘사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구조적 인과관계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후추 한 알이 아랍과 유럽 간 무역 전쟁을 유발했고,
그 욕망이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는 점. 감자는 유럽에서 악마의 작물로 불리며 외면받다가, 전쟁이라는 결정적 계기를 통해 산업혁명의 동력이 되었다는 점. 이처럼 음식은 역사의 변수이자 결과였습니다.

특히 감자의 역병이 아일랜드 대기근을 초래하고, 이는 미국 이민 물결을 만들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흐름은, 한 작물의 운명이 인류사의 큰 줄기를 흔든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 책이 독자에게 도서를 선택함에 있어 탁월한 이유는 음식 이야기를 ‘미각의 향연’에 그치지 않고, 경제 시스템의 변화와 정교하게 연결시키기 때문입니다. 향신료 무역과 신항로 개척, 주식 거래소의 등장,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위기, 은의 유통과 화폐 발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 현상은 ‘무엇을 먹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향신료가 사람을 움직이고, 감자가 산업을 움직였다.”
이 명제는 책을 통해 수차례 반복되며,
독자에게 경제학을 ‘배부르게’ 이해하는 방식으로 안내합니다.


쑤친 작가의 글은 유려하면서도 유머와 지식이 균형을 이루며, 어디에서 책장을 펼쳐도 교양과 통찰이 흐릅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가 친숙해지고, ‘음식’이 경외로 다가옵니다. 나아가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본질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은 역사와 경제, 미식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지적이고도 감각적인 교양서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먹는 한 끼도, 누군가의 권력과 선택,
그리고 열망의 결과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이제, 식탁 위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그곳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인간 역사의 향연이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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