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 - 멈춘 사유의 감각을 되살리는 51가지 철학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편역 / 레디투다이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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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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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는 ‘태어난 것 자체가 이미 최초의 불행’이라고 단언하지만, 그 비관은 체념만이 아닙니다. 철학은 고통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고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의 문장은 우리로 하여금 삶을 장식하는 표면적 가치(명예·쾌락·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고통과 결핍 속에서도 평정을 모색하도록 이끕니다.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달콤한 위로 대신 차가운 진실을 내밀어, 읽는 이를 정신적으로 각성시키는 책입니다.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한 문장을 곱씹을수록 그 깊이가 달라집니다. 이 책은 ‘살아가는 기술’을 알려주는 실용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시선’을 바꾸게 하는 철학서입니다.

읽고 나면 삶에서 쓸모 있는 질문들이 조금 달라집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대신 ‘무엇을 내려놓아야 평정에 이를까?’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붙잡고 오래 걸을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는
독일의 철학자로, 서양 철학사에서 대표적인 비관주의 사상가이자 실존 철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습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비롯한 저작에서 그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맹목적 의지’로 파악하며, 고통이 삶의 본질임을 주장했습니다.

니체, 프로이트, 톨스토이 등 후대 사상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노년에 집필한 [여록과 보유]는 철학적 단상과 삶의 지혜를 농축한 그의 사유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쇼펜하우어 철학의 핵심은 고통의 불가피성과 의지의 초월입니다. 그는 인간이 태어난 순간 이미 ‘최초의 불행’을 안고 있으며, 행복은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염세주의자만이 아니라, 그 고통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평정과 자유를 찾는 방법을 탐구했습니다. 이 책은 노년의 쇼펜하우어가 남긴 51개의 에센셜 문장을 중심으로, 그의 통찰을 현대적 삶에 맞춰 풀어냅니다.


저자는 고통을 없애주는 달콤한 위로 대신,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날카로운 사유를 제시합니다. 그것은 냉소가 아니라, 자기기만을 벗겨내고 진정한 내면의 독립을 이루게 하는 철학적 도전입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삶의 표면을 걷어내고 그 심층을 바라보게 합니다.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단순하게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를 요약한 철학 입문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행복과 불행 사이, 가장 어두운 틈”을 파고드는 철학자의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전하며, 그 문장 하나하나가 현실을 도피하는 대신 직면하게 만듭니다.

📌"행복이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신기루이며, 가장 위대한 지혜는 그것을 미련 없이 놓아버리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이 삶의 본질임을 인정하고, 그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평정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점에서 그는 오늘날의 ‘긍정’ 강박이나 ‘힐링’ 담론과 명확히 다른 위치에 섭니다.


📌“명예란 무엇인가? 그것은 당신이 누군가에 대한 타인의 오해다.”

명예를 ‘타인의 오해’로 정의한 문장은 날카롭습니다. 쇼펜하우어에게 있어 명예와 명성은 외부의 시선에 의존하는 허상이며, 그것을 좇는 순간 자기 자신을 잃습니다. 현대의 SNS 문화 속에서 ‘좋아요’ 숫자에 따라 자존감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면, 이 통찰은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고독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결단이야말로 그가 말한 ‘정신의 풍요’일 것입니다.


📌"인생이란 설계도가 주어지지 않고 이루어지는 건축이며… 지금 이 순간 손에 들린 벽돌을 가능한 한 정직하게 성실히, 있어야 할 자리에 내려놓는 것뿐이다.”

여기서 그는 인생을 ‘건축’에 비유합니다. 큰 그림을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하루하루 벽돌을 쌓는 과정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됩니다. 이는 완벽한 계획과 미래 확신을 요구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덜어주는 철학입니다. 나아가 이는 행위의 지속성이야말로 진정한 성취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쇼펜하우어는 타인을 이해한다는 행위를 ‘타인을 자신의 서사에 끼워 맞추는 아집’이라 정의합니다. 용서조차도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갈등을 덮기 위한 행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에 대한 기대는 낮을수록 현명하고, 관계에 대한 인식은 얕을수록 자유롭다.”
이 통찰은 관계가 늘 위로와 안정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통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합니다.

또한 그는 삶의 본질이 고통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사람은 쾌락이 아닌 고통을 택한다고 말합니다. 고통은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통로입니다. 젊은 시절의 격정이 ‘생물학적 소란’에 불과하다는 통찰은, 나이가 들수록 내면의 고요가 단단해진다는 역설을 품고 있습니다.

📌“육체는 쇠하고, 욕망은 마멸되며, 타인과의 갈등은 점차 무의미해진다.”

여기서 말하는 단단함은 무감각이 아니라,
고통을 흡수한 뒤 생겨난 지혜에 가깝습니다.

📌“인간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며, 타인에 대해서는 절반도 이해할 수 없다.”

이 문장은 관계의 기대치를 낮추고, 타인 이해에 대한 환상을 걷어냅니다. 쇼펜하우어는 관계를 고통의 원천으로 보면서도, 그것을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대신 타인의 인정이나 완벽한 이해를 바라지 않는 태도가 자유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이는 관계 피로와 소통 불능을 호소하는 오늘날 사회에도 적용될 만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쇼펜하우어가 주는 건 결코 부드러운 위로나 감상적 격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의 문장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차가운 손길입니다. 하지만 그 차가움은 절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견고하게 설 수 있도록 만듭니다.

고통은 없앨 수 없지만,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하지만 무거운 명제를,
쇼펜하우어는 수십 년간의 사유와 경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삶의 목표나 행복에 대해 품고 있던 ‘당연함’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그 폐허 위에서 새로운 질문이 피어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쌓고 있는가?
✔️외부의 인정 없이도 내 삶을 견딜 수 있는가?
✔️고통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쇼펜하우어, 나를 깨우다]는 철학서이면서 동시에 ‘정신의 각성제’입니다. 따뜻함보다 냉정함이 필요한 시기에,
이 책은 당신을 똑바로 세우는 힘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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