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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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스트본에 거주하면서 '파킨슨 병'에 걸린 남편을 도우며, 이주민으로, 여성으로,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는 작가 이향규님.

저에게는 이번 작품이 처음 작가를 만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이번 작품을 쓰게 된 것은 '사물'을 통해 생각되는 것들을, 느낌을 '묘사적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생각을 정리해갑니다.

(6) 사물을 잘 묘사해보려고 했는데, 생각이 자꾸만 엉뚱한 곳으로 번져 나갔습니다. 사물이 기억의 문을 열면 잊고 있던 순간과 묻어두었던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 안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 글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엄마가 자꾸 생각났고, 아픈 남편이 가여워졌으며, 커 가는 딸들이 애틋했고, 친구들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마 제목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라는 말 뒤에 붙은 것은 [사람에 대해 쓰게 되었습니다]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저자의 사물을 응시하는 시선, 그 시선 속에 따라오는 사람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잊고 있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나게 됩니다.

그렇게 잔잔하지만.. 무게감있게 다가오는 에세이 [사물에 대해 쓰려했지만]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

어떤 것은 너무나 친숙한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외국'이니까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드벤트 캘린더]라는 것은 전혀 들어본 적도 없던 것이어서.. 이게 뭔가 하고 검색도 해봤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 24일간 하루에 하나씩 열어보는 캘린더인데.. 이 캘린더 뒤에는 '초콜릿'이 있을 수도 있고, '핸드크림'이 담겨 있을 수도 있고.. '글귀'가 있을수도 있고... 기다리는 마음이 아주 극대화된 캘린더입니다.

이 캘린더를 주제로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연결고리"입니다.

(53) 엄마는 "잡아 놓은 날은 반드시 온다"라고 말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기다리는 일이 아득히 멀어 조바심 날 때는 그 말이 위로가 되었다. 늘 시간은 뚜벅뚜벅 걸어서 어느덧 그날에 도달해 있었다. 어드벤트 캘린더를 곁에 두고 놀이 삼아 성탄을 기다린다. 이제 초콜릿이 몇 개 안남았다.

사실 별거 아닌 어드벤트 캘린더인데.. 이 캘린더를 서로 선물하고 나누면서 누군가를 잊지 않고 있음을.. 매일 하루씩 날짜를 세면서 이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리고 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그 첫번째가 6.25전쟁입니다. 그 전쟁에 참전했던 영국군 병사들.. 이미 영국에서도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는 ...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전쟁.. 그러나 이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흔적을 모아서 부산의 UN기념관에 전달하는 작가는 이들의 청춘을 기억하고,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이들의 마음을 담고자 합니다.

"영국 한국 참전 용사 협회"에서 발간하는 [모닝 캄]이라는 잡지는 한국 전쟁과 관련된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영국 청년 마이클의 한국 전쟁]이란 책을 통해 '이들의 기억'을 소환하고 이를 이어나가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두번째는 비전향 무기수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다 아픈 우리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어찌되었든 그들이 원한다면 '북한'으로 돌려보내주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새삼해보게 됩니다. '북한'이 좋다면 그들을 '북한'에 보내주는 것...

이 외에도 저자가 하나의 사물을 보며 생각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은 재미있습니다. 약간은 영국의 삶이 어떤지 살짝 들여다 보는 재미도 있고,

북한 출신 사람들과 살면서 꽁냥거리는 것도 ... 우리가 한민족은 맞구나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이 모든 사물들의 이야기가 결국 '사람'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또한 재미있는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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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궤적 - 과학과 이성은 어떻게 인류를 진리, 정의, 자유로 이끌었는가
마이클 셔머 지음, 김명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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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독서모임 필로어스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토론을 하고 나서 '도덕'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때 튜터 중 한 분이 추천해준 책이 바로 마이클 셔머의 [도덕의 궤적]입니다. 바로 책을 구입해놓고는.. 펼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책장파먹기'를 하면서 읽어보겠노라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어느 정도 반 강제성이 있어야만 하게 되는 듯 합니다.)

과학자이면서 과학 작가이기도 한 마이클 셔머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제이 굴드 등과 함께 과학의 최전선에서 사이비 과학, 창조론, 미신에 맞서 싸워온 대표적인 회의주의자이자 무신론자입니다. (그래서 인지 책속에서 신랄하게 '기독교'를 비난하는 모습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현재 과학주의 운동의 중심인 스켑틱소사이어티(Skeptics Society)를 설립하고, 회의주의 과학저널 <Skeptic>을 창간하여 발행인과 편집장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마이클 셔머가 고등학생 때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신학자가 되기 위해 '기독교 신학'을 공부했다는 것입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것일까요..)

책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점점 더 도덕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종교적 힘이 아니라 세속적 힘의 결과로, 과학과 이성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많은 사료들과 증거 자료들을 약 600페이지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먼저 이 책에서 말하는 도덕적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봅니다. 저자는 도덕적 행위자를 인간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도덕적 행위자를 감응적 존재라고 말합니다.

"(26) 감응적이란 감정 지각, 감각, 반응, 의식이 있어서 느끼고 고통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나는 도덕적 고려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에 지능, 언어, 도구 사용, 추론 능력, 기타 인지 능력뿐 아니라, 진화적으로 더 오래된 뇌의 더 기본적인 감정 능력까지 포함시킬 것이다. 우리의 도덕적 고려는 단지 감응적 존재들이 무엇을 생각하는가뿐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느끼는가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사실 이 책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와 비슷한 느낌이 있습니다. 고대 원시시대에 비해 지금 시대가 훨씬 더 폭력이 줄어들었고, 도덕적인 세상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과정에서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종교'나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이성'과 '과학'이라고 조금 더 세게 이야기하며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기존의 권위와 미신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서 이성과 과학을 진리와 지식의 중재자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223) 국가의 성질은 인류의 성질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그것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도구는 과학과 이성이다.

종교가 도덕적 진보의 근원이 아닌가에 대해서는 워낙 신랄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기독교인'은 보지 않는 편이 상처받지 않을 것같다고 생각됩니다.

(233) 성경은 문학을 통틀어 가장 부도덕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계도와 연대기, 법과 관습으로 엮여 있는 이 책은 땅과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승자가 이 둘을 모두 차지한느 서아시아의 부족 전사들에 의해 쓰였으며, 따라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다.

(261) 종합하면, 종교는 한 나라의 전반적인 행복에 크게 기여하지 안ㅇㅎ는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저자는 기독교의 십계명을 비판하며 오히열 다음과 같은 과학과 이성을 기반으로 한 '잠정적인 도덕률'을 구성하자고 말합니다.

(271) 과학은 그 방법들과 결론들을 바꾸고, 개선하고,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하면서 발전한다. 도덕과학도 그래야 한다. 모든 곳, 모든 사람, 모든 상황에서 옳고 그런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과학에 기반을 둔 도덕의 목표는 -경험적 조사와 합리적 분석으로 평가한 결과 - 대부분의 시기에 대부분의 상황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으면서도 적절한 곳에서는 예외와 수정을 허락하는 몇 가지 잠정적인 도덕률을 구성하는 것이다.

열 가지 잠정적 도덕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황금률은 호혜적 교환과 호혜적 이타주의라는 기본 원리에서 파생한 것으로, 구석기 조상들에게 기본적인 도덕 감정들 가운데 하나로 진화했다 .이 원리에서 도덕의 행위자는 둘이다. 도덕 행위를 하는 주체와 그 행위의 대상이 되는 객체다. 도덕적 행위의 대상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할지를 행위의 주체가 확신하지 못할 때 도덕적 질문이 발생하고,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바로 황금률이다. "누가 내게 이런 행동을 한다면 어떨까?"라고 자문함으로써 당신은 "내가 그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면 그들의 기분이 어떨까?"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누가 내게 이런 댓글을 단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모두가 한다면 악성댓글들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2.  : 어떤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알고 싶으면 상대방에게 먼저 물어보라. (...) 도덕 행위의 주체는 도덕 행동의 객체에게 그 행동이 도덕적인지 부도덕적인지 물어야 한다. 다시 말해, 황금율은 여전히 당신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덕은 당신 위주로 작동하지 않으므로 타인 위주로 도덕을 생각하는 '먼저 물어보기 원리'가 필요하다.

  3. : 항상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고려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고차원적인 도덕 원리다. 무력과 사기를 통해 다른 누군가가 불행해질 때는 행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4.  항상 다른 누군가의 자유를 고려하면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고차원적인 도덕 원리다. 무력과 사기를 통해 다른 누군가의 자유를 빼앗는 것일 때는 자유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자유 원리는 서구 사회에서 실행되는 모든 형태의 자유에 기본이 되는 원리인 내 믿음과 행동이 타인들의 동등한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내가 선택한 대로 믿고 행동할 자유의 연장이다.

  5.  어떤 도덕적 행동을 하려고 계획할 때는 내가 행위자가 될지 행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고 상상하라. 그리고 의심스럽거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라. 이 원리의 기초는 존 롤스가 제시한 개념인 '무지의 장막'과 '원초적 입장'이다. 즉 인간의 의사결정에는 자기 본위 편향이 작용하기 때문에 몯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규칙과 법을 결정할 때 도덕적 행위자는 사회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6.  자신의 도덕적 행위에 대해 자기 정당화나 합리화가 아닌 논리적인 근거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라.

  7.  : 자신의 도덕적 행동을 온전히 책임지고, 타인에게 잘못한 일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는 자세를 가져라. 또한 타인들에게 그들의 도덕적 행동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묻되,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을 내라.

  8.  : 악한 사람들과 도덕 규칙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맞서고, 방어 능력이 없는 피해자를 방어하라.

  9. : 가족, 부족, 인종, 종교, 국적, 젠더 또는 성적 지향성에서 나와는 다른 집단에 속하는 타인들을 나와 똑같은 도덕적 지위를 지닌 내가 속한 집단의 명예회원으로 생각하라.

  10.  다른 감응적 존재, 그들의 생태계, 그리고 생물권 전체의 생존과 번성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라. 생물 애호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고, 우리는 자연의 일부다. 감응적 존재를 먹여 살리는 환경들까지 포괄하도록 도덕의 영향권을 확장하는 것은 숭고한 도덕 원리다.

이상의 열가지 십계명을 한마디로 줄여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솔직히 책은 쉽게 술술 읽히지는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과학적 사료들과 역사적 사료들이 뒤섞여 있어서 집중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확실히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었고, 생각하게 되고,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고,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치열한 투쟁 가운데 획득된 것인지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책 [도덕의 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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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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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말 중의 하나가 "아~ 시간 없어!" 입니다.

뭔가 분주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서 그런지 '시간의 부족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하루를 생각해보면 '책'도 읽어야 하고, '업무'도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며, '사람'도 만나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합니다. 거기에 '공부'도 해야 하고, '유흥'도 즐겨야 하니.. 하루 24시간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간 소비자가 아닌 시간 생산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시간 연금술]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자인 미야자키 신지는 '도쿄의 명문 사립대학'을 졸업하고, 7개의 학위, 6개 국어를 마스터, 133개의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며 60권의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현재 영어학습, 다언어학습, 번역, 시간을 쓰는 법에 대한 강연과 집필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는 다음과 같습니다.

  1. - 하루 24시간은 변함이 없다. 시간을 늘릴 수 없다면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일상에서 무심코 하는 일에 시간 강탈자가 숨어있다. 나의 시간을 빼앗는 의미 없는 습관을 찾아서 과감히 없애라.

  2. - '나중에'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미뤄둔 일들이 있는가? 하지만 그 언젠가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고 싶은 일이 잇다면 지금 당장 계획을 세우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

  3. -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버는 일에 시간을 쏟아붓다 보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꿈에 도전할 시간이 없다. 생계를 위한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자. 일상에 숨어있는 '꿈의 시간'을 찾아라.

  4. -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알고 보니 내 시간을 빼앗는 일들이 있다. 불필요한 논쟁, 무의미한 만남, 보상 없는 배려... 조금만 시간을 바꾸면 꿈을 이루는 데 쓸 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

  5. - 늘 시간에 쫒기는 사람들은 막연하게 시간 계산을 한다. 마감 기한을 맞추기가 빠듯한 것은 나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간 계산을 잘못한 것이다. 충분히 여유를 두고 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완성도가 훨씬 높다.

  6. -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무슨 일에, 누구에게 시간을 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불필요한 욕구와 인간관계를 줄이고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것들을 멀리하면 여유 시간이 생긴다.

  7. -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단 한번도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시간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시간을 선택할 수는 있다. 지금 이순간 무엇을 하며 시간을을 보낼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

  8. - 나의 시간과 노력은 반드시 결과로 나타난다. 내일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일이라고 지금 당장 하기를 망설이지 마라. 나의 열망과 간절함이 시간 속에 축적되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결과를 얻게 된다.

무엇보다 먼저 시간에 대해 가져야 할 생각은 "시간을 잘 쓰자"는 결심을 하고 훈련하지 않으면 시간을 잘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막연하게 시간을 보낸다면 시간을 잘 쓸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평소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책을 보면서 제 시간을 한번 확인해봤는데.. 생각보다 유튜브 숏츠를 보는 시간이 많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제 시간 사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독서 : 2 ~4시간

- 글쓰기 : 30분 ~ 1시간

- 업무 : 8 ~ 9시간

- 운동 : 30분 ~ 1시간

- 영어공부 : 30분

- 숏츠 및 인터넷 검색 : 1 ~ 2시간

- 기타(식사, 생리활동, 수면) : 나머지 시간

이 시간들을 스키븐 코비의 '4가지 시간'으로 분리해보니

- 제 1영역 : 긴급하고 중요한 일 (업무, 독서)

- 제 2영역 : 긴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 (업무, 독서, 영어공부, 운동, 글쓰기)

- 제 3영역 :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기타_식사, 생리활동, 수면)

- 제 4영역 : 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숏츠 및 인터넷 검색)

로 정리가 됩니다(저에게는 독서.. 긴급하고도 중요한 일.. .서평단의 노예 ㅠㅠ)

저자는 말합니다.

(29) 시간을 늘리고 싶다면 목표를 정하고 그거을 이루기 위해 맹리 노력하자. 노력할수록 자신이 성장하고 변화하기에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시간이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상기한 것이 '시간 기록'입니다. 시간을 기록하는 것과 기록하지 않는 것은 거의 천지차이입니다.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나의 시간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시간기록을 더 잘할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살짝 아쉽습니다)

또한 시간을 사용함에 있어서 내 꿈을 위해 쓰는 시간을 사용해야합니다. 여유가 생긴 이후에.. 가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53) 반드시 매일 어떤 작은 일이라고 실천해나간다. 이를 조금씩 반복해나가는 길 외에 꿈을 실현할 방법은 없다. 의욕이 생겼을 때 한 번에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날은 1년 중에 며칠 없다. 오늘부터 1일이다. 지금 바로 시작하자.

이 책에서 재미있는 개념이 몇 개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가 "지적 엥겔지수"입니다.

엥겔지수란 가계의 총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즉 총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문화적으로 가난한 생활을 하고, 반대로 낮을수록 문화적으로 쾌적한 생활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도쿄대학 명예교수 다케우치 히토시는 엥겔지수를 응용하여 '지적 엥겔지수'라는 지표를 만들었는데 이는 '하기 싫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하루 24시간에서 수면시간을 뺀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 자는 사람이 가진 시간은 16시간이고, 이 중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에 8시간을 소비한다면, 8시간을 16으로 나눈 50%가 '지적 엥겔지수'입니다. 만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에 투자할 시간이 전혀 없어도 된다면(금수저, 파이프라인) 이 사람의 지적 엥겔지수는 0이 됩니다. '지적 엥길지수'가 낮을수록 문화적으로 쾌적한 생활을 한다는 말입니다. 저의 경우는

하루 자는 시간이 6시간 정도이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에 8시간 정도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45%가 '지적 엥겔지수'가 되겠습니다.

이 지적 엥겔지수를 낮추기 위해서는 생계를 위한 일에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파이프라인'을 빨리 구축해야겠으며,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하기에 앞서 절약을 통해 돈을 덜 벌어도 되게끔 하라고 저자는 충고합니다.

이 책에서도 TV와 인터넷을 경계합니다. 역시 시간 도둑 중 가장 큰 대도인 듯 합니다. 거기에 신박한 개념을 하나 또 이해했습니다 .바로 '이왕하는 김에' 입니다. 즉 입니다. 핵심은 '즐거움'과 '자신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일'을 조합하는 것입니다. 이왕하는 김에 두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을 꾸준히 이어나간다면 같은 시간이지만 두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듯 합니다.

또한 저자는 언어를 배우는 것도 왜 배우는지를 분명하게 하고, 불필요한 영역까지 공부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도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이 재미있는 면은 '시간'을 질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내 인생을 갉아먹는 '사람들' '습관들' '상황들'을 과감히 버리라고 말하는데 있습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잡아먹히고 있는 이러한 시간들만 잘 지켜내더라도 분명 우리의 생산성과 만족도는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도 시간이 없다고 투덜거리면서 열심히 서평을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정말 시간 활용의 마술사가 되기를 꿈꾸며 [시간연금술사]의 조언을 꼭 새겨서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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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백수린 외 지음, 이승희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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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서포터즈로 이번에 읽은 단편 모음집 [함께 걷는 소설]입니다.

책 속에는 어딘지 모르게 내 마음과 닮은 사람들과의 관계, 우정에 대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성장과 이별 사이에서 겪은 따뜻한 우정과 유대감,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소통과 공감, 오래된 추억 속에 남겨진 슬쓸한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 [함께 걷는 소설] 에서 "다양한 우정의 만남들"을 보았습니다.

첫번째 작품 백수린 작가의 [고요한 사건] ☆☆☆☆

좀 있어 보이는 가족인 우리가 '소금 고개'로 온 것은 "재개발"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그날 밤, 그 일대가 모두 소금 고개와 같은 무허가 주택 밀집 지구였는데 몇 년 사이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었고, 소금 고개가 그 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한 달동네라는 이야기를 내게 전했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만난 친구 해지와 무호.. 이 둘을 통해 세상을 좀더 알수 있게 되고, 자신이 보지 못하던 세상을 보게 된 '나'.

하지만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나는 평생 이렇게, 나가지 못하고 그저 문고리를 붙잡은 채 창밖을 기웃거리는 보잘것없는 삶을 살게 되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내가 그 장면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은 아주 먼 훗날의 일이고, 그때 나는 창밖으로 떨어져 내리는 아름다운 눈송이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두번째 작품 이유리 작가의 [치즈 달과 비스코티] ☆☆☆

배경은 '정신병원'입니다. 돌맹이와 말을 할 수 있는 변변한 직업 없이 결혼도 안하고, 살찐채 방안에서 생활하는 '나' 예순살이지만 유명 패션 잡지의 편집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어머니 밑에서 아버지도 모르고 찐따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여기서 어머니의 모습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 미란다가 연상됩니다.)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에 나는 정신병원에서의 집단상담들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월리스와 그로밋'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쿠커'를 만나게 됩니다. [월리스와 그로밋]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아하고 열성적인 '쿠커'에게 이끌려 함께 외출까지 하게 된 '나(마법의 선인장)' 그러다가 사고로 인해 자신의 친구 "스콧(돌멩이)"를 잠시 잃어버리게 되고, '쿠커'로부터 '달의 치즈'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실제 '달'로 날아가는 '쿠커'를 보게 됩니다.

읽는 내내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ㅎㅎ 도대체 내가 본 '쿠커'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그냥 상상일까요?

세번째 작품 강석희 작가의 [우따] ☆☆☆☆☆

파리의 학교에서 만나게 된 '우따' 우따는 우따였다. 라는 첫 문장처럼 이야기는 '우따'에 대한 나의 기억, 관찰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우따는 정말 우따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 신념대로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우따.

그저 하루 하루 등교하고, 밥 먹는 것에만 그치는 우리네와 달리 '가치관'을 가지고 그 가치관대로 행동하는 우따의 모습은 .. 이미 어른이 된 제 눈에도 대단해보입니다.

(93) 우따는 섣부른 행동은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자중하자는 입장이었다.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부닝 없음을 근거 삼아 마리엘을 설득하려고 했다. "겁쟁이. 도망자!"

사실 우따보다 더 대단한 것은 '마리엘'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인종차별'을 그냥 감내한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들.

이런 이들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던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친구들을 통해 분명 느끼는 것이 정말 많았을 것 같습니다.

네번째 작가 김지연 작가의 [굴 드라이브] ☆☆☆

면접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간 나. 그런데 알고보니 면접 자리가 아닌 '선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만난 고등학교 때 반 반장. 그런데 그들의 과거 추억이 그닥 아름답지 않습니다.

"나 고등학교 다닐 때 니를 엄청 싫어했거든. (...) 어릴 땐 다들 그렇잖아. 어떤 일을 하면서도 왜 하는지 몰라. 그냥 하는 거야. 어쩌면 싫어할 게 필요했는지도 모르지. 우리가 보기에 넌 뭔가 좀 이상했나 봐."

그리고 용서를 구하는 '반장' 계속해서 용서를 거부하는 나.. 나는 왜 '용서'를 해주지 않았던 것일까요? '요리법'은 궁금해하고.. 살짝... 나의 마음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안도할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나는 안도했다. 나는 반장을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그제야 고향을 좀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다섯번째 작가 천선란 작가의 [그림자 놀이] ☆☆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없는 차단막 수술을 받은 서이라..

(여기서부터 잘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아무리 미래라도 타인의 감정 공감을 차단하는 수술이 생길까요?)

그리고 우주여행 후 20년만에 돌아온 친구 '김이라'

"상처받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보호막이었어. 사람이 사람을 잔인하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지쳐 있었으니까.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나를 비롯해 곁의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감정을 잃더라도 모두가 감내할 수 있다고 믿었어. 세상은 더 평화로워질거야."

위로의 존재가 되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지만 공감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섯번째 작가 김사과 작가의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

이수영과 한비의 이야기인데, 참 이수영이 내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

왜 한비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축하받을 게 뭐 있니. 한비 쟤 인생인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거지."

"네가 한비의 예술가 친구! 그렇다면 우리 한비는 ? (...) 우리 한비는 보헤미안!"

한비네 부모님은 왜 그렇게 웃음을 터뜨린 것일까요?

"우리 한비는 보헤미안! 그리고 이수영이 너는 예술가! 예술가! 예술가!" 흥분한 한비의 어머니가 급기야 이수영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보헤미안과 예술가? 그게 도대체 뭔가 싶습니다.

다만 과연 한비와 이수영은 친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수영은 한비를 친구라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동경의 대상이었는지

일곱번째 작가 김혜진 작가의 [축복을 비는 마음]

청소업체를 소재로 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한번 '청소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던터라 반갑기도 했고 '인선'처럼 "축복해주며" 청소를 해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선이 고개를 끄덕이자 경옥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집을 청소할 땐 마음이 너무 불행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받는 돈은 똑같은데 몇배나 더 일해야 하는 상황이 억울하지 않으냐는 거였다. 축복을 비는 마음으로 하는 거죠. 뭐. 인선이 답했고 경옥이 물었다. 축복요? 무슨 축복요.

깨끗하게 청소해 드리는 만큼 좋은 일 많이 생기시라고 빌어 주는 거죠."

이렇게 일곱편의 소설을 통해 세상은 '혼자'걷기 보다는 '함께'걷기를 더 권장하고 있는 책 [함께 걷는 소설] 창비서포터즈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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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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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점부터 단편소설 모음집을 읽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끝나버린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있지만 단편소설이 주는 매력이 확실히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단편소설의 매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나의 핵심 주제에 집중할 수 있다

둘째, 한 편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한 호흡에 작품을 소화할 수 있다)

셋째, (단편 소설 모음집은)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주제들이 이어진다.

넷째, (단편 소설 모음집에서) 나와 합이 잘맞는 작가를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번에 창비 서포터즈로써 읽게 된 소설은 [끌어안는 소설]과 [함께 걷는 소설]입니다. 그 중 [끌어안는 소설]의 키워드는 '가족'입니다.

가족이라는 물리적,유기적 생명 공동체에 대해 엮은이들은 다음 구절에 주목합니다.

"이토록 모순된 유기적 생명 공동체가 세상에 또 있을까? by 톨스토이"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가족을 돌아보며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아픔에 공감하며 새롭게 찾아올 만남 또한 온 가슴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따스함을 느끼기 바란다는 엮은이들의 마음을 담아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정지아 작가의 『말의 온도』 ★★★★★

이혼한 딸과 함께 살게 되며 '본채'를 비워주고 '사랑방'으로 거처를 옮긴 어머니.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딸인 나는 엄마의 식성도 알게 되고, 엄마의 말속에 담긴 뜻도 이해해가며 그렇게 어릴적 자신이 가진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화자인 '나'에서 제 모습을 많이 비춰보게 되고, 엄마라는 존재의 그 깊은 의미에 대해서도 느끼게 하는 소설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살짝 엄마의 손을 잡아봅니다.

벚꽃이든 산수유든 아무 꽃이나 보러 가세.

꽃을 멀라고 나가서 볼 것이냐. 눈앞에 젤로 이쁜 곷이 있는디.

 

두번째 이야기는 손보미 작가의 『담요』 ★★★

[난 리즈도 떠날거야]라는 작품을 통해 돈과 명성을 얻게 된 "나"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었던 스토리를 들려준 친구 '한'과 이 소설 때문에 절교를 하게 됩니다. 자신의 상사인 '장'의 사적인 이야기를 소설에 담음으로써 '장'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년 후 '한'이 죽게 되고, 그리고 또 일년 후 허름한 술집 안에서 '장'과 마주 앉은 '나'는 '장'의 이야기를 '장'의 목소리로 듣게 됩니다. 그리고 '장'이 아들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를 어떻게 이겨내게 되었는 지를 듣는데.. 솔직히 그 부분이 전 잘 이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약간 갑자기? 이런 느낌)

"정말, 우리가 죽을 때가 되면 뭐든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농담이죠."

장은 불콰해진 얼굴로 익살스럽게 웃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황정은 작가의 『모자』 ★★★

세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됩니다. 잉? 갑자기...

어딘가 묘하게 생뚱맞은 이야기 .. 사람이 갑자기 '모자'가 된다니...

어딘가 SF적인 느낌인거 같으면서도 왜 하필 '모자'인가 생각도 들고..

그래서 결론이 뭔가? 하는 생각도 들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죽음에 임박한 순간에 생각하니 꼭 그렇지도 않아서, 마지막 순간에 맥이 빠져 버렸다. 너무 몰랐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자기에게 이런 이야기가 있는 것을 아는 것처럼 그 누구에게도 저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다면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는 식의, 건강에도 나쁜 생각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네번째 이야기는 김유담 작가의 『멀고도 가벼운』 ★★★★★

이번 단편집에서 재미있게 읽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집성촌을 배경으로 하는 점도 우리 고향 '고창'이 생각나게 했고, 어머니의 부업이라는 것에서도 과거 어머니가 열심히 하시던 "소일거리"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제일 재미있는 것은 '보배 이모'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입니다. 인간에게는 어쩜 이리 다양한 감정들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동정심을 가졌다가도 얄밉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이 준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자신이 던진 상처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그 모습들이 지금 우리네 삶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계산적인 게 왜 나쁜 거예요? 저는 계산적인 게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계산을 틀리게 하는 게 나쁜 거죠.

 

어린 시절 이모는 내게 뉴질랜드 이야기를 다채롭게 들려 주면서도 빈말로라도 나중에 크면 놀러오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것이 내심 서운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모와 나는 딱 그 정도의 거리가 적당했다. 우리는 그저 먼 친척에 불과했고, 서로의 삶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는 친척관계가 얼마나 지긋지긋한지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까.

 

다섯번째 이야기는 윤성희 작가의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

깨져버린 가족을 떠나 새롭게 만든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안식을 찾게 되는 주인공. 이야기는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 합니다.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하는 8명의 형제들의 이야기는 잘 각색하면 미니시리즈 하나는 만들어질 듯 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만나게 된 W와 Q 그리고 고등학생까지

혈연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보물을 찾으러 갔다 온 사이, 주방장이 도망을 갔다.

(...)

그때 내 머릿속을 무엇인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내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


 여섯번째 이야기는 김강 작가의 『우리 아빠』 ★★★★★

저출산 대책으로 인공수정을 통해 임의의 아이를 만드는 세상 그렇게 '우리 아이'가 세상에 나오게 되는데 문제는 이 정자를 제공하는 '우리 아빠'들이 사회적으로는 '부적응자' 내지 '낙오자'들이라는 것입니다. 정자를 제공한 '돈'이 있어야만 생활을 연명할 수 있는 자들.. 그런 이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 부성애를 가진다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는지... 신선한 소재면서.. 정말 언젠가는 일어날지도 .. 란 생각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빠'가 되어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혈액을 팔아 생계를 이었다는 옛날 이야기의 등장인물과 다를 것이 없었다. '우리 아이'는 그들의 자식이다. 그들의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세상이 원하는 딱 그만큼이 되었다. (...) '우리 아이' 사업으로 혜택을 보았고, 일자리를 유지하게 되었음에도 개인으로 만나게 되는 '우리 아이'에 대해서는 냉담했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김애란 작가의 『플라이데이터리코더』 ★★★★

마지막 이야기는 "플라이데이터리코더"라는 이름의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와 삼촌과 함께 섬에 사는 '아이'는 "에미 애비 없는 자식"으로서 엄한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던 중 우연히 발견한 '블랙박스'를 통해 '엄마'와 이야기한다는 내용인데.. 플라이데이터리코더라는 것이 날으는저장장치 "블랙박스"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할아버지와의 동거란 세 명의 생부를 데리고 사는 것만큼 피곤한 일이기도 했다. 아이는 목청 좋은 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찔끔찔끔 오줌을 지렸다.

출처 입력

잘 있으래. 어디서든 잘 있어 달래. 그러면 자기가 무척 기쁠 거래.

 

일곱편의 이야기들은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 끌어안는 관계들을 보여줍니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 [끌어안는 소설]를 통해 잠시 따듯한 사람의 온기를 느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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