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부터 단편소설 모음집을 읽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끝나버린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있지만 단편소설이 주는 매력이 확실히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단편소설의 매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나의 핵심 주제에 집중할 수 있다
둘째, 한 편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한 호흡에 작품을 소화할 수 있다)
셋째, (단편 소설 모음집은)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주제들이 이어진다.
넷째, (단편 소설 모음집에서) 나와 합이 잘맞는 작가를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번에 창비 서포터즈로써 읽게 된 소설은 [끌어안는 소설]과 [함께 걷는 소설]입니다. 그 중 [끌어안는 소설]의 키워드는 '가족'입니다.
가족이라는 물리적,유기적 생명 공동체에 대해 엮은이들은 다음 구절에 주목합니다.
"이토록 모순된 유기적 생명 공동체가 세상에 또 있을까? by 톨스토이"
다양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가족을 돌아보며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아픔에 공감하며 새롭게 찾아올 만남 또한 온 가슴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따스함을 느끼기 바란다는 엮은이들의 마음을 담아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정지아 작가의 『말의 온도』 ★★★★★
이혼한 딸과 함께 살게 되며 '본채'를 비워주고 '사랑방'으로 거처를 옮긴 어머니.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딸인 나는 엄마의 식성도 알게 되고, 엄마의 말속에 담긴 뜻도 이해해가며 그렇게 어릴적 자신이 가진 엄마에 대한 서운함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화자인 '나'에서 제 모습을 많이 비춰보게 되고, 엄마라는 존재의 그 깊은 의미에 대해서도 느끼게 하는 소설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살짝 엄마의 손을 잡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