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백수린 외 지음, 이승희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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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서포터즈로 이번에 읽은 단편 모음집 [함께 걷는 소설]입니다.

책 속에는 어딘지 모르게 내 마음과 닮은 사람들과의 관계, 우정에 대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성장과 이별 사이에서 겪은 따뜻한 우정과 유대감,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소통과 공감, 오래된 추억 속에 남겨진 슬쓸한 기억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 [함께 걷는 소설] 에서 "다양한 우정의 만남들"을 보았습니다.

첫번째 작품 백수린 작가의 [고요한 사건] ☆☆☆☆

좀 있어 보이는 가족인 우리가 '소금 고개'로 온 것은 "재개발"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그날 밤, 그 일대가 모두 소금 고개와 같은 무허가 주택 밀집 지구였는데 몇 년 사이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었고, 소금 고개가 그 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한 달동네라는 이야기를 내게 전했다."

그리고 그 동네에서 만난 친구 해지와 무호.. 이 둘을 통해 세상을 좀더 알수 있게 되고, 자신이 보지 못하던 세상을 보게 된 '나'.

하지만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나는 평생 이렇게, 나가지 못하고 그저 문고리를 붙잡은 채 창밖을 기웃거리는 보잘것없는 삶을 살게 되리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내가 그 장면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은 아주 먼 훗날의 일이고, 그때 나는 창밖으로 떨어져 내리는 아름다운 눈송이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두번째 작품 이유리 작가의 [치즈 달과 비스코티] ☆☆☆

배경은 '정신병원'입니다. 돌맹이와 말을 할 수 있는 변변한 직업 없이 결혼도 안하고, 살찐채 방안에서 생활하는 '나' 예순살이지만 유명 패션 잡지의 편집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어머니 밑에서 아버지도 모르고 찐따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여기서 어머니의 모습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 미란다가 연상됩니다.)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에 나는 정신병원에서의 집단상담들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월리스와 그로밋'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쿠커'를 만나게 됩니다. [월리스와 그로밋]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아하고 열성적인 '쿠커'에게 이끌려 함께 외출까지 하게 된 '나(마법의 선인장)' 그러다가 사고로 인해 자신의 친구 "스콧(돌멩이)"를 잠시 잃어버리게 되고, '쿠커'로부터 '달의 치즈'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실제 '달'로 날아가는 '쿠커'를 보게 됩니다.

읽는 내내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ㅎㅎ 도대체 내가 본 '쿠커'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그냥 상상일까요?

세번째 작품 강석희 작가의 [우따] ☆☆☆☆☆

파리의 학교에서 만나게 된 '우따' 우따는 우따였다. 라는 첫 문장처럼 이야기는 '우따'에 대한 나의 기억, 관찰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우따는 정말 우따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 신념대로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 우따.

그저 하루 하루 등교하고, 밥 먹는 것에만 그치는 우리네와 달리 '가치관'을 가지고 그 가치관대로 행동하는 우따의 모습은 .. 이미 어른이 된 제 눈에도 대단해보입니다.

(93) 우따는 섣부른 행동은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자중하자는 입장이었다.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부닝 없음을 근거 삼아 마리엘을 설득하려고 했다. "겁쟁이. 도망자!"

사실 우따보다 더 대단한 것은 '마리엘'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인종차별'을 그냥 감내한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들.

이런 이들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던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친구들을 통해 분명 느끼는 것이 정말 많았을 것 같습니다.

네번째 작가 김지연 작가의 [굴 드라이브] ☆☆☆

면접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간 나. 그런데 알고보니 면접 자리가 아닌 '선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만난 고등학교 때 반 반장. 그런데 그들의 과거 추억이 그닥 아름답지 않습니다.

"나 고등학교 다닐 때 니를 엄청 싫어했거든. (...) 어릴 땐 다들 그렇잖아. 어떤 일을 하면서도 왜 하는지 몰라. 그냥 하는 거야. 어쩌면 싫어할 게 필요했는지도 모르지. 우리가 보기에 넌 뭔가 좀 이상했나 봐."

그리고 용서를 구하는 '반장' 계속해서 용서를 거부하는 나.. 나는 왜 '용서'를 해주지 않았던 것일까요? '요리법'은 궁금해하고.. 살짝... 나의 마음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안도할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나는 안도했다. 나는 반장을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그제야 고향을 좀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다섯번째 작가 천선란 작가의 [그림자 놀이] ☆☆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없는 차단막 수술을 받은 서이라..

(여기서부터 잘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아무리 미래라도 타인의 감정 공감을 차단하는 수술이 생길까요?)

그리고 우주여행 후 20년만에 돌아온 친구 '김이라'

"상처받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보호막이었어. 사람이 사람을 잔인하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지쳐 있었으니까.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나를 비롯해 곁의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감정을 잃더라도 모두가 감내할 수 있다고 믿었어. 세상은 더 평화로워질거야."

위로의 존재가 되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지만 공감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여섯번째 작가 김사과 작가의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

이수영과 한비의 이야기인데, 참 이수영이 내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

왜 한비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축하받을 게 뭐 있니. 한비 쟤 인생인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거지."

"네가 한비의 예술가 친구! 그렇다면 우리 한비는 ? (...) 우리 한비는 보헤미안!"

한비네 부모님은 왜 그렇게 웃음을 터뜨린 것일까요?

"우리 한비는 보헤미안! 그리고 이수영이 너는 예술가! 예술가! 예술가!" 흥분한 한비의 어머니가 급기야 이수영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보헤미안과 예술가? 그게 도대체 뭔가 싶습니다.

다만 과연 한비와 이수영은 친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수영은 한비를 친구라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동경의 대상이었는지

일곱번째 작가 김혜진 작가의 [축복을 비는 마음]

청소업체를 소재로 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한번 '청소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던터라 반갑기도 했고 '인선'처럼 "축복해주며" 청소를 해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선이 고개를 끄덕이자 경옥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집을 청소할 땐 마음이 너무 불행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받는 돈은 똑같은데 몇배나 더 일해야 하는 상황이 억울하지 않으냐는 거였다. 축복을 비는 마음으로 하는 거죠. 뭐. 인선이 답했고 경옥이 물었다. 축복요? 무슨 축복요.

깨끗하게 청소해 드리는 만큼 좋은 일 많이 생기시라고 빌어 주는 거죠."

이렇게 일곱편의 소설을 통해 세상은 '혼자'걷기 보다는 '함께'걷기를 더 권장하고 있는 책 [함께 걷는 소설] 창비서포터즈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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