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맨 만큼 내 땅이다
김상현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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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까지는 김상현님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필름>출판사 대표라는 것과 카페 '공명'의 대표라는 것도 책을 통해 알았다.

연남동의 유명하다는 카페도 아직 가본적이 없다.

하지만 작가의 정보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책속의 문장 만으로 충분했다.
이 책이 내마음을 흔들어놓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삶이란 어쩌면 아주 의미없는 것들이 죽을 때까지 반복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은 이들은 매일을 충만하게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짜증나고, 하기 싫고, 때려 치우고 싶고, 때로는 죽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순간도 분명 오겠지만, 의미를 찾은 이들에게는 그것 또한 과정 중 하나로, 담금질 정도로, 고통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22)

최근 내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문장이었다.
짜증나고, 하기싫고, 그냥 죽는게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
무언가 엄청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재미있는 것이 없는 상태였다.

그런 나에게 "충만한 매일"을 이야기하며.. 이 또한 담금질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김상현 저자는 말한다.

이 모든 것이 헤맴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가끔 흔들려도 저는 오늘 한 줄 더 쓰고, 커피 한 잔을 더 내리고, 한번 더 글을 다듬습니다. 그 평범하고 위대한 반복이 결국 우리의 업을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매일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35)

내가 하루 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었던 평범하고 위대한 반복이 한동안 이래서 뭐가 달라지는가 싶었다.

그래서 멈췄다.
1일 1리뷰를 멈췄고, 미라클모닝을 멈췄고, 감사메모를 멈췄고, 달리기를 멈췄다.

그렇게 멈췄음에도.. 사실 삶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내 하루가 충만하지 않다는 것을.
내 하루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결국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는 방향, 마음이 충만해지는 선택을 할 때 가장 강력한 동력을 얻습니다."(61) 라는 말처럼 나의 평범하고 위대한 반복 습관들은 나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고, 마음을 충만해지게 만드는 일이었다.

술에 취하고, 침대에 널부러져 웹툰이나 웹소설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는 것은 결국 내가 아닌 타인에게 주목하는 것이다.

"결국 자신에게 집중하는 힘을 잃었을 때 우리는 타인을 폄하하며 스스로를 지키려 합니다. 그런 순간이 잦아질수록, 우리는 성장하는 대신 퇴보합니다."(80)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는 힘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데.. 그 힘과 방향을 놓친 순간부터는 성장이 아닌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헤맴과 방황의 시간을 통해 앞으로 삶에 대한 단호한 결정을 내린다.
바로 '삶이라는 광활한 숲을 거니는 '일상탐험가'로 살기로 한 것' 이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마치 소중한 정원을 가꾸는 '삶의 정원사'가 되기로 한 것이다.

"매일 밤 침대에 누울 때면 '아, 오늘 정말 잘 살았다'라는 따뜻한 충만함이 물밀듯이 밀려 옵니다."(117)

과연 이런 충만함을 마지막으로 느껴본게 언제였나?
책을 읽다말고 잠시 들여다 보았다.
마지막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을 다 읽고, 다시금 한달을 시작하는 12월 1일 첫 날..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쓰며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운동을 하고, 독서를 하고, 블로그 포스팅을 했다. 필사까지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침대에서 딴 짓 안하고 바로 잠을 청하는데.. 김상현 작가가 말하는 따뜻한 충만감이 몰려왔다.
(침대에 놓인 전기매트 덕분도 있겠지만)

그렇게 간만에 느낀 충만함..
그 감정을 안고 잠이 들었다가 기분좋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간만에 새벽독서를 하고, 필사를 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니..
정말 이것이 바로 "내 삶" 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래 이만하면 많이 헤맸다.
이제는 내 삶의 일상탐험가, 성실한 정원사가 되어 하루 하루를 잘 가꾸어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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