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솔드 : 흩어진 조각들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3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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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열린책들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본 서평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의 1권,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과 2권, 『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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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의 운명에 저항하기 위해 도망친 아이들은 무단이탈자의 묘지에 이르렀다.


코너가 거슬렸던 문제아 스타키는 황새들만을 결집시키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코너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언와인드를 구출하면서 주택마다 불을 질렀다.


묘지를 쓸어낼 구실만을 찾던 청담이 방화사건 덕분에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고, 무단이탈자의 둥지를 습격한다.


백육십구 명은 비행기를 타고 도망에 성공하고 서른세 명이 죽었으며 사백육십칠 명의 아이는 진정탄에 맞아 청담에 의해 끌려간다.


코너에게 마찬가지로 복수의 칼날을 갈던 전직 청담이자 현직 장기 해적인 넬슨은 이 아수라장에서 코너를 찾아내는 데에 성공하지만 레브에게 진정탄을 맞고 또다시 코너를 놓치게 된다.


언와인드 제도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매스미디어에 보내는 데에 이용당하던 리사는 마음을 굳히고 자신의 진짜 소신을 드디어 방송에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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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디스톨로지의 세 번째 이야기, 『언솔드 : 흩어진 조각들』은 클라이맥스로 가는 브리지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비록 1권의 언와인드라는 제도와 그 과정이 보여준 충격과 2권에서 처음 등장한 리와인드 카뮈 콤프리의 등장만큼의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서사로 쌓아 올린 인물들 간의 시너지와 이해관계, 갈등, 충돌 등이 읽는 독자에게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기틀이 단단히 잡혔던 묘지는 제독의 퇴장 이후 인간 본성에 의해 갈등이 돌기 시작했고, 스타키라는 변수에 의해 이 안정적이었던 무대는 파괴되었다. 아이들은 '흩어진 조각들'이라는 제목처럼 흩어지고 각각이 또 변수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세상에 흩어지고 저마다의 이상을 위해 목표를 세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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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셔스터먼의 작품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로 처음 접하는데, 장편 소설을 쓰면서 독자를 다음 권으로 끌고 가는 기술이 대단한 작가라고 느껴졌다. 매 권마다 끊임없이 다음 권을 읽게 만드는 장치를 녹여낸다. 2권에서 언급된 '잰슨 라인실드'에 대한 비밀이 3권에서 마침내 드러나고, 더 이상 아무도 해치지 않고 이 제도를 뒤집어버릴 기술, 그렇기에 언와인드 제도에 이해관계가 있던 자들에 의해 묻힌 기술이 등장한다. 완벽한 황금의 인간, 카뮈 콤프리가 코너에 합류하며 던진 한 마디로 역시나 우리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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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해.

언와인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내는 단일 산업이야.

어쩌면 전 세계에서 그럴지도 몰라.

이런 경제적 엔진은 자신을 보호해.

그 엔진을 무너뜨리려면 우리는 놈들보다 똑똑해져야 해.」

캠이 미소 짓는다.

「하지만 놈들은 한 가지 실수를 했어.」

「무슨 실수?」

「자기들보다 똑똑한 사람을 만들었거든.」

─ P.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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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어덜트 장편소설은 마지막 권을 남겨두고 있다. 첫 권을 받고 완독에 가능할지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사라지고 마지막을 얼른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언와인드 제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 '스타키'라는 명분을 찾은 기득권들, 이 사태에 더욱 궁지에 몰린 언와인드들은 어떻게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일지, 카뮈는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해줄지 이 피날레가 어떻게 끝날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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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 잃어버린 여성 - 신, 물리학, 젠더 전쟁
마거릿 워트하임 지음, 최애리 옮김 / 신사책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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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신사책방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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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낙태율이 피크였던 시대에 태어나, 성비가 불균형한 교실에서 수학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그 기저에 심각한 남아선호사상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쨌든 나는 꾸준히 '학교'에 있었으니 교육에 대한 성차별적 역사에 대해서도 꽤 오랜 기간 무감했었고, 고전에서 배우지 못한 여성, 미친 여성, 창녀들을 마주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던 중, 마침내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을 찾았다.


마거릿 워트하임의 『물리학이 잃어버린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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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방대한 과학의 역사를 한 권으로 엮었다. 거기에 지워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과 여성 과학자들이 받은 성차별적 수모를 결코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말이다. 이러한 계보의 첫 시작에 저자는 과학이라는 분야가 종교에 기초했음을 밝힌다. 종교와 과학이라고? 오늘날을 사는 입장에서는 전혀 연관이 없을뿐더러 되려 대척점에 있다고 여겨지는 분야 아닌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1859년 '이전에는' 그랬다.


태초에 이오니아인들이 세상과 자연법칙에 설명을 붙이기 위해 온갖 신들을 창조했고, 이는 그리스 신화가 되었다. 그리고 신을 숭상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 종교가 등장하고 세계의 모습을 정하는 데에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의 입김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피타고라스 역시 수학을 신적인 지식이라고 여겼다. 타로카드 같은 오컬트가 수비학의 영향을 적잖이 받은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연관관계가 얼추 납득이 갈 것이다.

피타고라스가 활동했을 당시에는 그래도 여성 역시 이 학문에 동참할 수 있었으나, 홀수와 짝수의 특수한 속성을 성별에 따른 도덕적 특징으로 여기고, 홀수는 남성이며 선의 자질, 짝수는 여성이며 악의 자질로 여기며 성차별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나마 몇백 년 동안 여성에게 열려있던 기회의 문마저 12세기에 '여성은 입학할 수 없는' 성당학교가 중심이 되며 성별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된다. 그리고 책은 그 뒤로 수 세기에 걸쳐 벌어지는 여성 과학자들의 암울한 과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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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해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고, 지식을 접하려면 남자를 통하는 길밖에 없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성을 결혼 상대로 선택하며,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대학원에서는 여성의 입학을 거절한다.


많은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답답해하지 않을까, 특히 여성이라면 더욱, 철옹성 같은 꼰대적 문화에 절망을 맛본 여성 과학자들의 역사들을 마주할 때마다 더더욱 말이다. 그리고 수 세기를 지나 그런 압력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한 여성들을 볼 때마다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설령 뒤를 이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을 느끼며 씁쓸해지더라도.

그럼에도 이러한 역사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남성은 이성적이고, 여성은 감정적이다? 따위의 잔잔하게 자리 잡은 편견들을 깨부술 근거로 꽤 충분하지 않은가. 내가 과학이나 물리에 약한 건 내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고 그냥 내가 못하는 것이고, 이건 남자도 마찬가지다. 특정 분야에 더 뛰어난 성별은 없다.


인류는 이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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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학의 결실들은 우리가 개인으로서나 사회로서 살아가는 방식을 돌이킬 수 없이 바꿔놓았고, 현대의 물리학은 일상생활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는 기술들을 낳았다고 말한다. 전기, 라디오, 텔레비전, 비행기, 전화, 레이저 등을 언급하며 일하고 놀고 즐기고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어왔다고. 한편, 이런 기술이 파괴력 역시 우리에게 주었음도 말하며 레이저 총, 미사일, 핵잠수함 등을 언급한다.


만약 과학사가 여성을 배제하지 않고, 성차별 없는 평등한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졌다면 지금의 과학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여성을 포함한 인간 삶의 질이 더욱 개선될까. 어쩌면, 파괴가 아닌 모든 생명체를 배려하는 기술이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대체역사물에 열광하는 이유도 조금 느껴지기도 한다. 또 고전 속 납작하게만 그려지는 여성들에 해소되지 않는 불편함만 남는 사람들에게도 꼭 권유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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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2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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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열린책들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본 서평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의 1권,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의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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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잭 하비스트 캠프에서 박수도들의 공격을 받고 코너, 리사 그리고 레비에게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변화가 생긴다. 코너는 한쪽 팔을 잃어 언와인드된 롤런드에게 이식받고, 리사는 척추가 박살이 나 휠체어 신세가 되었으며, 레비는 박수도였음에도 박수를 치지 않고 사람을 구했다는 이유로 메시아가 되었다. 그리고 제독은 쇠약해져 애리조나주의 묘지를 떠났고, 미성숙한 아이들은 이기적인 어른들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


이 세 사람의 운명을 흔들어놓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 황새 배달된 상당한 문제아로 언와인드가 예정되어 있었던 메이슨 스타키, 오빠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미라콜리나 로젤리, 그리고 인조적으로 태어난 완벽한 인조인간이자 최초의 리와인드, 카뮈 콤프리. 이 세 캐릭터는 코너, 레비, 그리고 리사와 엮이며 또 다른 시너지를 낸다. 그 시너지들이 전부 좋은 방향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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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한 언와인드로부터 뇌를 이식받아 원치 않는 행동을 하던 사이러스 핀치를 기억하는가. 2권에서도 매력적이지만 슬픈 운명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인조적으로 태어난 카뮈 콤프리는 독자에게 더욱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 언와인드라는 제도를 싫어했던 리사는 카뮈를 첫 대면부터 너무도 싫어한다. 하지만, 카뮈가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리사는 그에 대한 대답을 다음과 같이 한다.


「네가 왜 나를 싫어하는지 알아야겠어.」 그가 말한다.

「나는 너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넌 심지어 날 알지도 못해.

그런데도 날 싫어하지. 왜 그런 거야?」

「난 네가 싫은 게 아니야.」 리사가 인정한다.

「싫어할 <너>가 없으니까.」
─ P.396


많은 언와인드들의 뛰어난 부분을 이식받은 카뮈를 우리는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단 한 사람의 뇌를 이식받았던 아이도 고통스러워했는데, 이제 막 태어난 카뮈는 앞으로 자신의 실존적 문제에 대해 어떻게 헤쳐 나갈까? 완벽하게 태어난 만큼 이 제도에 대해 새로운 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캐릭터가 되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2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또 한 명의 캐릭터가 있는데 코너에게 반격당했다는 이유로 순식간에 실직한 전직 청소년 전담 경찰 넬슨이 있다. 넬슨은 전설이 된 코너에 분노를 느끼며, 암시장에 무단이탈자를 판매하는 장기 해적이 되었고, 비열한 방식으로 거리를 배회하는 아이들을 잡아다가 암시장에 판매한다. 넬슨 역시 얼마나 코너의, 그리고 많은 언와인드들을 어떤 식으로 방해할 복병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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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저마다의 생존 본능에 충실할 뿐인 이야기겠지만, 말도 안 되면서도 이해는 가는 제도가 부조리한 상황들을 연출해 내는 부분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1권의 서평을 썼을 때, 작가 닐 셔스터먼이 도대체 무엇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썼나 싶었는데, 실제 발행된 기사나 글들을 인용하며 언와인드 세계관의 근거를 보탠다. 작중에서는 질풍노도 시기의 아이들의 품행이 종종 중절의 이유가 되어 주기도 하는데, 저자는 이런 연령대에 대한 설정에 궁금해할 독자들을 위해 후드의 10대를 악마화 한 매스컴의 기사를 가져온다.


이처럼 탄탄한 설정도 계속해서 책을 읽게 만들지만 2권은 특히나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이런 이야기꾼이었다니, 『수확자』도 안 읽어볼 수가 없고, 앞으로 있을 3권, 4권 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도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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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티네 - 일본 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석희 옮김 / 이소노미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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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만 보면 기대 안할수가 없음...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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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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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은행나무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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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고 있는 승객들은 고개를 들지도 않고 다른 식으로 아는 체를 하지도 않는다.

…

인간이 자연스럽게 모여 사는 종임을 고려할 때,

열차 안의 정적은 왠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 P.265, 「회계」


일, 혹은 노동.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반드시 해야 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타인의 일에 대해서 상상할 때 대체로 위와 같은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까. 우리는 사람이 직접 일을 하는 모습,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순간을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은 일을 하러 떠나는 그 시작의 순간 그뿐이다. 그러다 보니 일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자라서 노동시장에 뛰어든다. 일이 주는 기쁨과 슬픔은 잘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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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은 런던 항구에서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큰 인상을 주지 못할 노동의 풍경을 바라보며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일하고 있는 그곳에서 시작해 저자는 흥미를 끄는 일들, 때론 제안을 받아 누군가의 일터로 향한다. 화물선을 관찰하다가 물류를, 갑자기 비스킷에 흥미를 느껴 런던 서부 '유나이티드 비스킷'의 본부로, 노동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일과 충족감이 동의어가 되도록 보장하는 방법을 찾는 직업 카운슬러를 찾아간다. 이렇게 해서 규모도 다양하고 가치도 다양한 열 가지의 직업에 대한 글이 모였고,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한 권의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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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보증된 작가인 만큼 이 책에서도 그의 빛나는 필력이 느껴진다. 저자는 자신에게 생소한 일터에 가서 어쩌면 범인[凡人]들은 놓치거나 지루해할 것들을 포착하고 그런 장면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도록 글로 옮긴다. 그리고 거기에 저자가 느낀 '일의 기쁨과 슬픔'을 녹여내는데 이러한 글들은 그 어떤 일을 하는 독자더라도 생각해 볼만한 지점들을 불러일으킨다.

거대한 물류의 흐름을 보고 오래전 선조들은 물건들의 작은 역사와 유래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겠지만, 지금 우리 현대인들은 많은 물건을 손에 넣을지언정 아무것도 모를 거라며 씁쓸해하다가도, 위성 발사에 성공하는 순간에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흥분한다. 그리고 다시 죽어가는 자연을 생각하며 동정심과 죄책감을 느끼고…. 제목처럼 일의 기쁨과 슬픔이 가득하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정점인 로켓 과학 현장을 취재하며 발사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인디언 족장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인상 깊었던 지점이었다. 발전된 과학 기술의 문명만을 누리던 탓에 조금 덜 진보되었지만 신화적이었던 인류의 과거를 상상하는 힘을 잃어버린 듯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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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 조건이라던 마르크스의 문장이 있지만, 그 빛은 점점 바래져가고 있다. 책은 사실 12년에 이미 한 번 출간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책이 읽혀야 할 이유는 부동산 투기와 코인과 주식 투자로 커다란 한방의 성공이 꿈인 우리 세대에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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