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학교 | 섹스 - 섹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법 ㅣ 인생학교 1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미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평점 :
섹스를 입 밖으로 내어 발음 하는 것은 어쩐지 부끄러운 일이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섹스에 대해 말하는 데에는 어쩐지 조심스럽다. 이런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 탓에,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에 대한 건전한 담론은 어려워졌다.
이 시리즈물 중에 이 책이 가장 많이 팔린 것은, 그 갈증 때문이 아니었을까? 행위와는 별게로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가 나에게는 없었다. 예상과 방향성은 달랐지만 역시나 흥미롭게 풀어나간 책이었다.
p57
섹스는 고통스러운 이분법, 즉 우리 모두가 유년기 이후에 익숙해지는 '불결함'과 '순수함'의 이분법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준다. 섹스는 우리의 자아 중에서 가장 명백하게 더럽혀진 측면을 그 과정에 끌어들이고 그럼으로써 그 불결한 측면을 가치 있는 것으로 거듭나게 해주며, 결국 우리의 자아를 정화시켜준다.
-더럽다 라는 인식을 가진 부위에 입을 가져가고 쓰다듬는 행위가 우리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더러운 것이 아니라고. 그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어린 날에는 갈등이 많다.
p67
섹스를 통해 얻는 쾌감은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과정, 그리고 행복한 삶의 요소들을 인정하고 확실히 받아들이는 과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적 흥분이란, 자신의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사람을 찾는 순간 느끼게 되는 흥분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자신에게 '섹시하게' 다가오는 것들에 대해 좀더 주의깊게 분석할 수록 더 확실하게 이해된다. 오르가슴 자체는 고독과 소외가 극복되는 짧은 순간에 최고조에 이른다.
-결국 섹스 또한 나를 알아가며 완성된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아가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기분 좋은 느낌을 나눌 수 있다. 그러니까, 능동적이어야 한다.
나이 탓인지, 후반부보다는 전반부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섹스의 기쁨' 말이다.
조금더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봐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