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버스를 타고 '내 집'으로 왔다. 내려오지 않는 것을 엄마가 서운해하는 기색이 역력해서 내려간 것인데 

사실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올라오고 싶지 않았다. 

주말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은 힘들다. 더군다나 그 순간을 몇시간 더 일찍 맞이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탄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어찌했든- 내려갔고, 자연히 올라와야 했다.  

버스가 다리를 지날 때에 불빛을 보면서 나는 몇몇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한 사람과, 나를 소중히 대해주었던 두 사람에 대해. 

한 사람에 대해서는 짧게,  

두 사람에 대해서는 길게. 생각하였다. 

따뜻한 마음과 말들을 꺼내어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살아가면서 그런 따뜻함을 받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친절함과 따뜻함은 전혀 다르다. 친절함이 social한 느낌이라면 따뜻함은 from the heart랄까.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고 나 또한 따뜻함을 전해준다는 것은 

감동스러운 일이라고.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냥 창밖을 보았다.  

 

외로움은 많이 줄었다.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고 작은 목표들을 이루어가는 기쁨을 오랜만에 느낀다. 

다만 좋은 사람을, 따뜻한 사람을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초조함은 잦아들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  

연휴의 마지막을 이정도의 여유로 맞이할 만큼 조금 컸으니, 마음이 조금씩 자라고 단단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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