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마음대로 입에 올렸을 그 말을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 3월 말에 연락할게. 

아닐 걸 알면서도, 29일. 30일. 31일 하며 미련맞게 기다리고 있었다.  

31일에서 4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지났을 때, 결국. 끝이구나 이제사 확실해졌다, 나에게는.  

그에게는 3개월 전이었겠지만.  

 

최대한의 호의를 배풀어 건강하라고 잘지내라고 문자를 보내자 그는 다음 주에 전화를 하려고 했다고 

고민 중이라고 말도 안되는 말을 문자로 찍어 보낸다.  

3개월 반 동안 143병동 여자를 만나고 미술관도 가느라고 너는 고민할 시간이 없었더냐, 

혹은 아직 저울질이 안끝난 거냐, 

가치 없다 해도 약속인 것을, 힘껏 고민하지 않고 그리 보내고 이제야 생각하는 지도.  아, 이런 애가 있었는데. 하고- 

 

되었다.  

무슨 말을 한다해도 이미 변한 마음. 

나는 너에게 그리 말할 에너지가 없어.  

3개월 전의 그 날처럼 나는 조목조목 너와 따지고 싶은 생각도 힘도 없다.  

변한 마음을 어찌갖다 붙이겠니.  

 

시작은 있었는데 끝이 어디인가 하고 헤매었던 내 마음이,  

그나마 너가 정해둔 그 3월 말이 지나서 아 여기이구나 하고 끝을 찾아내었어.  

후련하다,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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