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도록 자신의 감정만 빼놓고 살아왔고, 누군가가 나 때문에 절박해하는 정경 따위 본 적도 없었으니, 멍청하게도 눈치채지 못했다. 하치는 그 무렵 그런 식으로 몇 번이나 말했었다. 아이 러브 유, 아이 러브 유, 너를 좋아해, 너랑 있고 싶어, 하지만 안 돼, 네가 좋아, 사랑하고 있어, 너랑 내내 같이 있고 싶어. 온 몸으로 떼를 쓰는 어린애처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그때가, 하치가 가장 나를 좋아했던 때였다. 가장 흔들렸었다. 나는 모르는 척 흘려들었던 기간이었지만, 하치는, 나를 최고로 좋아했고, 그래 정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좋아했는데. 

 

from 하치의 마지막 연인. 

나는. 

나의 이별을 아낌없이 흠뻑느끼고 회복되고 싶었으므로 서점에서 이책을 만나고  

몇구절을 읽어보고는 덥썩 데려왔다. 

나도 이마음을 안다.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타이밍이 다르다. 내가 가장 그를 좋아할때, 

그가 나를 가장 좋아할 때가 달라서 우리는 아프게 된다. 

 

m언니와 그의 뒷모습이 아직도 짠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어쩜 그리 예쁠까. 

술에 취해서인지 연신 웃으며 언니의 옆모습을 보고 예쁘다예쁘다, 하던 그가, 그리고 수줍어하던 그녀가. 

분명 나에게도 그가 그리했었는데 그 땐 그걸 몰랐다. 그는 나에게 그랬는데. 

우리도 예쁜 모습이었는데. 나는 그냥 그냥. 그걸 몰랐다. 그가 나를 부끄럽게 한다, 며 손사레 치고  화도 냈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더 중했었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