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거운 순간
에단 호크 지음,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7월
품절


"오밤중에 깼는데, 우유가 마시고 싶어 죽겠는 거야. 그래서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내려와 캄캄한 어둠 속에 발가락을 내딛고는 고통 때문에 비명을 지른 다음 절뚝거리며 냉장고로 갔단 말이지.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불빛이 너무 휘황찬란한 거야. '이제 살았다!'라고 한마디 하고 우유가 담긴 종이팩을 열고 숨을 가다듬은 다음 입술을 들이댄다 이 말씀이야. 근데 우웩, 썩은 우유였어. 물론, 벙찌는 거지. 다시 우유팩을 닫고 냉장고에 도로 집어넣어. 또다시 암흑이지. 하지만 낡고 외로운 침대로 돌아갈 때 이렇게 혼잣말을 하는 거야. 잠깐, 어쩌면 그 우유는 그렇게 심하게 상한 건 아닐지도 몰라. 난 아직도 목이 타는걸? 그래서 다시 냉장고로 돌아가. 냉장고 불빛이 다시금 맘을 설레게 하지. 다시 조심스레 쩝쩝 맛을 보지만 역시 상한 맛인 거야. 이게 바로, 적어도 내가 겪었던 거의 모든 남녀관계에 들어맞는 은유라고 봐."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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