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구판절판


=울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모스크바를 또 언제 볼까 싶었어.
어제가 오늘까지 망치는 건 더 참을 수가 없더라구.
=우리가 보는 것들 이면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얼마나 많이 감추어져 있는가를 생각했다.그리고 때로 그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얼마나 치명적인가.
-89쪽

유명한 여자의 가정 내에서의 인권은 빈민들만큼이나 비참하다. 그녀들은 가정 내의 폭력을 감추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그녀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은 그것을 그녀들의 치명적 약점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그 사실의 전적인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은폐해야 하는 도덕적 책무까지 짊어져야 하고 더욱이 동시에 그 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치라는 더한 형벌을 당한다.. 뭐 유명한 여자들만 그렇겠니. 또 그게 비단 여자들만의 문제겠니.
=
난 다른 생각도 했다. 미혼 여성들이 겪는 소문과 관련된. 왜 여자에겐 수치이고 남자에겐 능력이고 자랑감인가. 여자에게 유독 강요되는 도덕적 굴레. 누굴 위해서?-89쪽

참 사람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어. 얼마 전에 신문사 동기를 만나 내가 물었지. 너 저번에 '주부들, 채팅으로 인한 바람 심각하다'그게 대체 무슨 기사냐, 하고 말이야....글쎄, 주부들이 코끼리 하마 거북이랑 채팅을 해서 가정의 위기가 생긴다면 그건 여자들이 비난받아야 되겠지, 그런데 주부들이 코끼리 하마 거북이랑 바람이 나는게 아니잖아. 대체 주부들 바람 심각하다, 가 무슨 소린지 원.
=
아유, 시원해!-109쪽

내 슬픔 하나를 두고, 그것에 정신이 팔려, 그것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시킨채로 우리는 또 얼마나 남의 상처를 헤집는 것일까.-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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