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기타오 요시타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모범 답안

 

 

 

이 책을 쓴 기타오 요시타카씨의 이름은 생소하다. 저자 소개를 해보자면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미 낯이 익은 재산이 7조로 일본 최고의 부자로 새롭게 등극한 소프트뱅크의 회장인 한국계 손정의 회장의 스카우트를 받고 그 회사의 상무이사를 지낸 사람이라고 한다. 현재는 SBI 홀딩스의 CEO이자 SBI 어린이희망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사회에 좋은일도 많이하는 '돈 잘벌고 돈 제대로 잘 쓰는' 사람 중 한명같다.

 


이 책은 그런 그가 재직중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쉽게 포기하고 쉽게 이직하는 수많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제시해 주고 일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며 인간학 관점에서 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은 그런 책이라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다.

 


첫번째 장인 '인간은 일을 통해 성장한다'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일을 하며 그렇게 축적한 부를 토대로 은퇴 후의 편안한 삶에 중점을 두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직업관과 '일' 자체를 천명에 따라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하늘에 봉사하는 것으로 여겼던 전통적인 동양 사상의 비교를 통하여 그런 천직으로서의 직업관에 대해 잘 설명되어져 있다. 솔직히 요즘은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도 서구의 그것과 비슷한 행태를 보여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두번째 장 이상으로 넘어가면 갑자기 판이 커져버린 느낌이 든다. 이젠 '일'이란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까를 한참 뛰어넘은 인생을 올바르게 살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로 확대된다. 이 책의 저자는 가장 중요한 그 첫번째 요소로 바로 '고전읽기를 통한 자득'을 손꼽았다. 책을 밥보다 좋아하는 사람 중 1인이라 스스로 생각하는 필자로서는 상당히 반가운 대목이었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직업관을 비롯하여 인생관, 생사관 등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그 고전이 미친 영향은 실로 막대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책 곳곳에서 수도없이 많이 발견하게 된다. 공자니 맹자니 역경이니 수 세기를 거쳐 온 그 옛날문장들이 심할 정도로 많이 언급되는데 그것들이 주는 진중한 가르침들은 지금에 와서 봐도 그 느낌이 새롭다. 하나하나 찬찬히 곱씹어 보면 그 맛이 고소하다.

 


제목과는 별반 상관없어 보이는 그런 고전 독법에 관한 이야기들을 비롯하여 그 외 인생 전반에 걸친 여러가지 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소명의식을 가지고 시간을 아껴쓰며 건강관리 잘하고 고전을 많이 읽어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언뜻봐도 인생에 관한 참 '모범 답안'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런 연유로 이 책은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한 20대 초중반 사회 초년병 들에겐 참 고리타분하고 신선함이 떨어지는 재미없는 책이 될 공산이 크다. 천명이니 운과 기와 같은 이야기들도 그저 막연하게만 다가갈것도 같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좀 아쉽게 생각했던 부분이 이런 부분들이다. 제목과 동떨어진 구성방식도 약간은 불만스럽다. 하지만 '일'이란것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는 어느정도 만족하는 편이다.

 


책을 펼치기에 앞서 스스로 자문해 보았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하고 말이다. 나의 대답은 '대출 원리금을 갚기 위해서'였다. 책 중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의 세 가지 대처법'의 표현처럼 일 이외의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취미생활에 더욱 더 몰두하고 있는 요즘이다. 내게도 분명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할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빨리 회사엘 가고싶어 미칠것만 같았던 그런 '일이 참 재미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다.

 


그런 초심으로 돌아가 인생은 생각보다 짧으니 천명을 다하며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할 시점인가 보다. 그리고 고전 열심히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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