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총 가진 놈이 장땡인가?

 

 


퓰리쳐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코맥 매카시의 작품이다..

게다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코엔 형제가 영화화하여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주요 4개부문을 수상했다고 전해진다..

 


아주 오래전에 숨겨진 명작이란 그런 종류의 영화관련 기사에서 알게 된 영화중에서..

바로 코엔 형제의 데뷔작이기도 한 1984년작인 'Blood Simple'이란 영화를 발견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 국내에선 거의 안 알려진 B급영화라 그 영화를 구하는데 아주 애를 먹었었고..

운좋게도 그 영화를 비디오로 대여해서 볼 수 있게 되었었다..

다소 촌스런 제목인 '분노의 저격자'란 이름으로 출시가 되었었는데..

코엔 형제의 매니아라고 밝힌 어느 블로그의 말처럼..

그 당시엔 거금 3만5천원을 주고 비디오 테이프를 사려고 해도 구할 수 없었던것이..

지금은 3천9백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DVD 타이틀을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세상은 참 많이도 변한것 같다..

 

 

뜬금없이 코엔 형제의 데뷔작을 거론하는 이유는..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사실이..

역시나 이 이야기는 코엔 형제가 영화로 만들면 제일 잘 만들겠다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Blood Simple'이란 영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바로 그 스피디하고도 독특했던 장면전환 때문인데..

예를들면 침대 시트에 물든 핏자국을 누르면 화면이 디졸브 되면서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으로 바뀌는식의..

독특하고 쉴새없이 장면이 바뀌던 그런것들..

그게 바로 그 영화가 돈 얼마 안쓴 티는 팍팍내고 촌스럽긴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반전.. 그리고 당시에는 발군의 속도감으로..

비슷한 시기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나 그 후의 '딕 트레이시', '굿 펠라스' 등의 제대로 된 기관총으로 무장한 갱 영화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던 영화로 기억되는 이유이다..

 

 

이 책이 딱 그렇다..

 

모스와 시거의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예고편을 봐서 그런지 그런 장면장면들이 쉽게 눈에 그려지는..

선혈이 낭자하는 총격전..

미국과 맥시코 국경지대 그 황량한 사막에서 자신의 몸을 숨기며..

어느 허름한 모텔에서 총에 맞은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료해나가는 디테일한 그 모습들..

그런 장면 하나하나들은 마치 진짜 한 편의 영화를 보는것 처럼..

무척이나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하지만 책장을 다 덮고 난 뒤의 느낌은 여러모로 상당히 찝찝하다..

그럴 기분이 들 정도로 많은 의문을 남기고 끝이난다..

스포일러가 될 까 약간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몇 가지를 얘기해 보자면..

 

 

과연 이 소설이 전해주는 주제라던지 메세지를 도통 모르겠다..

필자의 이해력이 허접한 수준이라 그렇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

쉬운말로 '총 가진 놈이 장땡이다' 이 말인가??

결국엔 아무런 얻는것도 없이 허무하게 죽음을 맞게 되는 모스..

그의 도망장면에서 순간순간 발휘되는 기지에 감탄하고 내가 얼마나 그토록 응원했었는데 말이다..

생사 조차도 불분명하게 그리고 또 그 동기도 애매모호하게 결국엔 신비스런 존재로 남게되는 시거..

상식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선에서의 케릭터상 보안관 벨은 그래도 한 건 해줘야 하지 않았을까??

 

 

일단 따옴표도 없고해서 읽기에 상당히 불편했다고들 말은 하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박진감 넘치고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긴 했는데..

차라리 그 분위기를 쭉 이어나가서 뭔가 명확하게 결말을 짓고 어떤 뚜렷한 메세지를 던져 주었으면 참 좋았을법 하다..

말미에 벨을 통해서 그러한 시도를 하긴 하는것 같아 보이는데..

해석하기는 상당히 난해하고 생뚱맞다는 느낌은 지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코엔 형제의 데뷔작 'Blood Simple' 처럼 글을 통해서도 그런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훌륭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명성에 비해 별점은 후하게 못주겠다..

별 다섯개의 영광은 책 뒷표지에 나온것처럼..

저명하신 미국 언론들에게 양보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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