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위에 집에서 동면 중인 쥰입니다.

작년에는 그다지 춥지 않았는데 올해는 초반부터 추위를 느끼게 해줍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2월 말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도 어김없이 2월이 되니 졸업과 입학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더불어 개강의 압박이 느껴지는 군요. 더불어 국가고시의 압박도...-_-;;

아무튼 새로운 시작과 끝맺음을 맞이하시는 분들께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쥰이가 들려줄 향수 이야기는 새로운 시작과 끝맺음을 맞이하시는 분들께 계속해서 희망과 꿈을 이어가시라는 의미에서 조금은 오래전에 탄생하여 지금까지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 향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아이는 니나리찌(Nina Ricci)의 'L'Air du Temps(레르뒤땅)'입니다. 처음 이 아이를 보았을 때 뚜껑의 비둘기에 반해서 저주스러우신 지름신의 강림을 받았습니다. 비둘기의 두 날개로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여성의 눈길과 사랑을 받는 레르뒤땅은 1948년에  2차 세계대전의 아픔에 대한 끝남과 동시에 전쟁에 가리워져 희미해진, 그리고 근심 없는 경쾌함을 재발견하려는 여성의 표현되지 않았던 욕망을 로베르 리치(Robert Ricci)가 이 향수에 담아 탄생시켰습니다.

 





 

 

향수병의 뚜껑을 보면 평화를 상징하는 두마리의 비둘기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에게 저주의 지름신을 강림하게 만드신 이 향수 향수만큼이나 시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는 비둘기의 모습은 로베르 리치와 마르크 라리크에 의해 탄생된 것입니다. 아름다운 용기와 향기,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을 받고 있는 레르뒤땅은 현재도 Chanel NO.5, Jean Patou의 JOY, Guerlain의 Shalimar, Lanvin의 Arpege와 함께 여성들이 가장 사랑하는 향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탑노트 : 베르가뭇, 로즈우드, 카네이션

미들노트 : 로즈, 쟈스민, 바이올렛, 오리스, 일랑일랑

베이스노트 : 새더우드, 샌달우드, 무스크, 앰버, 베티버

 

첫 펌핑을 하면 우선 가볍게 베르가뭇의 향이 느껴집니다. 베르가뭇의 경우 향의 강도(impact)가 꽤 강합니다. 심지어 다른 향료와 보관을 하게 되면 베르가뭇 냄새가 완전히 진동을 할 정도로 강합니다. 하지만 레르뒤땅에서 느껴지는 베르가뭇의 시트러스 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가볍게 느껴질 정도의 향기를 간직한 채 그 가벼운 느낌을 사랑스럽게 존재하도록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레르뒤땅의 탑노트는 사람을 유혹시킵니다. 가볍고 조심스러운 눈짓은 마치 정원에 펼쳐진 미로에서 조금씩 잡힐 듯한 숙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잡힐 듯한 향기의 끝자락을 따라서 미로를 조금만 지나게 되면, 향의 옷자락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제 코에 카네이션의 스파이시 노트가 살짝 손짓을 합니다. 어쩔줄 모르는 부끄러움과 넘치는 사랑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 그리고 부끄러움에 빨갛게 달아오른 그 모습은 미들노트의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케의 그라데이션으로 다가옵니다. 시향지를 코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가까이 다가갈수록 강렬해지는 로즈의 향기가 다른 무엇인가로의 형용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요즘 향수에서 느낄 수 없는 무엇인가 인위적 그 어떠한 것도 배재한 채, 순수한 사랑과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인위적인 것이 배재된 것은 아마도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을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레르뒤땅이 이미 고전 향수가 되었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여성분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베이스 노트로 오게 되면 딱 한 마디,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이 넘치는 파우더리의 향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베이스 노트에서 우디 노트와 애니멀 노트가 잘 조화를 이루면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 인기 있는 향수들의 향조 트랜드는 고전적인 우아함을 강조한다기 보다는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혹은 발랄한 이미지 등을 많이 표현합니다. 즉, 향이 탑, 미들, 베이스 노트에 걸쳐서 통일되어있거나 무언가 쉽게 연결의 고리를 가질 수 있는 향의 계열이나 느낌으로 향을 만들어 특히 베이스 노트의 경우 고전의 그것과 많이 다른 어코드가 느껴지죠. (쉽게 생각해서 레르뒤땅의 경우는 요즘에 인기 있는 향수에 비해 비교적 탑, 미들, 베이스의 변화를 아주 뚜렸하게 느낄 수 있지만 요즘 향수들은 변화를 부드럽게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인기 있는 향수(우리나라에서)가 가지고 있는 베이스 노트의 향이 순수하게 느껴지는 향수는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만들어진 향수의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경우는 약간은 향이 좋지 않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천 연령 대는 20대 중후반 이후의 여성분들입니다. 레르뒤땅의 경우 향이 귀여운 느낌이 난다든지, 관능적인 느낌이 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제 생각에는 오히려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는 여성의 이미지가 대표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네요. 그러므로 귀여운 이미지,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이미지를 원하시는 분들은 잘 어울리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꺼운 화장보다는 생얼이 잘 어울릴 듯 하고, 클럽에 갈 때 입는 도발적인 코디보다는 쉐폰 소재의 흰색 원피스에 잘 어울릴 듯 합니다.

 

추천 계절은 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이고 특히 봄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부케의 향이 봄에 그 매력을 가장 크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출처 : [페이퍼] ★쥰의 향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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