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우울하고 복잡한 일에 시달리는 쥰입니다. ㅠㅠ
그래서 제때 페이퍼를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그 점 정말 죄송하구요,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하는 쥰이 되겠습니다. ^^
우울한 일이 이것저것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름신사마님이 스리슬쩍 강림하시더군요. ㅠㅠ
저번 달도 완전히 망했답니다. 뭐 덕분에 제 방에서는 남자 특유의 삐리리한 향은 나지 않더군요~ㅎㅎ; 현재는 롤리타 렘피카 향이 아주 진동을 합니다.(여자 향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관계로 꽃향기가 폴폴~~)지름신이 이렇게 자주 강림하시는 데도 제 갈길은 멀기만 합니다. 후후 몇몇 구독자 분들도 그러신 듯 합니다만...^^;
아무튼 잡설을 여기까지 하고 오늘의 향수이야기 속으로 같이 떠나볼까요?
오늘 소개할 아이는 랑콤(Lancome) '미라클(Miracle)'입니다. 어느 구독자 분이 프리지아 꽃향기가 느껴지는 향수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는 미라클이 딱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소개해드릴 향수로 랑콤사의 미라클을 골라봤습니다.
향수 미라클은 2001년도에 랑콤사와 조향사 알베르토 모릴라스(Alberto Morillas) 그리고 해리 프레몬트(Harry Fremont)가 탄생시킨 플로럴 스위트 오조닉(floral sweet ozonic)계열의 여자 향수입니다. 향수 이름을 보면 '기적'이라는 뜻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이 향수가 의미하는 바가 '당신이 기적을 만든다'라는 군요. (정확히는 '아름다움은 놀라게 하는 능력이다.' , '매 순간 기적의 시간을 만들어내는 힘'을 의미합니다.) 또한 향수의 색을 보면 선홍색을 띠고 있는데 그것은 이른 새벽에 어둠을 뚫고 은은히 퍼지며 뜨는 해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랑콤 미라클의 경우 광고 모델로 우마 서먼을 내세워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미라클을 보면 그 은은한 선홍색 빛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뭐 저 같은 경우는 향도 향이지만 그 우아한 디자인과 그 선홍색의 아름다움 때문에 질러버렸죠. ^^;

하지만 그 향도 굉장히 좋아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품귀 현상까지 일었던 향수지요. ^^)
탑노트 : 프리지아, 리치
미들노트 : 매그놀리아, 진져, 페퍼
베이스노트 : 무스크, 재스민, 앰버

첫 펌핑을하면 시원함과 상큼함 속에서 부끄럽게 속삭이는 얼굴을 내미는 프리지아 꽃 향기가 먼저 기분을 굉장히 좋게 만들어 줍니다. 마린노트나 아쿠아 계열의 시원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플로럴 노트가 첨가된 여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시원한 향이군요. 마치 샴푸를 막 하고나서 나는 촉촉하고 시원한 그리고 상큼한 향기처럼 느껴집니다. (여성분들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 남성분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향기 중 하나이죠.) 그리고 시원함과 꽃향기만으로 연결되는 향조가 어색할 법 하지만 상큼함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한껏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원함 한편으로는 약간 자극적이고 독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군요. 그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미들로 오게되면 탑의 시원함이 많이 사라지고 은은한 프리지아의 향기에 약간의 코를 자극하는 스파이시의 향이 느껴집니다. 제가 스파이시 노트에는 엄청 민감한 편이라 어김없이 코가 얼얼합니다. ㅎㅎ;; 하지만 미라클은 노골적인 스파이스한 향이 아니라 우아하고 아름답다라고 할 정도의 딱 그 느낌을 지켜주는 알싸함입니다. 정확히는 알싸하다기 보다는 자칫하면 단조로워 보일지도 모르는 플로럴에 상큼함을 더해주는 역할이라고 할까요? 그런 정도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여전히 탑노트에서 느낀 것처럼 여성분들이 샴푸하고 난 후에 머리카락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가 떠오르는군요.
베이스로 오게되면 스파이시한 느낌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고 할까요? 무스크의 특유의 따스함이 부드러움을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미묘하게 느껴지는 쟈스민의 향기는 살짝 느껴지는 프리지아의 향 그리고 약간의 스파이시한 향과 어울어져 아름다운 향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느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부드러워지고 가다듬어져서 나중에는 굉장히 은은하고 매혹적이며 아름다운 향은 냅니다. 많은 분들이 미들부분과 베이스의 향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저도 미라클의 미들과 베이스를 굉장히 좋아한답니다. 가끔 미라클 향수를 뿌린 분이 지나가면 저절로 고개가 돌아갈 정도 이니깐요. ^^;

추천 연령 대는 20대 중 후반부터 30대 초 중반까지의 여성분들입니다. 미라클의 경우는 중년의 성숙함과 아름다움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향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큼하고 시원하면서 프로럴의 향취로 표현되는 미라클은 젊지만 성숙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한껏 뿜어내기에 적당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추천 스타일은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정장스타일과 스커트입니다. 정장의 경우 너무 딱딱하고 모던함이 철철 넘치는 것보다 약간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색상의 정장에 어울릴 듯 합니다. 그리고 스커트의 경우도 청치마 같은 스포티한 느낌의 것이 아니라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느낌의 스타일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비추 스타일은 쉽게 말해 클럽이나 나이트 클럽에 갈 때 입는 스타일, 캐주얼, 힙합스타일 등등입니다.
참고로 힙합이나 캐주얼 스타일에 어울리는 향수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답은 제 생각에 '의외로 많이 없다'입니다. 향수의 대부분이 여성의 아름다움과 여성스러운 면을 더욱더 부각시키기 위해 창조됩니다. 물론 스포티하고 캐주얼틱한 점을 강조하는 향수도 있죠. 하지만 그 숫자가 매우 적습니다.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구요. 설령 그런 향수가 있다고 해도 그 기준은 유럽과 북미 쪽이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적용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사용 가능한 계절은 아주 더운 한 여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계절입니다. 이 중에 가장 어울리는 계절을 추천하라면 단연 따뜻한 봄날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따뜻한 봄에 뿌려주면 상큼하고 촉촉한 꽃향기를 머금은 미라클과 정말 잘 어울리겠죠?
사용 시 주의점은 미라클의 경우 EDP임에도 불구하고 살짝 약한 지속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시간 외출하실 경우 이 아이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향이 다 없어져 갈 때쯤 (얼추 5시간 정도에 한번씩 더 뿌려주세요. 그리고 강한 탑노트가 싫으신 분들은 외출 30분전쯤에 미리 뿌려두셔서 사용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