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데일리가 제공하는 [서평클리닉] 1회 <도입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서평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시작'과 '마무리'입니다. 책의 장점을 전달하고 싶어도 이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이때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바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이는 불충분한 근거만 가지고 결론을 일반화한 경우에 생기는 오류입니다. 이런 표현은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이에 대한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두 서평 모두 '도입부' 입니다. 기사로 말하면 리드에 해당하죠.

 

 


 

1.중 고등학생치고 역사 과목을 좋아하는 학생은 드물다. 시험을 위해 달달 외워야 하는 양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이는 초등학생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의 사회 교과서나 문제집을 보면 어른도 기가 질릴 만큼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어린 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다고 늘 개탄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 주목할 만한 어린이 역사책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 한 도입부 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공감 할 만하신가요? 답을 드리자면, 그렇지 못합니다. "중고등학생치고 역사 과목을 좋아하는 학생을 드물다"는 명제는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전체 중고등학생이 모두 역사책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만약 이런 주장을 풀고 싶다면 관련된 통계 자료나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첨부해야 합니다.




예를들면)000 기관이 발표한 000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내 중고등학생 000 중 00%가 역사과목을 싫어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의 팩트(사실)를 첨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근거 없는 주장이 되고 맙니다.




이어,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나 문제집을 지목해 "어른도 기가 질릴 만큼의 많은 애용이 담겨 있다"고 비판하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이런 예를 들고 싶다면 적절한 문제 혹은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비율로 다루어지고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위의 사례는 좋은 역사책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만 앞서 "억지스러운 일반론"을 주장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많은 서평에서 발견되는 오류이기도 하죠.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 없는 혼자만의 독백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블로그 혹은 카페 온라인 서점 나아가 매체, 포털까지 염두에 둔 서평이라면 항상 '자신'이 아닌 '읽는 사람' 즉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합니다. 내가 주장하는 바가 얼만큼의 설득력을 갖고 있는지 객관적 입장에서 글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이에 견줄만한 다른 서평을 예로 들겠습니다.

 



 

2.훗날 미술사에 길이 남은 걸작은 당대 사람들에게 숙명처럼 ‘추하다’는 손가락질을 받았던 모양이다. 관람객을 도도하게 응시하는 창녀의 벗은 몸을 그린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는 ‘암컷 고릴라’, ‘시체 안치소의 주검’이라며 분노한 관람객이 휘두른 지팡이를 겨우 피했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최후의 심판〉 등장인물들은 ‘추한’ 알몸을 가리느라 허겁지겁 바지를 꿰입어야 했으며, 쓸쓸함과 연민이 느껴지는 에곤 실레의 누드화에는 ‘음란물’ 딱지가 붙었다. 소변기를 그대로 떼어내 뒤집어놓은 마르셀 뒤샹의 〈샘〉은 또 어떤가. (기사 원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236348.html)  

 



 




->한겨레 15일자 기사입니다.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간 된 <센세이션展>에 대한 서평이죠. 이 글의 도입부를 주목해서 보세요. "훗날 미술사에 길이 남은 걸작은 당대 사람들에게 숙명처럼 ‘추하다’는 손가락질을 받았던 모양이다"라고 되어 있죠. 왜 "받았다"라고 하지 않고 "받았던 모양이다"라고 썼을까요. 바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100% 증명되는 명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1번의 서평과 비교해 노련한 기술력이 엿보이는 글입니다. 물론 전문기자가 썼기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누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1번 서평이 보여주는 실수는 피해갈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팩트, 근거를 내보일 수 있는 명확한 주장이 아니라면 출처, 주장한 이의 이름 등을 표시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독자로 하여금 신뢰를 갖게 하기 위해서죠.




그게 어렵다면 2번 서평의 도입부처럼 "...모양이다" 등의 표현을 등장시켜도 무방합니다.




좋은 글은 끊임없는 퇴고에서 탄생됩니다. 언젠가 인터뷰로 만났던 정민 교수는 자신이 쓴 글을 아내에게 소리 내어 읽게 해서 "턱턱" 걸리는 문장들은 모조리 다시 쓴다고 하더군요. 글쓰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이 대부분이 이처럼 결벽증에 가까운 퇴고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서평이 완성되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으며 퇴고해보세요. 이 중 자신의 무턱댄 주장은 없는지, 읽는 이에게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대목은 없는지 거르다 보면 글이 놀라보게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 북데일리(http://www.bookdaily.co.kr/) 김민영 기자.

  *서평쓰기에 대한 다양한 질문은 hwayli@naver.com로 해주시면 친절히 답해 드리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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