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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장의 책읽기 - 자유로운 영혼의 사업가, 어느 CEO의 삶과 책
홍재화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책 제대로 읽으시는 홍사장 님 좀 짱인듯
책 표지에는 큰 등산가방을 메고 있는 홍사장의 사진이 보인다. 저 가방안에 책 들어 있단다. 짊어지고 다니는것도 모자라 한손에는 또 책을 들고 있다. 그리고는 아주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책 좋아하는 필자가 봤을때 저 모습은 분명 진정으로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그것이다.
이 책을 쓴 홍재화 사장은 사업하는 사람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하는데 그 취급하는 품목이 특이하다. 바로 발가락양말이다. 500년간 지속되어온 '벙어리 양말의 독재시대'에 종지부를 찍고자 벌인 사업이라고 한다. 회사를 경영해야하는 오너의 입장과 잦은 해외출장을 해야하는 무역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을 미루어 보아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쁠텐데도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한다. 아니 오히려 그런 생활을 통해서 얻는 이점이 많다고 할 정도이다. 출장만 하더라도비행기 안에서 책을 보다가 자연스럽게 잠깐 한두시간씩 잠이 드는것이 시착적응 및 해외에서의 스케쥴 조정상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첫번째는 '책 도닦기'이며 두번째는 '책 즐기기'이다. 책 도닦기에서는 책을 통하여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의 기술이 주를 이루고, 책 즐기기에서는 홍재화 사장의 책에 대한 사랑과 독법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그리고 각 챕터의 말미에는 '이럴 땐 이런 책'이란 코너를 따로 편성하여 여러 상황에 적합한 많은 책들을 추천해주고 있다. 따로 기억했다가 하나 하나씩 구해 봐야지란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보았다.
아무래도 사업하시는 분이다 보니 책 도닦기편에서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소개하는 책들도 경제,경영 관련서적 내지는 흔히 말하는 자기계발서들이 많은 편이다. 책 표지를 보고 기대했던 바와는 약간 어긋나는 편이 많았지만 제 2부 책 즐기기편에서 책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펼쳐 나갈것이라 하니 잠시나마 사업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돌아가 책 도닦기편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흔히들 책에는 길이 있다고 말들을 한다. 운전면허 시험책을 보면 길이 참 많이있다는 쌍팔년도 개그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분명 모든 책에는 나름대로 저마다의 길이 들어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길을 얼마나 제대로 볼 줄 아는가하는 점이 아니겠는가. 그런면에서 홍사장님은 참 책을 제대로 읽으실 줄 아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가 사업을 하고 무역을 함에 있어 책을 통하여 구체적인큰 길을 하나 정립해두었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아주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어디가서 뭘 배우고 어느 외국을 돌아다니고 이러지 않더라도 충분히 책만 '제대로' 잘 보면 분명히 사업적으로도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증명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책 읽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 책 즐기기편은 훨씬 더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일종의 동지의식 같은것이라고나 할까. 어디가서 속 시원하게 책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얘기할 수가 잘 없는데(필자만 그런 환경인 것인지 아니면 대부분이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그의 책에 대한 사랑이야기는 나에게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줬다.
난 이 책 무지하게 좋아하는 사람인 홍재화 사장님이 진정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책을 통하여 더 많은것을 배우고 더 많은것을 느끼고 더 많은것을 공부하여 그의 사업에서도 성공을 이루어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필자와 같이 인생에서 시간이나 돈이나 상당 부분을 책과 책 읽기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전례를 남겨주어 운좋게 또는 특별하게 타고난 그 대단한 무엇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도 책 읽기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전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중간 중간 많은 책을 추천해준 것에도 감사드리는 바이다.
마무리는 일전에 보았던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 서평의 종장과 같은 방식으로 끝맺고자 한다.
끝으로 필자는 보다 많은 이들이 책을 즐겨읽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주제넘은 제안을 해본다. 그래서 소개팅 자리에서도 책 이야기를 하면 별 이상한 놈 다보겠네란 시선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는 일도 없어지고 한달에 서른권의 책을 읽고 서른편의 서평을 썼다고 해도 놀라는 사람이 없어지는 그런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솔직히 책보는거 재미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