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챔피언 만들기
제니퍼 마리오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미셸 위에게 있는 것. 바로 '드라마'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여자선수는 바로 아니카 소렌스탐이다. 35세의 나이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여덟번이나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고 한다. 그리고 2006년 7월을 기준으로 68번의 우승컵을 안았고 그 중 소위 말하는 메이저 대회에서 열번의 우승을 기록하였다. 그 메이저 대회들의 승률은 50% 였다. 참고로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의 우승승률은 26퍼센트라고 하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 아니카 소렌스탐을 골프대회가 진행될때를 빼고는 여러 광고매체나 방송등에서 본 기억이 거의 없는듯하다. 실제로 여자 스포츠 선수들이 벌어들이는 돈의 순위도 테니스의 마리아 샤라포바, 셀레나 윌리엄스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미셸 위. 필자가 한국에 살고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왜 그 잘하는 아니카 소렌스탐 보다 미셸 위란 어린 소녀가 더욱 더 주목을 받고 사람들이 그녀에게 열광을 하는것일까. 그 해답을 필자는 오래전에 우연히 본 한 골프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었더랬다. 위와 같은 질문에 어느 골프 칼럼리스트는 대답하길 기계처럼 잘하기만 하는 아니카 소렌스탐에 비해 실력은 떨어지지만 미셸 위에게는 인간적인 '드라마'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끊임없는 이야깃거리와 남과는 다른 그녀의 도전들이 바로 스타로서의 상품성을 만들게 되는 이유라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미셸 위를 가까운 곳에서 수년간 지켜봐 온 한 기자가 들려주는 미셸 위에 관한 이야기다. 단지 골프에 국한된 골프선수로서의 미셸 위를 다루는걸 넘어서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랄한 10대 소녀로서의 미셸 위의 모습도 담고있으며 중간중간 '지식상자'를 통해 골프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싣고 있어 필자처럼 골프라는 스포츠에 관심도 별로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독자들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을것이다.

 


골프를 취미로 즐겨하던 아버지와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우승까지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태어날때 부터 미셸 위는 골프라는 스포츠와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된다. 유달리 타고난 신체조건이 좋았기에 골프외에 야구나 다른 스포츠에서도 소질을 보였으나 결정적으로 '달리기'를 무척 싫어했던 미셸 위 본인의 취향탓에 택하게 된 운동이 바로 골프였다. 그리고는 아홉살 무렵 이미 어른들의 실력을 넘어서 버렸다. 하지만 당시엔 너무 어려서 최저 나이제한이 열세살이던 AJGA에서는 경기를 할 수 없었고 그런 이유로 그 위의 단계인 열다섯에서 열일곱살 집단에 속하는 선수들과 경기를 하게된다. 거기서도 맞설 상대가 없게 되자 하와이의 각종 여자 대회를 평정하고 남자 대회에 까지도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열두살 무렵에 LPGA에 참가하여 상위 10위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열세살이 되어서야 참가가 가능하게 된 AJGA가 그녀에게 무슨 의미가 있었겠는가. 더 실력이 쟁쟁한 이들과 승부를 겨루기에도 시간이 모자를 판에 엇비슷한 대회 참가 비용을 들여서 말이다.

 


이러한 사정이 미셸 위가 다른 여자 선수들 처럼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게 된 이유였고 그것이 지금처럼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선망의 대상이 된 이유이자 이 책 말미에 소개되고 있는 모건 프레셀과 같은 일부 여자선수들에게 시기어린 질투와 비난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옛말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남들과 너무 달라도 너무 잘해도 문제가 되는 모양이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정서는 우리나 피부색 눈빛이 다른 그네들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인가 보다.

 


하지만 미셸 위 우리의 위성미양은 그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앞에 놓인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인다. 이 책의 제목처럼 미셸 위는 아직 챔피언이 아니다. 다만 그 챔피언이 되고자 정진하고 있는 과정일 뿐이다. LPGA와 같은 큰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도 없고 그녀의 꿈인 PGA 무대 에서도 아직 컷을 통과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이제 프로로 전향하였고 그 첫 대회에서 실수를 저질러 실격처리 된 아픈 기억과 여전히 선수로서 인정하지 않고 단지 인기많은 아이 정도로만 여기는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감수하며 가족과 코치 그리고 동료들, 고국의 수많은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책 말미에 수록된 미셸 위 어록 중 '만일 골프가 지겨워지면, 왼손잡이로 나서서 처음부터 다시 해 볼 생각이다.'라는 말은 무척이나 강렬하게 필자의 뇌리 속에 남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꿈을 향해 묵묵히 노력하고 정진하는 이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수많은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손에 쥐고 충분히 뺀질거릴 수 있을 법한데도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하며 학교와 골프 두가지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장한 대한의 딸 위성미.

 


스포츠 만큼 사람들에게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중적이고도 쉽게 감동을 주고 힘을 주는 일도 없는것 같다. 박세리 선수가 그러하였듯 박찬호 선수가 그러하였듯 또 2002년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그러하였듯. 그녀가 앞으로 새로 만들어 내는 드라마에 전 국민이 감동과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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