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 빠진 수법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6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기묘한 이야기 깜찍한 반전

 


기억들 하실런지 모르겠다. 예전에 '환상특급'이란 외국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야말로 기묘한 이야기들의 집합체였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의 미스테리한 이야기와 상상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먼 훗날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다. 실제로 미래에 그러한 일들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뚫어져라 텔레비젼 화면을 응시하며 그런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한 경외심을 넘어 섬뜩하기 조차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그런 '환상특급'을 다시 보는듯한 느낌이 드는 기묘한 이야기를 모아둔 일종의 SF 소설이다. 저자인 호시 신이치는 이런 이야기를 천편이나 썼다고 한다.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보고이다. 그리고 '플라시보 시리즈'로 불리우는 이 이야기들을 엮은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3천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전해진다.
흔히 약효가 전혀없는 약을 진짜 약으로 속여 환자에게 투여했을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효과. 즉 위약효과를 일컫는 '플라시보 효과'의 그 플라시보란 라틴어의 의미 중 '즐겁게 한다'는 의미를 차용한 명명이다.


특이한 점은 각각의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짧다는 사실이다. 단편이라고 부를 정도의 분량도 안될만큼.. 호시 신이치는 이를 '쇼트 쇼트 스토리'(초단편 소설)란 장르로 명명하며 독자적인 장르를 개척하였다. 그 짧은 이야기 속에 왠만한 단편에 버금가는 내용과 치밀한 구성등등이 녹아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하여 굳이 자세를 잡지 않고 출퇴근 길이나 틈나는대로 한 꼭지 한 꼭지씩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는듯 해 보였다.


그 의미가 결국엔 모호해져 버리는 이야기들도 적지 않으나 대부분의 기묘한 이야기들은 말미에 그야말로 '깜찍한' 반전들을 선보인다. 이게 참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감탄하곤 했다. 3천만부란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한 사실과 이 책을 접하기전에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인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의 나열같은데 뭔 시리즈가 이렇게나 많이 나와있을까란 의구심을 어느정도 해소되게끔 만들었을 정도였다.


역사적 사실이나 전해져 내려오는 옛이야기들을 다른 시각에서 풀어나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나 해저로 가라앉은 아틀란티스의 레랑왕등의 이야기들은 무척 이채롭다.
또한 유령을 이용해 마을을 부흥시켰던 면장 이야기와 같은 소망을 두사람이 열렬하게 품게되면 소원이 이루어지던 이야기, 공포스러운 얼굴로 사람의 미치게 만들던 이야기들의 반전은 특히 흥미롭고도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던 이야기 들이었다.


참으로 인간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한것 같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을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수시로 메모해 두고 그 아이디어들을 토대로 이야기의 살을 붙여 나가며 창작에 임한다는 호시 신이치의 꼼꼼함과 성실함 그리고 타고난 재치등이 잘 어우러져 플라시보 시리즈란 제목 그대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조금은 더 즐거운 출퇴근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호시 신이치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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