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을 닮은 방 1 - 세미콜론 그림소설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김한민 지음 / 세미콜론 / 200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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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독특해서 생소한

 

 


책이 참 예쁘다. 만화인가? 글자가 좀 많은 만화같은데.. 그림소설이라 사람들은 부른다.
저자인 김한민씨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어릴적 부터 스리랑카와 덴마크, 페루 등지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대구광역시 대신동이나 충남 보령이나 서초구 양재동 등지에서 살아왔던 우리랑은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나보다.
책장을 펼치면 일단 감탄부터 나온다. 당연히 오와 열을 맞춰 각을 잡은 목차를 기대했던 독자들은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진 독특한 목차를 보게된다.

 


근데 이게 참 내용이 만만치가 않다. 만화라고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한없이 사유하며 봐야할 책이다.
줄거리를 요약하기도 참 난해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대충 다음과 같다.

 


여기 '누나'라는 등장인물이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누나다. 참으로 편리한 작명이다. 죄민수가 말하듯 아무 이유 없이 누나다.
그 누나가 꿈을 꾼다. 근데 자신이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꿈 속의 상황이란걸 지각하는 루시드 꿈. 누나는 곧 면접을 봐야한다. 그런데 남들처럼 화려한 경력도 변변한 자격증 조차도 없어 이력서는 빈칸 투성이이다. 누나는 불안한 마음에 앞자리에 앉은 정체불명의 사나이를 대상으로 혼자서 면접연습을 한다. 아니 근데 이게 왠일인가. 그 혼잣말이 고스란히 주위 사람들에게 전달되었고 누나는 그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된다.

 


누나가 하게된 일은 황당했던 면접만큼이나 기상천외한 일이었다. 바로 무이란 소년을 따라다니며 그의 혼잣말을 듣고 녹음하는것. 그 소년은 바쁜 부모님 때문에
어려서부터 늘 혼자였던 소년이었다. 세상은 변하여 어머니가 하던일도 인터넷으로 대체되던 세상에서 유일하게 손편지를 썼던 아이 무이. 그런 무이를 엄마는 고용
하게되고 무이는 독립을 하기에 이른다. 여기가지 무이의 삶을 혼잣말을 통해 들은 누나는 '혜성을 닮은 방'을 타고 무이를 따라 에코도서관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추적(?)에 들어가게 된다. 탈것 이름이 왜 혜성이냐고? 역시나 아무 이유 없다. 그냥 혜성이다.

 

 

도서관에는 혼잣말이 녹음된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도서관을 찾는 이들은 그 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듣게된다. 그리고는 무이와 무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지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다분히 철학적인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그중 '우주선 이론'은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많은 부분 공감했을 만한 이야기였다.

 


'우주선이 이륙하고 나면
이륙을 위해 사용된 로켓들은 떨어져나가 바다에 버려진다.
이것은 책의 여정을 닮았다.
한 권의 책을 이루는 수많은 문장들 중에
결국 한 줄의 메세지만이 독자의 내면에 도달하고,
나머지는 망각의 바다 속으로 사라진다.
어느 문장이 최종적으로 독자의 가슴에 안착할까?
그 문장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책을 쓰지 않고 그 문장을 쓸 것이다.
오히려 모르기에 쓸 수 있는 것이다.'


(p.117)

 

 

그리고 삼보를 통해 만났던 무하마드 라타 교수가 들려주는 비움과 채움에 대한 개념, 즉 사람마다 부족과 만족의 감이 다르다는 문제 정도만 이 책의 우주선 이론이
말하는 최종적으로 독자의 가슴에 안착한 문장이었다. 개인적으로 말이다.
그 외 학창시절 노트 필기를 하듯 써놓은 M.C(매체 커리큘럼)나 소각로 이론등은 무슨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리하여 망각의 바다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보면 이말 같고 저렇게 보면 저말 같고.. 이 책은 전반적으로 그러한것들이 좀 많은 편이다.

 


이제 1권이고 2부, 3부 계속 나온다고 전해진다. 이야기가 진전 될 수록 너무나도 독특해서 생소했던 이론들이 어떤식으로 자리를 잡아나갈지 사뭇 궁금해지는 반면
그 애매모호한 개념들이 독자들에게.. 어느 누구나에게 얼마나 쉽게 전달되는지가 이 책이 가진 큰 숙제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필자만 어.렵.게 보았다면.. 난 아직도 한참 멀은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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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jin 2008-03-25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어제 둘러보다가
리뷰를 읽으니 궁금증이 이는 책이네요. 제 보관함에 쏘옥~
잡식성 독서를 하심이 부럽삼^^
전 심한 편식이라....
자주 놀러 와도 되죠?

책을든남자 2008-03-25 21:28   좋아요 0 | URL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드물게도 이렇게 글까지 남겨주시고..
복 받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