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내려오기 - 인생의 마지막 무대에서
샤론 다디스.신디 로저스 지음, 김유태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 세상에 죽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너도 외롭니?"

 

그녀가 물었습니다.

 

"물론이지."

 

그는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나의 고독이 나를 때려서 넘어뜨리게는 안 해.

 

외로움은 그냥 외로움일 뿐이야!."

 

- 나탈리 골드버그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항상 그 절실함 만큼이나 다른 무엇 보다도 우리에게 전해주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 책의 저자인 샤론 다디스는 전문적인 호스피스 간호사로 현재 미네소타 스틸워터에 위치한 성 크르와 병원에서 어린 아이들을 위한 사별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으며, 레이크 뷰 병원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환자들을 위한 예배 프로그램을

인도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녀가 들려주는 일선에서 직접 보고 겪은 죽음을 앞둔 이들의 서른 세가지의 이야기들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느낄 수 있는것은 과연 어떠한 것들인지 겸허한 마음으로 책장을 펴들었다..

 

 

흔히들 우리는 인생을 한 편의 연극에 비유하곤 한다..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그 무대에 오를 것이며..

그 무대위에 있는 순간 만큼은 다들 최선을 다해서 맡은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비를 겪으면 힘들어 하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옆에서 어깨를 다독이며 용기를 주는 동료들에게 감사해 하기도 하며..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갈채를 받으면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과 보람을 느끼게 될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무대에서 얼마나 명연기를 펼치고 수많은 갈채를 받는것이 아니라..

얼마나 그 무대에서 좋은 모습으로 아름답게 내려오는 것이라고 이 책은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인생의 무대에서 행복하게 내려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필자가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발견한 그 방법은 바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과 '드러내기' 방식을 통한 마음의 안정을 얻는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내일 당장 죽는다고 생각을 해보자..

처음에는 당연히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분노에 치를 떨것이고..

자신이 이루어 놓은 이 모든것들을 그대로 놔두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워 질것이며..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에 슬픔을 가눌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서야 왜 난 살아있을 때 최선을 다하지 못하였고 이 사람들을 더 사랑해주지 못했을까 후회를 할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그대로 끝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 오면서 항상 그러하였듯..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우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이 책은 전해주고 있다..

 

 

그런면에서 '왁스 장갑'을 만들던 부자의 에피소드는 많은 감동을 전해준다..

 

아들은 아버지가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류머티스성 심장병으로 부어오른 손 관절의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손을 왁스상자에 담그고는 하셨는데..

아들은 그걸 무슨 예술 작품을 만드는 일로 알았다고 한다..

왁스가 식어서 굳으면 그대로 벗겨내어 왁스 장갑을 만들고 부자는 그걸 가지고 놀면서 행복한 유년을 보내었다..

자신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았던 아버지..

같이 텃밭을 가꾸며 옛노래를 흥얼거리던 기억들..

아들이 열 네살이 되었을때..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란 말씀을 남기고 구름의 저편으로 떠나가신 아버지..

 

그렇게 품위 있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죽어가는 법을 터득하셨다는 에피소드에 필자는 가슴이 뭉클했었다..

 

 

또 한가지..

 

죽음의 고통을 다스리고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드러내기'는..

절친한 친구에게 암 수술자국을 드러내 보여주면서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친구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아픔을 극복한 린다의 사례와..

 

우리에게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익히 알려져 있는 모리 교수의 사례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루게릭 병으로 죽어가던 모리 교수님은 '나이트라인'과의 인터뷰 당시..

"선생님에게 현재 가장 끔찍한 일은 무엇입니까?" 란 질문에..

"이제 곧이어 누군가 내 똥도 밭아내고 밑도 씻어주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머지않아 그는 실제로 그런일을 겪게 되었고..

그런일로 힘들어 했지만 이내 모리 교수는 현명하게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치 어린아기가 그러하듯이 그러한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맡김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답지 않게 열심히 남은 인생을 살다간..

행복하고도 아름답게 내려온 이들의 많은 사연들이 소개되고 있다..

 

 

사람의 인생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생이란 무대위에서 아름답고 행복하게 내려 올 수 있도록..

 

우리도 좋은 추억과 좋은 관계들을 많이 만들어가며 살아가야 할것이다..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 세상에 죽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죽음이 가진 그늘은 세상 모든 만물을 더욱 귀하게 만든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욱 소중한 것이다.

 

 

- 생텍쥐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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