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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함께한 하루
마이클 모리스 지음, 김양희 옮김 / 꽃삽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어느날 문득 내 아버지의 뒷모습이 초라하다 느껴질때..
이 책은 팀 맥그로라는 컨츄리 송 가수의 'Live like you were dying' 이란 노래가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And he said oneday I hope you get a chance
To live like you were dying
(그리고 그는 말했어 자네도 언젠가는 그런 기회를 갖기 바라네 죽음을 앞둔 것처럼 사는 기회를)
주인공 네이선은 일에서의 성공만이 삶에서의 목표인 사람이다..
일하느라 바빠 하나뿐인 딸의 유치원 졸업식에도 참여를 못했을 정도이다..
그러면서 그는 생각한다..
내가 젊을때 이렇게 열심히 일을해서 성공을 하면..
우리 가족은 편안한 미래를 보낼 수 있을거라고..
어느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날..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후배를 보다못해 직접 작업을 하다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그 일로 입원한 병원에서 폐에 정체모를 반점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몇달만에 회사엘 복귀를 하니..
아들뻘 되는 젊은 친구가 자기의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는데..
그동안 오로지 성공 하나만 생각하며 가정도 내팽겨치고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그 결과가 고작 이거라니..
그리하여 그는 다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는 그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그의 아버지와도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제서야 네이선은 깨닫게 된다..
그동안 앞만보고 달려왔던 자신의 삶은..
그가 그토록 원망하던 아버지의 그것과 무척 닮아있던 거라는걸..
그랜드캐니언에 가고싶어 하는 어머니의 소망과 트랙터를 바꾸어 버렸던 아버지..
가족들의 도움으로 그런 아버지와 말그대로 뻘쭘한 여행을 떠나는 네이선..
하지만 그 여행길에서 네이선은 많은것을 느끼게 된다..
푸만추란 난폭한 황소를 올라타서 견디며..
삶에 대한 용기도 다시금 가지게 되고..
아버지와 함께 스카이 다이빙도 경험하며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된다..
멋드러지게 착지를 하며..
'바로 이렇게 하는 거라고.'
호탕하게 웃으시던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 후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내 아버지의 웃음 소리..
그렇게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데..
그리고는 마침내 도착한..
어머니의 유품과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한 그랜드캐니언..
'빨랫줄을 지나고 농장 끝을 경계 짓는 목초지로 계속 뛰어가면서 나는 내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심지어 가슴 속의 하얀 반점마저도 독수리의 날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나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땅과 나의 가족들의 역사를 간직한 화살촉이 피부를 자극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내가 지금껏 해온 여행길에 길게 늘어서서 나와 함께 있었다.
나는 어머니가 웃고 박수를 치며 나머지 가족들과 함께 나를 응원하는 모습을 마음속에 그렸다.
나는 고향에 와 있다.
사랑받고 있고,
그리고
이제 자유롭다.'
(p. 244)
필자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 소위 말하는 '몸짱' 이셨다..
어린시절 같이 목욕이라도 할라치면..
난 아버지의 그 단단한 알통을 만지며 놀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아버지에게 안마를 해드리는 경우가 점차 많아져갈때..
그 단단하던 아버지의 몸이 나날이 말랑말랑 해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그리고 고향을 떠나던 날..
기차역에서 뒤돌아 서시던 아버지의 뒷모습..
어느날 문득 내 아버지의 뒷모습이 초라하다 느껴질때..
아마 그때부터 난..
거대한 산같은 존재로서의 아버지의 품을 벗어나 한 남자로 다시 태어나는..
그런 세상의 통과의례처럼..
그렇게 이 세상의 많은 아들처럼 말없는 아들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독서는 삶을 잠시 멈춰 서서 돌아볼 기회를 준다고 했던가..
덕분에 내 아버지를 새삼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데 고마움을 느낀다..
유난히 많은 주변의 어르신들이 운명을 달리 하셨던 작년 한해였다..
난 별로 표현은 하지않는 무뚝뚝한 아들이지만..
말하고 싶은것이 있다..
아버지..
아직도 건강하게 이 세상에 버티고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