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기억 (2disc)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 와타나베 켄 외 출연 / 팬텀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나긋나긋하진 않지만 빈틈없는 일처리로 신망받던 사에키 부장님은..

모르긴해도 보장자산이 꽤나 많을것으로 보였다..

그토록 염원하던 큰 광고건을 따낸 요즈음..

직장생활 30여년만에 첨으로 회의시간을 까먹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부장님은..

자신의 병명을 듣게되었다..

 

'알츠하이머'

 


저멀리 현해탄을 건너..

대한민국의 손예진양이 앓았다던 그 병..

 


오랜친구이자 사장이 그동안 고마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틈만나면 갈구던 거래처 기가포스사의 과장도 약해지지말고 꼭 다시 돌아오라고 격려한다..

 

우리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잊지말라고..

각자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건네주던 팀원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병명을 국장에게 꼰질렀던 소노다 까지도 먼발치에서 90도로 마지막 인사를 올린다..

 

그리고 영원히 곁에 있을꺼라는 아내 에미코와..

하나뿐인 갓 결혼한 외동딸 리에..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유독 영화속에서 거북하리만치 90도로 깍듯하게 인사하는 사에키 부장님의 모습이 많이 보였더랬는데..

 

이젠..

진심으로 자신의 기억에.. 추억에 함께 있어주었던 그들을 향해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는듯하다..

 


손녀딸의 재롱을 보면서 한 2~3년은 버텼는데..

점점 더 병세는 심해지고..

 


'난 사에키 마사유키라고 합니다.. 당신이름은?'

'에미코라고 합니다.. 가지에 열려있는 아이라는 뜻이죠..'

'좋은 이름이군요..'

 


오래전 그랬던것처럼..

두 부부는 나란히 길을 걸어간다..

애잔한 음악이 흐르고..

거기엔 담백한 신록이 펼쳐져 있었다..

 

 

 


치매를 다룬 영화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것처럼..

비극적인 마지막은 애써 얘기하려 않는듯하다..

이 영화도 이렇게 거기서 끝이난다..

 


필자는 유년시절에 외할머니랑 같이 살았었다..

동경대까지 나왔다던 두 엘리트아들을..

한국전쟁당시 북으로 보내버리고..

그 이유 때문이었던지..

아무리 고스톱을 열심히 치셔도..

마지막엔 치매를 벗어날 수 없었더랬다..

 

대구에서 함께했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어느날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어..

어떤 친절한 아가씨가 우리집을 찾아 모셔왔던일이 마지막이었다..

막내 외삼촌이 계시던 서울로 가셨을 무렵에는..

증세는 더욱 더 심해졌고..

 

어느 날..

눈물을 흘리며 허둥지둥 서울로 가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서야..

어린 난..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담배를 가르쳐주셨던 우리 외할머니..

 

하늘나라에서..

이제는..

외손자의 이름을..

더이상 잊지않고 다시한번..

다정히 불러주셨으면 좋겠다..

 

 


사에키 부장님과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신..

본인의 외할머니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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