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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 이철환 산문집
이철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오늘 회사에서 직급별 간담회를 하였다..
업무가 바빠서 참석을 못한 전 짝꿍 위수진 대리를 부를때 항상 즐겨쓰는 표현이 있다..
'맑고 고운' 수진씨..
남들 보기엔 장난스럽게 놀리는듯 보이겠지만..
실제로 위대리는 맑고 곱고 게다가 꽤 착한편에 속하기까지 한다..
대구 촌놈이 서울 온지 3년간..
워낙에 제 멋대로고 거짓말 잘하고 뒷통수나 치는..
그런 서울 깍쟁이들만 만나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느 주말 이었던가..
사무실에 남아서 일하고 있는 날 위해 먹다 남은 빵을 주고 퇴근하던..
맑고 고운 수진씨..
내겐..
빵 주면 다 착한 사람이다..
그런 '맑고 고운' 사람이 또 있다..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철환 작가..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족들을 사랑하며..
책갈피 속 진달래 꽃잎에게 조차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자연을 아끼는 사람..
이 각박하고 더럽고 얍삽한 새끼들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
저런 사람이 존재한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무려 36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고 초 밀리언 셀러가 된 연탄길 시리즈의 저자..
당시에 그는..
지독한 이명에 시달리며 우울증과 투병 중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 세상의 사랑으로 상처를 극복하고..
책 수익금으로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만들어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북한산 아래 숲속에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며..
아내와 두 딸과 잣나무, 제비꽃, 딱따구리, 소쩍새, 무당벌레들과 함께 살고 있다..
'반성한다는 것은 상처에게 길을 묻는 것이다.
상처는 눈물이 되기도 하고 길이 되기도 한다.
진실 앞에서 눈을 감을 때마다
등짝을 후려치는 꽃다발이 되기도 한다.'
반성문..
우린 반성문을 써 본지가 언제였을까..
아니..
반성조차 해본지가 언제였을까..
항상 남의 탓으로 돌리고..
사회의 제도적 모순에 불만만 가지는 우리들..
이제 어린시절 그 때 그랬던 것처럼..
반성 좀 하면서 살면 좋겠다..
참 얇은 책이지만..
좋은책 만난것 같다..
- 추천의 글
이금희 (방송인)
남보다 깊은 눈물샘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 슬쩍 마음만 건드려도 어느새 두 눈 가득 이슬이 맺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보다 예민한 통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입술을 앙다물고 신음소리를 죽이고 있더라도 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느낄 줄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철환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일 거라고.
(중 략)
집 근처 산을 오를 때면 길을 잃고 나와 있는 달팽이를 숲길로 돌려보내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속으로 기원했답니다.
'이렇게 좋은일을 하니 우리 아이들 좀 잘 되게 해주세요.'
그러다 어느 날 달팽이에게 미안해졌다고 했습니다.
'달팽이야, 미안해. 다음부터는 너를 위해 빌어줄게.'
(중 략)
학교 다닐 때 몇 번 써본 뒤로는 단어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던 반성문.
어른이 된 후에 더 필요할 것 같은 반성문.
그런데 그는 지금 그 반성문을 써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의 반성문을 동경삼아 우리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잘못들을 대신 미안해 하고
먼저 아파해주고 있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