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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ㅣ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필자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1990년대 후반으로 기억된다..
그 장례식장에서 참으로 생뚱맞게도 필자는 아버님께 이런 말씀을 전했다..
'전 제가 지금 하고있는 전공공부가 저한테 너무 맞지 않습니다..
1년의 시간만 더 주시면.. 전 치과의사가 되고싶습니다..' 라고..
아버님은 말씀하셨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왜하냐..
그리고 넌 치과의사라는게 얼마나 많은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일인지 알고 하는 말이냐..
헛소리 하지말고 복학했으니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학교 다녀서 졸업할 생각을 하거라..
참으로 야속하게도 그렇게 본인의 의료인의 꿈은 간단하게도 마무리 지어졌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건 참 오만이었고..
다만 학업성적의 문제가 아닌..
(필자는 재수를해서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이자 수능 첫세대인데..
수능 첫해에는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하여 급격한 성적의 인플레 현상이 왔고..
실지로 꿈같았던 의대 성적이랑 필자의 성적이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서 이런 생각을 다 하게 되었던것 같다..)
의사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의 자질에서부터 한참이나 벗어났던..
다만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잘 살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단순한 편견에서 비롯된 만용이었던것 같다..
이젠 의사라는 직함보다..
그리고 박경철이랑 자신의 이름보단..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더욱 유명해진..
증권사 직원들에게 주식투자를 가르친다던..
참으로 특이한 한 의사가 의료전선에서 겪었던..
그 이야기들을 묶은 책이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어보이지만..
왜 그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인간적인 학식과 교양에 머리 숙여지게끔하는..
(그 자신은 아직도 불완전하고 속물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그런 요소들을 충분히 공감하게끔..
받아들여진다..
필자는 워낙에 좋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라..
의사집안 친구들이 상당히 많고..
현업이 의사인 친구 또한 많으며..
또 그분들에게 어릴적 부터 전해 들었던..
예를들면..
넌 손가락이 기니까..
훌륭한 산부인과 의사가 될 수 있을꺼라는 얘기들.. -_-
그런 상황에서 성장을 했지만..
그리하여 별로 대수롭게 보지 않았던..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의사라는 직업이 이렇게 힘들고 숭고한 일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 기구한 서른다섯 가지의 에피소드들은..
쉬운말로..
참으로 많은것을 느끼게 해준것 같다..
충격적인 치매노인의 에피소드부터..
미니스커트 얘기까지..
어떤 절박한 상황에 다다른 이들의 그런 절실함은..
우린 못 느끼고 사는것 같다..
당장이 힘들고..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힘든사람은 없을거라는 생각을 스스로 하며 괴로워하지만..
그건 참..
쓸데없고 오만한 기우에 지나지 않은것 같다..
책을 덮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난..
이렇게나마..
살아 숨쉬고 있는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하고..
참으로 슬프기도..
안타깝기도 하고..
또한 개실험 에피소드에선..
한참이나 웃었던..
인생의 희로애락이..
적절하게 묻어 나왔던..
많은것을 느끼게 해줬던..
그런 책이었던것 같다..
필자는 오늘도 내 분에 못이겨..
폭탄주를 마시고 한참을 뻗어있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이 하루가..
사선의 문턱에서 갈구하던 이들에게..
그 얼마나..
소중했던 하루일까라는 생각에..
그런 하루를 반성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