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하성란 지음 / 창비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곰팡이꽃'으로 1999년 제 30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던 하성란씨의 세번째 소설집이다..
 

사진으로 만나 본 하성란씨는..

사슴처럼 큰 눈망울을 하고..

왠지 새하얀 스웨터와 긴 치마가 잘 어울릴것 같은..

조신하고 단아한 여성스러운 인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소설은..


'난 여러분의 뒤통수를 치고 싶어한다.' 는 작가의 말처럼..

다분히 전투적이기 조차 하다..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작품 가운데 '푸른 수염 (Barbe Bleue)'이란 작품이 있다..

 

대충 줄거리를 요약해보자면..


'품위와 예절과 부를 갖춘 멋진신사 블루비어드(bluebeard)는 여러차례결혼을 하지만 무슨일인지 부인들은 연이어 죽는다.

블루비어드는 여행을 떠나면서 새로 결혼한 아내에게 자신의 성안의 모든방문들을 열수 있는 열쇠를 넘겨주면서 다른 모든곳은 마음대로 열어봐도 좋으나 복도끝의 방만큼은 절대로 열지말라고 당부한다.

처음에 이여인은 남편과의 약속을 잘지켰으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방을 열어보고 말았다.

그방의 벽에는 블루비어드의 전 부인들의 시체가 걸려있었고, 이것을 안 블루비어드는 이여인마저도 죽이려하자 마침 여인의 오빠들이 찾아와 블루비어드를 죽이고 자신들의 동생을 살렸다.

그리고 그 후 그 여인은 호기심을 잃어버렸다..'

 

 

 

그렇다면 과연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는 왜 살해되었던 것일까..??

 

이 의문에서 이 소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로 작가가 글쓰는 방식과 그 과정을 소설로 풀어내는 '메타픽션'인 셈이다..

 

 


주인공은 파르라니 깎은 '푸른 수염'을 지닌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제이슨과 불과 석달만에 결혼을 하고..

한국에서 손수 키웠던 오동나무로 만든 장롱을 공수해 오고..

크게 아름답고 낭만적이진 않았지만..

영주권자가 될 수 있다는 특권(?)과 경제적인 안정 등등..

무난하게 결혼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종종 그래왔듯이 남편과 유난히 친해 보이는듯한 직장동료 챙과 셋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던중..

일을 할때는 절대로 방문을 열지 말라던..

남편과의 약속을 아무생각없이 어기게 되는데..

 

 

아니 이게 왠걸..

이것들이 포개져 있네..

-_-

 

 

푸른수염은 동성애자였던..

 

 

동화 속 살인에 대한 금기의 유혹을 결국 못뿌리쳤듯..

이 소설의 주인공 또한 동성애에 대한 금기의 유혹을 못 뿌리쳤던거겠지..

 

 

그리하여..

결국엔 자신의 분신이자 상징이던 오동나무 장롱에 갇혀서..

살해위협까지 당하게 되고..

여차저차해서 극적으로 탈출을 하고..

영주권이고 나발이고 이혼을 하게 된다는 뭐 그러한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푸른 수염은..

부모님의 빵빵한 경제적 지원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두번째 아내..

세번째 아내..

네번째 아내..

....

백만 스물 한번째 아내..

등등과 거짓으로 사랑을 속삭이며..

위험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척 하고 있겠지..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가 살해되었던 이유는..

 

아마도..

 

부부간의..

 

결혼생활에서의..

 

'신뢰'를 깨트렸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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