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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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쪽에서 일한 경력은 확실히 서사면에서 장점을 보여준다. 특히 초반부의 설정과 흡인력은 시각적 드라마 이상이다. 다소 비현실적 설정을 설득하기 위해 소설은 많은 비중을 할애한다. 그렇다고 정보의 설명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서사의 진행과 그것이 어우러져 결코 지루하지 않다. 설정자체가 품고 있는 서스펜스가 충분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활자나 영화나 그 초반의 설정으로 나오는 흡인력으로만 마지막 까지 달려나가기란 무리다. 소설은 다소 의외의 주제의식으로 발전했고, 후반부는 소설의 색깔과 맞지 않는 톤의 관념으로 버무려지면서 살짝 기대에 어긋나는 재미없음과 재미있음이 공존하게 되었다. 어쩔수 없음이 결코 실존적 결말이라고는 생각할 수없다. 그러나 그 어쩔수 없음을 자각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아마 아주 조금은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돈과 그럴싸한 자기합리합만 가능하다면 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 내가 누군가를 죽일때 내가 그들을 죽여할 이유를 찾기보다 그들이 죽어야 할 이율르 찾는 것이 더 빠르고 더욱 편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거대한 회사.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어쩔수 없음을 인정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사람의 지표든, 국가의 지표든 모든 것은 수치가 보여주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 결국 거대한 회사의 직원일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한사람의 죽임으로서 얻는 댓가에 그리 큰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차피 우리는 이 삶에 태어나는 순간 누군가를 알게 모르게 수없이 죽여야 하는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다. 알고도 모른척 , 모르면 그냥 그대로 살아가면 된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의 삶이고 우리의 숙명이며, 그러기에 우리는 누군가를 죽이며, 누군가를 두려워 하며 살아나가야 하는 굴레를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불행하지는 않다. 가끔은 많은 것에 위안을 받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위안들은 표면적으로, 아마 모든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그런것들일 것이다. 그렇다. 거기까지다. 모두에게 위안이된다고 믿고 있는 것들을 내가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항상 선이 선을 악이 악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나는 어쩌면 시궁창 같은 바닦위에 그럴싸한 누각을 짓고 안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기억하자 결코 저 먼나에 이름모를 전혀 다른 민족의 죽음이 나와 무관하다고는 생각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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