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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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너무 많다.

물건도
음식도
관계도
욕심도
말도.......

그래서
줄이려한다.

그럼으로써
얻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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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탬 : 문득, 내가 죽으면 이 많은 짐의 처리를 떠안을 사람(내 아이, 혹은 남편? 그 누가 되든간에)이 얼마나 고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추억때문에 떠안자니 너무나도 방대하고, 무차별 버리자니 고인에게 미안하고......
그래서 짐을 덜어주고픈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짐을 줄이고 나면 그들에게 부담과 수고를 덜어주겠다 싶다.
꼭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물건에 치여 사는 지금이 숨막히도록 답답한 탓도 있겠다.

답은
비우는 것이다.

▶️ 너는 결국 네가 가진 물건에 소유당하고 말 거야. -p.43 영화<파이트클럽> 중-

▶️ 술은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일시 정지시킬 뿐이다. -p.43-

▶️ 인간은 하루에 6만 가지 일을 생각한다고 한다. 그 중 95퍼센트는 어제와 똑같은 일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의 80퍼센트는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나는 매일매일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해했고 직업을 고민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무척이나 신경 쓰며 살았다. 80퍼센트 정도가 아니라 늘 부정적인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뇌는 언제나 해야 할 작업이 잔뜩 쌓여있어서 아무리 정보를 입력해도 새로운 답을 내지 못하고 어제와 똑같은 답만 계속해서 내놓는 쓸모없는 컴퓨터였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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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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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혜.....

몸에 가해지는 물리적 학대만이 학대가 아니다.

배려 없는 섹스,
애정없는 시선,
책임은 없고 의무만 남은 결혼생활,
이기적인 무관심.....
조용함을 넘어선 적막도 때론 학대가 될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학대를 내 안으로 끌고 들어와
자기가 자신을 학대함으로써
타인의 학대를 벗어버리려 했던 영혜의 선택이
몸서리쳐지도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내가 그녀를 이해해서일까? 아니면,
그런 선택을 한 그녀의 덤덤한 아우라에 대한 동경일까?

어찌보면 답답하리만치 모든 걸 감내하는 인혜보다
훌훌 다 벗어버리고 모든 걸 놓아버린 영혜가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책 읽는 내내
설컹한 생고기가 씹히듯
입안이 비릿하다.

열손가락을 쫙 펴 하늘에 비춰본다.
나도 이 손을 바닥에 짚고 다리를 들어올리면
열 손가락 마디마디 실뿌리가 내려와 얽히고 섥혀
단단히 선 나무가 될 수 있을까?
기괴함을 넘어 아름답기까지 한 영혜의 자학이
사타구니 가득 붉은 꽃을 가득 피운 나무로 되살아난다.
초월하듯......
해탈하듯.....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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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내가 물구나무서 있는데, 내 몸에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 땅 속으로 파고들었어. 끝없이, 끝없이...... 응, 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리를 벌렸는데, 활짝 벌렸는데...... -p.156-

▶️ ....... 왜, 죽으면 안되는 거야?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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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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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김태성 역(문학동네)] 16


가끔
중국이 '공산국가'임을 잊을 때가 많다.
세계 어느 자본주의 국가 보다 더 자본주의의 모습을 하고 있는 중국을 보며, 내가 공산주의를 모르는겐가? 싶기도 하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위화가 들려주는
중국의 이야기.....
소위 "문학"으로 예술하는 사람들이 차마 예술로도 승화시키지 못한 진짜 중국의 이야기를
위화는 변검의 마지막 가면마저 벗어버리 듯 낱낱이 풀어놓는다.
중국 역사에 문외한인 나로서는(물론 우리 역사, 세계 역사 역시 문외한이긴 마찬가지지만...^^;;;) 그들의 격동기를 이야기 한 이 책이 왜 중국 본토에서는 금서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30여년 전 까지의 우리 정부도 5.18을 "사태"로 명명하고 쉬쉬했고, 노랫말에 무덤이 나온다 하여 금지 시킨 걸 보면
그 역사가 감추고픈 잘못이란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위화도 그렇고, 박완서도 그렇고,
폭풍같은 역사의 한가운데를 지나친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겪은 역사의 한 부분을 잊지 않고
글로 생생히 그려내었다는 것....
어찌보면 감추고도 싶을 그들의 선택과 경험을
증언하듯, 고해성사하듯 담담하지만 또박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역시,
글의 힘이란......... 
 
 

 


`5월 35일`식 자유는 일종의 예술이다. 인터넷에서 자유를 추구하며 독립적인 사상을 표현할 때 정부의 심사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언어의 수사작용을 충분히 활용하여 암시와 비유, 풍자와 조소, 과장과 연상등을 극대화하여 발휘한다. -p.12-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일생에서 수많은 단어를 만나지만 어떤 단어들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데 비해 어떤 단어는 평생을 함께 지내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게는 `인민`이 바로 이처럼 어려운 문제였다. `인민`은 내가 가장 먼저 인식하고 가장 먼저 쓴 단어였지만 살아가면서 연이어 망각하고 배신했던 단어다. -p.37-

모든 책들이 수천 개의 손을 거쳐서인지 내 손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심하게 낡은 상태였다. 앞부분의 10여쪽 정도가 찢겨 나간 책도 있었다. 나는 책 제목도 몰랐고 작가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도 몰랐고 어떻게 끝나는지도 몰랐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모르는 것은 정말로 고통스러웠다. 시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뜨겁게 달궈진 솥 위의 개미떼가 이리저리 구멍을 찾는 것처럼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이 이야기에 이어지는 결말을 알아내려 애썼다. 이야기의 결말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읽은 소설들도 똑같이 시작과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나보다 몇 페이지 더 읽은 사람들이 내게 그 몇 페이지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긴 했지만 여전히 이야기의 결말은 알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당시의 책 읽기 상황이었다. 우리는 이처럼 끊임없는 책의 파손 속에서 독서를 해나가야 했다. -p.80~81-

결말이 없는 이야기들은 나를 훈련시켰다.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못했다. 마침내 나는 스스로 이야기의 결말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가>에는 "애당초 구세주는 없고 신선이나 황제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인류의 행복을 창조하는 것은 완전히 자기 자신의 몫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노랫말처럼 매일 밤 전등을 끄고 잠자리에 들면 나의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 부지런히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 이야기의 결말을 지어내고 이렇게 내가 지어낸 이야기에 감동하여 뜨거운 눈물을 흘리곤 했다.
처음부터 나의 상상력이 훈련되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소설에 감사해야 했다. 비로 이 소설들이 처음으로 나의 창작 열정에 불을 붙여주었고, 내가 여러 해가 지나 작가가 될 수 있게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p.81~82-

이전에 쓴 글 말미에서 나는 나의 독서 이력을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나는 매번 위대한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 작품을 따라 어디론가 갔따. 겁 많은 아이처럼 조심스럽게 그 작품의 옷깃을 붙잡고 그 발걸음을 흉내 내면서 시간의 긴 강물 속을 천천히 걸어갔다. 아주 따스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이었다. 위대한 작품들은 나를 어느 정도 이끌어준 다음, 나로 하여금 혼자 걸어가게 했다. 제자리로 돌아오고 나서야 나는 그 작품들이 이미 영원히 나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04-

인생은 종종 이렇다. 때로는 단점에서 출발한 것이 갈수록 장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장점에서 출발한 것이 갈수록 단점이 되기도 한다. 마오쩌뚱의 말을 빌리자면 "좋은 일이 변해 나쁜 일이 되고, 나쁜 일이 변해 좋은 일이 된다"라고 할 수 있다. -p.136-

홀유라는 단어는 빠른 속도로 전국을 풍미하면서 산채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중국 사회의 윤리 및 도덕성 결핍과 가치관의 혼란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는 중국 사회가 최근 30년 동안 지속해온 단편적 발전의 후유증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홀유 현상이 사회의 각 분야에 광범위하게 퍼진 정도는 산채 현상을 크게 능가한다. 이처럼 홀유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진지하지 못한 사회, 또는 원칙이 중시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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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존 맥노트 지음, 홍유진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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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백개의 활자보다 한 컷의 그림이 더 강렬하게 와닿을 때가 있다.

어떤 커다란 사건도, 이야기도 없다.
그저 아주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마을에
가을이 오는 풍경이 있을 뿐이다.

아침을 맞이하고, TV를 보고, 버스를 타고, 학교나 회사에 가고, 주어진 일들을 하고,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밤을 맞이하고, 잠을 자고.......
그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잎이 색깔을 바꾸고, 새가 먹이를 물어가고,
다람쥐가 겨울을 준비하고, 바람이 기온을 바꾼다.

자연은,
계절은,
시간은,
쉼이 없다.



20160525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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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와 메모광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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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책벌레들을 만나본다.
한자 가득한 고서에 빼곡히 찍힌 장서인이
책주인의 책을 대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한, 중, 일의 장서인 찍는 법을 비교한 부분이 특히 재밌다. ^^
어느 이는 기꺼이 책을 밖으로 돌리고,
어느 이는 소중한 책 절대 반출 금지다.

책의 여백 사이사이마다 빼곡히 적힌
책벌레들의 메모도 엿본다.
책벌레가 탈피하면 메모광이 되는가보다. ^^

작가는 세계 유수의 도서관에서 고서를 살피고,
자료를 모으고, 흩어진 글들을 퍼즐처럼 모아 맞추기도 한다.
중국인들도 놀랐다는 그의 한자 독해력이
문득 부러워지는 건 뭔지....

책을 덮고 나니 책을 대하는 마음이 조금은 달라진다.
네모 반듯한 돌에 예쁜 말 하나 새겨
나만의 장서인으로 삼고픈 맘이 굴뚝같다.  
 
 



 

듣자니 최석정(1646~1715)은 장서가 대단히 풍부했다. 하지만 어느 책에도 장서인을 찍지 않았다. 한번 남에게 책을 빌려주면 다시 찾는 법도 없었다. 매번 자제들에게 이렇게 훈계하곤 했다. "서적이란 공공의 물건이니 사사로이 지키기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마침 책을 모을 힘이 있었기에 책이 내게 모인 것이고 다른 사람도 다 마찬가지이다." -p.26

책은 장서인을 찍은 사람의 소유가 아니다. 읽는 사람이 주인인 물건이라 정해진 임자가 있을 수 없다. -p.28

하버드에 머무는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책을 보관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어떻게든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그들의 진취적인 자세였다. 옌칭도서관의 제임스 청 관장은 방문학자들을 모아 도서관 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한 사람당 1000권, 2000권도 마음껏 빌려 볼 수 있도록 해줄 테니 이곳에 머무는 동안 도서관의 자료를 많이 이용해줄 것을 당부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의 박물관이나 도서관에 소장된 고서를 보려고 하면 제약은 어찌 그리 많고 규정은 왜 이리 까다로운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 가진 행세를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연구자의 공부를 도와주기는 커녕 계속 발목만 붙든다. 유만주가 말한, 책을 사사롭고 저속하게 지니는 고약한 태도가 이제껏 계속되어 그런 것일까? 책은 천하가 공유하는 물건이다. 책을 소장했다 해서 그 내용까지 전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29

옛 사람들은 소리를 크게 내서 읽어야 글 속의 기운이 내 속으로 걸어들어온다고 믿었다. 소리와 함께 옛 성현의 생각과 기상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고 여겼다. (...) 소리를 내서 읽으면 좋은 점이 참 많다. 좋은 글에는 무엇보다 리듬이 살아 있다. 훌륭한 책은 내용도 좋지만 무엇보다 글의 가락이 자연스럽다. 글의 결은 소리를 내서 읽어야 비로소 느껴진다. 좋은 글을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으면 말의 가락이 살아나서 울림이 더 깊어진다. 오늘날은 낭독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지만 좋은 글을 쓰려면 소리 내서 읽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p.113

옛 선비의 앉은뱅이책상 곁에는 으레 항아리나 궤짝, 또는 협사라 불리는 대나무로 짠 상자가 놓여있었다. 공부를 하다가 생각이 퍼뜩 떠오르면 곁에 쌓아둔 종이에 적어 상자에 넣어둔다. 기억해둘 만한 내용도 중요한 부분을 베껴 써둔다. 베낀 뒤에 자기 생각도 메모해둔다. 그리고 귀양을 가거나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해지면 이 메모 뭉치가 든 상자를 꺼내서 체계를 갖춘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p.149

밭이 넓었고, 밭두둑 가에 감나무가 심겨 있었던 듯 하다. 가난한 중국 선비는 농사로 생계를 이었다. 김을 매면서도 생각이 자꾸 이어졌다. 잡초를 뽑다가 악을 제거하는 마음공부의 한 자락을 깨닫고, 거름을 주다가 선을 북돋우는 방법을 떠올렸다. 호미로 돌멩이를 뽑아 내던지다가 며칠째 맴돌던 구절이 문득 이해되었다. 메모를 해야겠는데 그곳은 밭이었고, 가난해 종이도 없다. 생각 끝에 그는 아예 밭 가운데 작은 항아리를 묻었다. 감잎을 따서 넣어두고 붓과 벼루도 함께 놓아두었다. 김을 매다 짧게 깨달음이 지나가면 항아리 근처에 다다를 때 까지 생각을 다듬어 감잎에 적어 항아리 속에 넣어두었다. -p.150

천재는 없다. 다만 부지런한 기록자가 있을 뿐이다. 요즘도 같다. 처음에는 덮어놓고 적다가 차츰 분명한 방향과 목적을 가지고 적어나가면 된다. 적기만 하면 안되고 중간중간 갈무리해서 하나의 체계속에 정리해두는 것이 더 중요한다. -p.155

서재 이름이 우오루(雨梧樓)다. 오동잎에 빗방울 후드득거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서루(書樓)란 뜻이다. 오동나무는 키가 크고, 그의 서루는 높직하게 자리잡았던 것이 틀림없다. 깊은 밤 등불을 밝혀놓고 책을 읽을 때 빗방울이 창밖 오동잎을 치는 소리, 생각만 해도 정신이 시원하다. 첫 글자인 우(雨) 자에서 위쪽 두 점의 획을 옆으로 슬쩍 휘어놓자 마치 빗물이 처마 밑으로 파고들다 그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 같다. 그의 모든 책에 이 도장이 어김없이 찍혀 있었을 것이다. 우오루, 참 예쁜 이름의 서재다. -p.206~207

"한 권의 책을 다 읽을 만큼 길게 한가한 때를 기다린 뒤에야 책을 편다면 평생 가도 책을 읽을 만한 날은 없다. 비록 아주 바쁜 중에도 한 글자를 읽을 만한 틈이 생기면 한 글자라도 읽는 것이 옳다." -p.214 홍석주

잊어버리고 하는 독서, 조금씩 습관처럼 반복하는 책 읽기는 뜻밖에 효과가 마디다. 삼시 세끼를 먹는 데 특별한 목표가 있을 수 없다. 세끼를 끼니때마다 이유를 달고 먹지는 않는다. 먹어야 하니까 먹고, 먹는가보다 하고 먹는다. 독서도 이 경지에 이르러야 일상이 된다. 특별히 배가 고프지 않아도 때가 되면 먹는다. 규칙적으로 먹는다. 소화가 안되면 한 끼를 건너뛰는 수가 있기는 하다. 배고프다고 한꺼번에 폭식해 버릇하면 나중에 건강을 상한다. 독서가 우리의 일상에서 멀어진 것은 세끼 밥 먹듯 독서하는 습관이 사라진 것과 무관치 않다. 무심코 책을 들던 손이 스마트폰만 찾게 되면서 우리는 생각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p.214~215

`천천히 오래, 그래서 멀리.` 조급증을 버리고 즐기며 해라.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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