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부산에 살고 있으므로,
서울로 어디로 떠난 친구들이며, 예뻤던 그 얼굴이
‘부산에서 살던 때가 그립습니다‘

작가는 한두터울 연배가 높아보이지만
살던 곳 유년의 기억이 제법 겹쳐서
마치 친구나 동네 형의 글을 읽는 기분입니다.
그와는 달리, 서울직장에서
부산발령으로 내려온 처지가 아니라
부산에서 쭉 살아온 나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뿔뿔이 흩어진 친구을
그리워할 처지가 되어 남았습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유년이나 학창시절의 이야기는
사실 힘들고 어려웠을텐데도, 글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넘쳤고
대학원 준비시절부터 시작된 하숙집 이야기는
다소 각색되었음을 감안해도 흥미진진합니다.
에필로그가 서두르듯 등장해서 아쉽습니다.

별이 하나 빠진 것은, 부산음식을 소개하던 부분.
글에서 크게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다른 데에서 많이 읽어본듯한 느낌입니다.

서울사람들은 잘 모를테지요.
이런 책을 붙들고 짠해지는 기분에
오늘 저녁의 술은. 제철 회에 소주 한 잔,
부산이 시골도 아닌데, 서울을 향해 느끼는
미묘한 동경과 질투의 감정이란.^^;

덧.
여기에 나오는 롯데이야기도 충분히 롯빠아재들을
솔깃하게 하는 글이지만,
좀 더 심층분석하는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돌아오라 부산으로≫.

롯데야 언제 우승 한 번 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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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사이에 있는 이상한 세계,
달빛을 받은 흰 구름들과 별들의 하늘을 나는 기분은 어떨까.

담임 선생님에 의해 불려나와
어린왕자의 줄거리를 신나게 구술하던
6학년 때의 학급친구가 생각난다.
어른이 되어, 어린왕자를 몇번 뒤적거려 보았지만,
그 친구가 느꼈던만큼의 감흥이랄게 없었다.

그 이후로
생텍쥐페리의 작품중 읽어낸 첫 작품인데,
간결하고 시적인 문장사이로
한 회의 야간비행을 떠나온 기분이다.
그리고 당연하고도 다행히도
불시착이나, 행방불명 될리도 없는
안전한 착륙.

비행조종사 파비앵이 있지만,
소설의 주인공은 영업부장인 리비에르나 다름없다.
리비에르에 대한 생텍쥐페리의 헌사처럼도 보이는 이 작품에서
이런 꼬투리는 잡고 싶다.
요즘같은 시대에 저런 중간관리자라니,
직원들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겠군.
‘리비에르의 행복 논리는 단순명료하다. ˝저들은 행복해. 내가 혹독하게 군 덕분에 저들이 자기 일을 사랑하게 된 거지.˝(작품해설 p.130)‘
워라밸 시대에 최악의 관리자 아닌가? ㅎㅎ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최근에 읽었던
제임스 설터의 ≪사냥꾼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두 작가 모두 조종사라는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반영했고,
하늘에 대한 동경과 땅(집)에의 귀환이라는
파일럿만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냈다는 것.

어쨌든,
1944년 7월 31일 임무수행도중 자신의 비행기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진 작가, 생테쥐페리를 추모하며
야간비행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놀라운 것은, 그가 몰았던 록히드 P-38기가
2000년에야 마르세유 앞바다에서
잔해나마 발견되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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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난 적 있나요? - 이 땅에 사는 야생동물의 수난과 구조 이야기, 2020 우수환경도서 선정도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지음 / 양철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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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동물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야생동물 구조센터에 구조되고 치료를 마친 뒤에도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 중

사람들에게 환경보호, 야생동물보존의 중요성,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보조강사(교재라고 하기에는 살아있는 생명이니
내 마음대로 붙인 직함이다) 역할을 하는 동물을 일컬어

교육동물이라고 부른답니다.

구조센터로 와서 치료를 시도하고도 안락사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많은 동료들에 비하면 선택받은 운명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다시 야생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어찌보면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개발론자 성장론자들을 위한 나라에서
이런 책들은 그다지 지지 받지 못하겠지만,
나는 우리 학생들이 장래희망으로
재활치료사를 선택하는 숫자가 많은,
그런 사회로 나갔으면 합니다.
(그러니 얘들아 건물주, 돈많은 백수 이런걸
미래의 꿈이라고 내뱉지는 말자. ㅎㅎㅎ)

덧.
동물병원의 수의사들은 주로 반려동물을 치료하고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발견하게 되면, 전국 열 두군데 정도되는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동물과 주의사항, 초기대응에 대한
알짜 팁들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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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의 겨울
엘리자 수아 뒤사팽 지음, 이상해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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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프랑스인이 속초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썼다.
놀랄만한 사건급은 아니었으나, 무슨 연유에서 한국작가들도 채택하지 않는 장소를 활용하고, 굳이 제목에 까지 썼을까. 이 독서의 출발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뒤사팽의 아버지는 프랑스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배어있는 소설이어서
주인공 ‘나‘는, 뒤사팽 본인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위의 사실을 애써 배제하고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최근에 종합병원에 며칠 다녀갈 일이 있어,
아픈 이들을 하릴없이 많이 바라보았는데,
이방인으로써 편견과 부딪히며 살아온 ‘나‘의 아픔은
몸이 불편한 이들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
짐작이 잘 되지 않는다.

덧.
2016년 11월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이년여 만에 개정판이 발행되어서 구하여 읽었는데, 알라딘에서 아직은 개정판은 검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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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의 진입로에는 화살표가 거의 사라져 있었다.

후진기어를 넣고 비상등을 켠 채 조심스레 잘못 들어선 길을
되돌아 나오는 십여초,
일부러 창을 열고 거친 비속어를 내뱉는 그 기사를 보며
실수한 당사자인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할거면
왜 그리 상스러운 말만 허공에 내뱉는지,

평범하고 진부한 말을 갖다대본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여기까지가 어제 있었던 일 ^^;)

정치인, 그 중에도 현직대통령을 다룬 책이라
그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과는 또 결이 다르게
북플에 어떤 식으로 후기를 남길지 고민하다
이삼일이 흘러버린 것 같다.
이 책은 알라딘에 카테고리가 자기계발로 분류되어있는데,
평소에 잘 고르는 선택지가 아니고, 이러한 선입견 때문에
그동안 문재인대통령을 다룬 다른책에 비해
기대치도 낮았다.

생각보다는 건질게 많았다.
아래에 소개한 내가 읽었던 문재인책은
다른이가 쓴 문재인인데,
문재인의 말하기에는, 그가 최근까지 직접 한 말들이
파란색 원문으로 소개되어있어
저자의 화법에 대한 주장과 별개로
문재인식 말하기와,

그의 인격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말에서 그의 인품이 보인다.

정치적으로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고
문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중에는
내 생각과 다른 것들이 있게으나,
그가 5년간의 계약직 공무원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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