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람 - 38선 북쪽의 어제와 오늘
하츠자와 아리 지음 / 눈빛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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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려 렌즈를 응시하는 그녀.

저자나 책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이 선택하는 책이 있다.
표지 속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눈빛에
응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의 모습을 다룬 책이겠거니 했는데
하츠자와 아리라는 일본인 사진가가
두차례에 걸쳐 출간한 사진집을 한국에서 한 권으로 묶어서 출간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사진들은 솎아낸 것 같다.
사진집에는 사진 말고도, 체류기라는 제목으로
하츠자와씨의 글이 서두에 실려있는데
북과 일본의 정치적대립 속에서 민간인 사진가의 고뇌와
방북기가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다.

북한 사람들을 직접 본 적이 있다.
2002년 구덕운동장, 부산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한과 북한의 경기.
당시 모든 미디어에서 화제였던 북한의 응원단.
먼 발치에서 바라본 응원단은,
사진 속에서 만난 하츠자와의 ‘이웃 사람‘만큼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벌써 십오년이 지난 과거의 기억이기도 하거니와
북한식 응원은 예나 지금이나 북한만의 색깔이 있으니.
오히려 선수단 버스에서 손을 흔들어주던
북한 선수의 얼굴이 흐릿하긴 하지만 인상적이었다.

일본에게 북한은 껄끄럽고 우스꽝스런 이웃이지만
남한에게 북한은 그보다 더 복잡미묘한 형제다.
오랜세월 등지고 있는 한 핏줄.
세월이 흘러 자유로이 왕래가 가능해지고
또 북쪽출신이니. 남쪽출신이니 서로를 힐끗거리지 않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당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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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 - 미술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건축 기행
고영애 지음 / 헤이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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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고생스럽게 찾아간 예순 곳의 미술관과
책에 미술관 사진을 쓸 수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데 걸린
수고로움과 노력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저자의 문장은 그가 소개하는 미술관처럼
견고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거나, 아름다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을 읽어내는 한 가지의 고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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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 - 증보판
김연수.김애란.심보선.신형철.최은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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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8800원.
세 번(네 번인가?)의 재대출 끝에 다 읽은 책.

책속에 소설가 이수진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책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대한
‘영업‘용 출판물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읽고싶은 책‘과,
알라딘 보관함에는 문학동네판 세계문학전집이
저금처럼 계속 쌓여가고 있었다.

반납예정일 문자를 세 번째(네 번째인가?) 받고는
칠백쪽을 넘기면서 부터는 열심히,
솔직히 말하자면 건성으로 읽어냈다.

800페이지가 넘는데 8800원.
좋아하는 한국작가들이 친히 ‘영업‘에 나서주셔서
이 책 또한 장바구니에 담을 여지가 많아졌다.
그리고 덤으로 새로이 알게 된 작가들과
알던 작가들의 못 읽은 책들도 보관함으로.

여러 북플 친구님들은 낚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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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9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0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여전히 부산에 살고 있으므로,
서울로 어디로 떠난 친구들이며, 예뻤던 그 얼굴이
‘부산에서 살던 때가 그립습니다‘

작가는 한두터울 연배가 높아보이지만
살던 곳 유년의 기억이 제법 겹쳐서
마치 친구나 동네 형의 글을 읽는 기분입니다.
그와는 달리, 서울직장에서
부산발령으로 내려온 처지가 아니라
부산에서 쭉 살아온 나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뿔뿔이 흩어진 친구을
그리워할 처지가 되어 남았습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유년이나 학창시절의 이야기는
사실 힘들고 어려웠을텐데도, 글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넘쳤고
대학원 준비시절부터 시작된 하숙집 이야기는
다소 각색되었음을 감안해도 흥미진진합니다.
에필로그가 서두르듯 등장해서 아쉽습니다.

별이 하나 빠진 것은, 부산음식을 소개하던 부분.
글에서 크게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다른 데에서 많이 읽어본듯한 느낌입니다.

서울사람들은 잘 모를테지요.
이런 책을 붙들고 짠해지는 기분에
오늘 저녁의 술은. 제철 회에 소주 한 잔,
부산이 시골도 아닌데, 서울을 향해 느끼는
미묘한 동경과 질투의 감정이란.^^;

덧.
여기에 나오는 롯데이야기도 충분히 롯빠아재들을
솔깃하게 하는 글이지만,
좀 더 심층분석하는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돌아오라 부산으로≫.

롯데야 언제 우승 한 번 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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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사이에 있는 이상한 세계,
달빛을 받은 흰 구름들과 별들의 하늘을 나는 기분은 어떨까.

담임 선생님에 의해 불려나와
어린왕자의 줄거리를 신나게 구술하던
6학년 때의 학급친구가 생각난다.
어른이 되어, 어린왕자를 몇번 뒤적거려 보았지만,
그 친구가 느꼈던만큼의 감흥이랄게 없었다.

그 이후로
생텍쥐페리의 작품중 읽어낸 첫 작품인데,
간결하고 시적인 문장사이로
한 회의 야간비행을 떠나온 기분이다.
그리고 당연하고도 다행히도
불시착이나, 행방불명 될리도 없는
안전한 착륙.

비행조종사 파비앵이 있지만,
소설의 주인공은 영업부장인 리비에르나 다름없다.
리비에르에 대한 생텍쥐페리의 헌사처럼도 보이는 이 작품에서
이런 꼬투리는 잡고 싶다.
요즘같은 시대에 저런 중간관리자라니,
직원들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겠군.
‘리비에르의 행복 논리는 단순명료하다. ˝저들은 행복해. 내가 혹독하게 군 덕분에 저들이 자기 일을 사랑하게 된 거지.˝(작품해설 p.130)‘
워라밸 시대에 최악의 관리자 아닌가? ㅎㅎ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최근에 읽었던
제임스 설터의 ≪사냥꾼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두 작가 모두 조종사라는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반영했고,
하늘에 대한 동경과 땅(집)에의 귀환이라는
파일럿만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냈다는 것.

어쨌든,
1944년 7월 31일 임무수행도중 자신의 비행기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진 작가, 생테쥐페리를 추모하며
야간비행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놀라운 것은, 그가 몰았던 록히드 P-38기가
2000년에야 마르세유 앞바다에서
잔해나마 발견되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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