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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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기자의 인터뷰를 엮은 글이다. 7명의 사람을 소개하고 있다. 굳이 글을 갈래 짓자면 인터뷰 형식의 청소년을 위한 진로 탐색이라 할까? 40이 넘어서 읽은 나에게는 사람과 사회를 담은 글이다. 사회인문학이라 할까?

7명은 공통점이 적다. 나이도, 일도, 일을 풀어가는 형태도, 사람이 가진 기질도 다르다. 같다면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개개인에게 면밀히 질문하지 않았으니 생물학적 여성성을 실제로 선택한 삶을 사는지도 알 수 없다.

 

@윤가은

첫 글은 윤가은 영화감독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우리들>이라는 영화를 언급했었는데, 언젠가 꼭 보고 싶은 영화다. 그리고 어린이 연기자를 한 작품의 소모품이 아닌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고 그런 촬영장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들었는데 그 까닭과 방법등을 자세히 읽을 수 있어서 그녀가 더 매력 있게 다가왔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어떻든 상관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사람을 희생시키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나 벌어진다...책임 질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들]을 같이 했던 스태프들을 만나 필요한 사항을 정리해서 만든 문서가 [우리집] 촬영 수칙이었다. 그게 있어서 그나마 지켜진 게 있고 그게 있음에도 또 안 지켜진 것도 있었다.”

@양효진

다음은 수원시 여자배우 팀 현대건설 선수라 나에게는 반가운 양효진 배구선수다.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그녀의 길은 정말 힘들 것 같다. 우리는 스포츠선수 프로선수의 빛나는 면만 보지만 어릴 때부터 자신의 실력과 비전을 고민하며 죽을 만큼 운동해서 쌓아간 것이다.

자기 전에도 배구 생각하고 자고 일어나서도 배구 생각만 하고 살았어요.” 나에게도 자고 깨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까? . 그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틈날 때 마다 생각해보고 다시 꺼내보고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보는 일은 있다. 행운이다.

 

@전주연

처음 만난 그녀 바리스타 전주연이다. 그녀의 이야기에서 일터와 내 일에 대한 전문성에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세계바리스타 챔피언쉽 우승이라는 목표를 일터에서 함께 하는 이들과 정하고 10년을 정진할 수 있다는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이 대단하다. 여리하고 앳띤 외모와 달리 강하고 뚝심 있는 사람이다. (! 문장을 쓰고 보니 편견이다. 앳띤 외모는 뚝심이 없을 것이라는...)

직원이 먼저 가족 같다고 표현하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방학을 만들었어요. 3년에 한 달 안식월 제도가 있어요. 영어공부가 하고 싶다면 학원 등록을 돕고, 직원의 자기 계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요. 5일 근무에 연월차 제도 있으니까 10년 넘게 근속한 직원들은 한 달에 10일 이상은 쉬고 있죠.”

 

@정세랑

티비 역사 프로에서 작가라고 했던 그녀가 어떤 책을 썼는지 검색했던 기억이 난다. 꽤 입체적인 사람이다. 그 힘으로 글을 쓰는 것이겠지?

다른 사람의 업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나 자신도 안 해치고 타인도 안 해치면서 예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어떤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잘 못했으면 화을 내야 하는데 실수면 그냥 넘어가야 한다는 것,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면 수습하는데 시간을 쓰는 편이 낫다. 그걸 구분하는 감각이 생긴 것 같아요.”

 

@엄윤미

그녀는 경영자다. 투자가다. 이 두 낱말만으로도 나에게는 꽤 멀리 있는 존재로 느껴졌다. 이름 쟁쟁한 외국계 대기업의 경력만 봐도 우와~ 할 만 하다. 그녀는 우리가 알아주는 그런 기업의 임원에 여자는 잘 오르지 않는다는 통념을 다른 길로 깨고 있다.

사십대가 지나면 어느 분야든 남은 여성들은 만나게 되더라고요.”

비영리 단체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알았다.

-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에 도움이 되는 실험인가?

- 중간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리더와 팀인가?

- 이 일을 더 널리 퍼뜨리고 싶어서 하는 일인가?

그녀는 핵심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비전을 정확하게 언어화 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매일의 일과를 기록해 두는 습관을 가진 나는 그 날 해야 할 것을 되도록 마칠 수 있다. 전에는 시간 단위로 꼭 해야 할 것들에 묶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2-3일 여유도 둔다. 요즘 생각하는 것은 작을 일들을 끝내놓고 만족하며 정작 큰 것을 해야 할 시간을 갖지 않는 (결국은 미루는 습관을 가진) 나와 직면하고 그 것을 깨뜨리는 일이다.

또한 1- 5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의 계획을 언어화해서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실 이렇게 언어화 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그만큼 그것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갖춰져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살림-복지-케어-노동-여가-장애-노인-농촌-도시 이런 키워드를 연결 하고 싶은데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이상희

목적지를 알 수 없지만 그려가며 살아가는 그녀. 다른 나라에서 이주민 여성으로 살아가며생활 속에서 뼛속으로 느낀 공정성에 대한 글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다양성을 이루려면 실천이 중요하다. 이주자에 대해 개방적인 미국이라도, 소수 민족 출신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필요이상의 능력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듭 거치게 된다.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설계 단계부터 결과의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다. 왜 특별 전형이 필요하고, 왜 지역 분배가 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공정이라는 의도가 능력주의와 만나 기득권의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수정

중음의 묵직하지만 꼭 집어내 말하는 통찰력, 범죄심리학이라는 나에게는 오싹?한 일을 하는 그녀는 이미 방송에서 익숙하다. 왠지 보이는 모습과 사는 모습이 같을 것 같다.

그녀는 사람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믿기 때문이다. 인간의 선량함에 대한 신뢰, 힘을 합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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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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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를 꿈꾼다.

‘돈을 쫓으면...’ 속물 취급 받던 때가 있었지만 달라지고 있다. 대놓고 ‘돈을 쫓는다.’ 말해도 이상한 사람이 아닌 현실적이거나 정보의 빠른 사람이라 말한다. 꼭 돈이 아니라도 권력, 친구, 능력, 작은 취미까지 (부캐 부자!) 뭐든 부자를 꿈꾸며 책을 펼쳐든다.

인공의 독백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돈은 없고 시간은 많은 그. 그에게는 3억의 빚이 있다. 어느 날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자판기에서 뽑아 먹기에 100엔이 부족한 그에게 선뜻 100엔을 건 내어준 신사를 만나고 그와 ‘부자 수업’이 시작된다. (20년 전에 유행했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란 제목의 책이 갑자기 생각났다.)

사는 그에게 따끔하게 말한다.

“ 자네는 돈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건성인데다가 갈피를 잡을 수도 없고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려서 일을 크게 벌이려고 해. 그래서 실패한 걸세!” 신사는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고 말한다.

“내가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는 얼마일까?” 30대쯤 막연히 내 앞자리 수의 연봉을 받으면 만족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20대에는 2천 몇 백, 30대에는 3천 몇 백, 40대에는 4천 몇 백. 현실적으로 60대 70대에는? 6천? 7천? 그렇다면 그 때는 6천 몇 백을 움직이는 사람. 그 만큼의 가치를 사회에서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길 바랐었다. 현실의 나는 40대임에도 여전히 겨우 2천 몇 백을 겨우 넘는 연봉을 받고 있지만... 책에서 신사의 말을 빌려 저자는 돈의 속성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붙잡으려하면 멀어지는 것. 너무 쉽게 잘 읽혔는데 다 읽고 확인하니 허걱 27쇄. 한국에서만. 이 책은 양장본으로 벌써 2쇄다.

-책 속에서 밑줄 긋기

“ 빚에 대한 다른 생각, 사실 매년 300만원을 지불하면 1억은 갚지 않아도 돼.

“ 돈을 계속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전 세계에서 돌고 도는 돈은 ‘지금’이라는 순간에만 그 사람 수중에 있는 거야.

“ 계획그릇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아끼지 말자.

“ 저금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기관리 능력이 높다. 음반에 쓰는 돈의 비중이 높은 사람은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 닦았으며, 열심히 노력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겉으론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 떠들면서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쓴다면 그 사람은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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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체력 리부트 - 현직 체육교사가 알려준다
김경도 지음 / 생각의집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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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19가 교육의 형태와 내용을 바꿨다고 하지만 사회 현상과 연결된 교육의 취약한 고리는 더욱더 견고해졌다. 고민과 시도 끝에 시작된 온라인 수업이었다.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 되었고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비대면을 최적화하기 위한 새로운 매체와 도구들을 받아들이고 교수 방법들을 개발해 나갔다. (공교육이던 사교육이던 자신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플랫폼 회사들의 빼어난 컨텐츠는 밤을 새워 만든 교사들의 콘텐츠를 무색케 했다. 앞으로도 고래와 새우 싸움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국영수로 대표되는 지식교과는 아이들의 이해보다 콘텐츠에 집중된다. 계속 ebs만 틀어준다는 불만부터 생각보다 부실하다는 평가까지 교사는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체육이나 예술 수업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 해진 것 같다. 국,영,수는 어떻게든 효과적으로 배우길 바라고 깐깐한 잣대화 평가가 이뤄진다. 하지만 체육, 음악, 현장 학습은 대면이 조심스럽다. 확찐자! 운동부족! 고민은 많지만 어렵게 학교 문이 열렸을 때도 주요과목의 진도를 확인하고 평가하느라 체육수업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된다. 여전히 아이들이 만나도 몸이 닿는 신체활동은 최소화 해달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 때문에 정작 건강이 잘 유지 될지 더 걱정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민이 큰 요즘 ‘김경도’선생님의 책이 너무도 반가웠다. 현장에서 그것도 질풍노도의 사춘기의 절정 중학교 아이들에게 체육수업을 펼치고, 교육현장에서 맞닿았던 고민이 <체육>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 낱말에서부터 움직여야만 존재하고 가치가 있는 동물, 사람도 동물이기에 움직여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창의성,혁신이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움직임, 지속적이고, 더 발전적인 교육이 움직임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뇌의 편도체와 전두엽이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감정과 충동성을 조절하는데 운동의 힘! 진짜 공부를 해나가는 시기의 기초 체력을 위한 운동의 힘! 운동으로 이야기를 이끌지만 교육이라는 큰 주제를 잘 아울르고 있다. 운동을 양념으로 한 교육 비빔밥~~ 무엇보다 선생님의 경험과 고민을 담은 책이라 쉽게 읽히고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내가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요즘 아이들의 문화를 부모가 흘려듣지 않고 그래도 조금씩은 함께 듣고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함에 힙합을 예로 든 부분이었다. 또 충분히 운동을 싫어 할 수도 있는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의 반성부분도 마음에 닿았다.

선물처럼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는 운동 팁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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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샘 : 도쿄 인기 만화가 실종 사건 명탐정 셜록 샘 5
A. J. 로우 지음, 앤드류 탄 그림, 이리나 옮김 / 한솔수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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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주인공의 이름이 좀 특별했다. 살펴보니 싱가폴 작가의 책이다. 처음이다. (아마도 의식한 것으로는...)

등장인물 배경이 새롭게 느껴졌다. 주인공 샘의 엄마는 페라나칸이다. 원주민인 말레이계와 이주한 중국계의 혼혈 및 후손으로 그들만의 새로운 음식, 역사가 싱가폴 문화에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싱가폴 여행가서 맛나게 먹었던 <락사* 면요리>도 페라나칸 음식이다. 등장인물부터 이렇게 문화 요소를 가미한 작가 답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이 번 실종사건의 배경인 일본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우에노공원, 편의점, 건담까페, 롯데리아, 오벤토, 라면'등 일본여행에서 접할 수 있는 친근한 대중문화가 이야기 곳곳에 스며 있다.

삽화가 많지 않아서 글 읽기에 익숙해야 한다. 배경된 나라에 관심 있는 어린이나, 여행해 본 경험이 있다면 또 새롭게 쏙쏙 재밌게 읽겠다.

제목에서 눈치 챌 수 있는- 어린이 탐정물이고 화소는 셜록홈즈를 따르고 있다. 첫 장을 펼쳤을 때 왓슨 사용설명서를 보고 빵 웃겼다.

셜록은 책 영화 티비 시리즈가 워낙 많다. 뛰어난 셜록에게 빠지지만 또 충직한 왓슨도 매력있는 캐릭터다. 아 어설픈 로봇이라니! 설정이 너무 재밌다. 이 번 추리에서도 왓슨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는 영국 드라마 속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최고의 셜록인데... 그 드라마 속 엉뚱하고 천진한 마틴 프리언과 왠지 잘 매치 되는 것 같다.)

찾아보니 이미 뉴욕, 런던...우리나라 서울까지 벌써 다섯번째 이야기다. 우리나라 편은 여행과 런닝맨에서 (초딩 우리딸의 최애프로) 힌트를 얻었다고 작가가 전했는데 서울미스테리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내가 읽었을 때 보다 아이들이 읽으면 훨씬 반응이 좋은 책이 한솔수북 책이다. 뭔가 이 출판사의 에디터들은 어린이의 눈을 가졌나보다.

어린이 책을 읽다보면 각 출판사보다 특별히 더 눈에 띄는 분야가 있는데, '아이들이 진짜 재밌어 하는 책과 이야기' 분야에서 한솔수북을 선택하면 거의 틀릴 때가 없다.

++이 책은 출판사 서평도서로 제공받았지만 나의 생각을 담아 쓴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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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드렁크, 러브
보리 지음 / 해빙기프로젝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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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19가 바꾼 가장 큰 변화는 바다를 건너가는 꿈을 당분간은 꿈만 꾸게 만든 일이다. 스물 네 살 되던 해 첫 바다건너 여행을 떠났다. 남동생의 제대 기념으로 가족이 중국여행을 패키지로 다녀왔었다. 그 때 부모님이 꽤 큰돈을 우리 남매에게 투척해 주셨는데, 지금은 어디 있을지 모를 사진, 비디오 테잎만 남았다. 여행 내내 캠코더를 돌려 촬영하는 동생모습이 얄미웠던 기억이 난다. 이십 대- 자기밖에 모르던 우리 남매는 여행 내내 다투었고, 여행사 투어로 충분히 값을 치렀음에도 현장에서 더 지불해야 하는 옵션에 짜증이 났었다. 다녀오고 나서야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다시는 못 갈 것 같다. (가족여행도-패키지여행도...)

이 후 몇 년에 한 번 씩 나도 열심히 돈을 모아 바다를 건너는 꿈을 이뤘다. 어떤 때는 사진으로, 또 여행지에서 티켓, 리플렛 등 별별 것을 부지런히 모은 것으로, 일기에 끼적인 글로... 무언가를 열심히 남겨 놓았다. 하지만 정리하지 않은 것은 기억이 일상 속에서 흩어지듯이 어느 순간 다 흩어져버렸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공감 할 것이다. 요즘은 sns 플랫폼이 다양해서 조금만 시간 들이면 낯선이에게 여행지 정보를 나누고 차곡차곡 바다건너 간 컬렉션을 남겨둘 수 있다. (솔직히 어떤 것은 콜렉션 과시용 같지만...)

그럼에도

현지에서 여행 중에 엽서를 써서 직접 보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녀의 엽서를 훔쳐보는 것이 젤 재밌었고, 읽는 내내 그녀의 여행과 나의 여행이 겹쳐지기도 하고, 나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른 여행 책처럼 정보를 원한다면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그냥 편지로 시작해서 편지로 끝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생각만 하고 엮어내지 못했던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여행, 좀 특별해 보이지만 부러운 가족애, 돈 많아서 다니는 여행이 아닌 빡빡한 일상에서 알뜰살뜰 모으거나 횡재(?)수가 좋아 떠난 행운, 그래도 아끼고 아껴야 했던 일정, 사람 또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임시보관함-보낸편지함-내게쓴편지함-스팸편지함-받은편지함의 글 구성도 새롭다.

편지를 매개로 자신의 10년을 정리한 그녀의 부지런함이 부럽다. 그리고 그녀만의 추억일 수 있는 이야기를 글로 잘 정리해 주어 고맙다. 나도 그녀처럼 숙제로 남겨두었던 여행을 사진부터? 뭐라도 하나 정리해 보고 싶지만, 어렵다. 정말...

코비드19가 끝나면 사람들이 꼭꼭 참아두었던 여행을 폭팔하듯? 떠날까? 여행업계에 종사한 분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어 안타깝다. 하지만 그간 바다를 건너는 꿈은 깊이보다는 양에 너무 치중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본다. 이시간이 꿈에 대해 다른나라와 문화에 대한 동경하는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하늘과 땅의 길이 열리길 기다리는 시간동안 간절한 마음을 잘 정리하고 싶다. 정말 가고 싶은 곳을 손꼽아 귀하게 가고 싶다.

하늘길이 막혀 우리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 다시 언젠가 또 하늘길이 막힐 줄 모른다.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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