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가 바꾼 가장 큰 변화는 바다를 건너가는 꿈을 당분간은 꿈만 꾸게 만든 일이다. 스물 네 살 되던 해 첫 바다건너 여행을 떠났다. 남동생의 제대 기념으로 가족이 중국여행을 패키지로 다녀왔었다. 그 때 부모님이 꽤 큰돈을 우리 남매에게 투척해 주셨는데, 지금은 어디 있을지 모를 사진, 비디오 테잎만 남았다. 여행 내내 캠코더를 돌려 촬영하는 동생모습이 얄미웠던 기억이 난다. 이십 대- 자기밖에 모르던 우리 남매는 여행 내내 다투었고, 여행사 투어로 충분히 값을 치렀음에도 현장에서 더 지불해야 하는 옵션에 짜증이 났었다. 다녀오고 나서야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다시는 못 갈 것 같다. (가족여행도-패키지여행도...)
이 후 몇 년에 한 번 씩 나도 열심히 돈을 모아 바다를 건너는 꿈을 이뤘다. 어떤 때는 사진으로, 또 여행지에서 티켓, 리플렛 등 별별 것을 부지런히 모은 것으로, 일기에 끼적인 글로... 무언가를 열심히 남겨 놓았다. 하지만 정리하지 않은 것은 기억이 일상 속에서 흩어지듯이 어느 순간 다 흩어져버렸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공감 할 것이다. 요즘은 sns 플랫폼이 다양해서 조금만 시간 들이면 낯선이에게 여행지 정보를 나누고 차곡차곡 바다건너 간 컬렉션을 남겨둘 수 있다. (솔직히 어떤 것은 콜렉션 과시용 같지만...)
그럼에도
현지에서 여행 중에 엽서를 써서 직접 보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녀의 엽서를 훔쳐보는 것이 젤 재밌었고, 읽는 내내 그녀의 여행과 나의 여행이 겹쳐지기도 하고, 나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