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하는 말이 쓰여 있지 않다고 해서 노작들에 대해 별점 테러를 하는 짓거리는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게 독서인가? 서평인가? 그저 '당신이 내가 원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속 좁은 불평에 불과하지 않은가. 왜 저자가 그래야 하나? 저자는 당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수 틀리면 빵점을 주는 시험관을 아무도 공정하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무언가에 대해 평가를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굉장히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이거 아니면 저거, 이 사람 아니면 저 사람, 여기 아니면 저기. 세상이 어디 두 가지 색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가장 그런 태도를 멀리해야 할 독서인들에게서도 이 경향을 보는 게 정말이지 역겹고 고통스럽다. 

 

별점 제도는 정말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일까? 광고와 비슷한 형식으로 별점을 남발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소위 책을 읽는 사람들이 '테러'를 하는 꼴은 더 봐주지 못하겠다. 우리가 어떤 책을 평가하는 방법이 정말 이런 종류밖에는 없는 것일까? 차라리 서평 숫자나 책 소개 페이지 조회수, 그리고 이건 터무니없을 수도 있는데 서평에 실린 글자 수가 몇 개인가를 세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가장 공정하고 깔끔하게 '판매지수'만 남기든지.

 

물론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만으로는 바뀌는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좀더 진지하게 책을 평가하는 방법을 이제 서점들도 고민하고 개발할 시점이 오지 않았나 싶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그걸 운용하는 사람들이 엉망이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별점 제도나 서평도 좋은 제도지만 이제는 진부하다 못해 악용되는 경우가 훨씬 많이 띄는 것 같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당신은 별 한개를 받으시오. 이게 논거 없는 혐오발언과 다를 게 뭔가. 이런 걸 적절히 걸러내는 방법이란 없는 걸까. 서평을 볼 때마다 참고가 되고 감동하기는커녕 기분을 잡치는 경우만 늘어난다. 이 상황에 염증을 느끼면 그런 걸 가장 안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가려 하는 마음이 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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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도 못하는 글을 주절거리며 갑자기 서재 활동에 열을 올린 건 다름아닌 알라딘에서 새로 론칭한 '북플' 때문이다. 피씨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생활의 축이 거의 옮겨가고 있고 SNS 서비스는 보편화되다 못해 슬슬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고 느껴지긴 하지만(온라인상점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 웹서비스의 수명은 삼사 년 정도임...) 역시 알라딘, 서점 사이트들 중에서는 발빠르게 SNS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래서 나도 앱을 깔아놓고서 요모조모 만져도 보고 서재와 어떤 식으로 연동이 되는지도 나름 살펴보았다. 아직 각 책 상품 페이지나 서재와는 완벽하게 연동되거나 매칭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역시 북플이 서재를 대신하는 서비스가 될 것 같긴 하다. 상품 페이지에도 '읽고싶어요'나 '읽고있어요'를 보여주면 좋을 것 같고 아마 서재도 '친구' 사이에 어떤 책들이 화제인지 보여주는 북플의 방향으로 개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읽었어요'이다. 물론 '읽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그것이 곧 '구매'를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읽었다'고 표시하고 끝내는 건 심심하다. 독서란 최종적으로는 어떻게 읽었나, 좋았나 나빴나, 감동적이었는가 아닌가, 길게 언급할 가치가 있는 책인가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책인가 등등 여러 다양한 반응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것은 스마트폰으로 길게길게 쓰기에는 현재까지는 좀 어려움이 있다. 나도 지난 몇 주간 모든 글은 결국 피씨로 작성하게 되었고 스마트폰으로 한 건 하나도 없다. 이래서는 사실상 기존 서재 활동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이 사실을 서비스를 하는 알라딘 쪽에서 모를 리 없고 어떻게든 '독자'들을 피씨 앞으로 불러내서 오랜 시간 동안 키보드를 두들기도록 만들어야 더 재미가 있을 터인데 그걸 어떻게 유도해내느냐를 두고 아마 지금도 여러 사람이 머리를 싸매고 있지 않을까.

 

단 1초의 시간에도 여러 글(?)들이 주루룩 올라오는 SNS 시대에 고리타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읽었어요'만으로 독서 활동을 끝내도록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적어도 책은 '읽었어요'라는 말보다 훨씬 길게 언급될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두자(실제로 대부분의 책은 훨씬훨씬 길게 쓰인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가 북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고 침체될 수밖에 없는(?) 리뷰나 책 담화에 좀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멋진 서비스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서비스의 성패가 달려 있음은 굳이 내가 언급하지 않아도 더 잘 아시리라 믿는다.

 

덧) 친구 신청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종종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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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1-12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북플이 주는 젤 좋은점은 리뷰가 담화가 된다는 점 입니다.
영화평론가들의 이해도 안되는 오만한 일방적 평론과 달리, 북플 알라디너 분들의 글은, 친절하고 겸손하며,동의를 구하는듯하여 보다 공감할 수 있고 너무 좋네요. 배움을 주는 리뷰글이 북플 이전에도 많았지만 북플 이후에 더 접근성이 좋아진거 같아요!

pdf2234 2015-01-12 23:06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접근성`은 정말 좋아진 것 같습니다. 글 읽기에 좋은 앱인 듯해요.^^ 몇년 전에 비해 리뷰가 많이 위축된 것 같다고 느껴지긴 하는데 북플이 새 활력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