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도 못하는 글을 주절거리며 갑자기 서재 활동에 열을 올린 건 다름아닌 알라딘에서 새로 론칭한 '북플' 때문이다. 피씨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생활의 축이 거의 옮겨가고 있고 SNS 서비스는 보편화되다 못해 슬슬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고 느껴지긴 하지만(온라인상점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 웹서비스의 수명은 삼사 년 정도임...) 역시 알라딘, 서점 사이트들 중에서는 발빠르게 SNS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래서 나도 앱을 깔아놓고서 요모조모 만져도 보고 서재와 어떤 식으로 연동이 되는지도 나름 살펴보았다. 아직 각 책 상품 페이지나 서재와는 완벽하게 연동되거나 매칭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역시 북플이 서재를 대신하는 서비스가 될 것 같긴 하다. 상품 페이지에도 '읽고싶어요'나 '읽고있어요'를 보여주면 좋을 것 같고 아마 서재도 '친구' 사이에 어떤 책들이 화제인지 보여주는 북플의 방향으로 개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읽었어요'이다. 물론 '읽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그것이 곧 '구매'를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읽었다'고 표시하고 끝내는 건 심심하다. 독서란 최종적으로는 어떻게 읽었나, 좋았나 나빴나, 감동적이었는가 아닌가, 길게 언급할 가치가 있는 책인가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책인가 등등 여러 다양한 반응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것은 스마트폰으로 길게길게 쓰기에는 현재까지는 좀 어려움이 있다. 나도 지난 몇 주간 모든 글은 결국 피씨로 작성하게 되었고 스마트폰으로 한 건 하나도 없다. 이래서는 사실상 기존 서재 활동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이 사실을 서비스를 하는 알라딘 쪽에서 모를 리 없고 어떻게든 '독자'들을 피씨 앞으로 불러내서 오랜 시간 동안 키보드를 두들기도록 만들어야 더 재미가 있을 터인데 그걸 어떻게 유도해내느냐를 두고 아마 지금도 여러 사람이 머리를 싸매고 있지 않을까.
단 1초의 시간에도 여러 글(?)들이 주루룩 올라오는 SNS 시대에 고리타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읽었어요'만으로 독서 활동을 끝내도록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적어도 책은 '읽었어요'라는 말보다 훨씬 길게 언급될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두자(실제로 대부분의 책은 훨씬훨씬 길게 쓰인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가 북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고 침체될 수밖에 없는(?) 리뷰나 책 담화에 좀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멋진 서비스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거기에 서비스의 성패가 달려 있음은 굳이 내가 언급하지 않아도 더 잘 아시리라 믿는다.
덧) 친구 신청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종종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