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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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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분의 1의 우연>을 읽기 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이 작품의 발표년도가 1981년이라는 것이다. 이 사실에 의해 작품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사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당시 나는 작품의 발표년도를 확인하지 못했던 상태이었으므로- 읽는 내내 실망스럽고 불편했다. 제목에 ‘우연’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부터가 미심쩍었으며,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이라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라는 것에 상당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터라, 엉성한 플롯, 우연의 남발, 뻔하고 단순한 결말 등은 적지 않게 나를 당황하게 하였다.

 

책에 실려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에 대한 평론에도 역시 동의할 수 없었다. 이 작품에서 야마가 교스케가 벌인 사건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의의 범죄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하기보다 ‘복수극’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연인을 잃고 아파하는 누마이 쇼헤이가 그럴 듯 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망스러움을 가득 안고 이 작품을 덮고 나니, 작품의 발표년도를 보였다. 80년대 작품이라면 하고 생각하니 작품이 다르게 느껴졌다. 당시의 작품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충분히 있었다.

보험회사 영업사원이자 아마추어 보도사진가의 야마가 교스케는 ‘격돌’이라는 작품으로 연간최고상을 수상하게 된다. 많은 인명사고를 낸 참혹한 교통사고였기에 이 작품은 윤리와 사진작가로서의 사명 사이에서 논란이 일게 된다. 그 논란이 된 신문 기사들을 인용하며 이 작품은 시작되는데, 당시로서는 이 부분이 참신하게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물의 묘사 부분도 캐릭터에 맞게끔 상세하다. 더불어 ‘사진’에 관한 이야기이니만큼, 전문적인 용어와 설명도 뒤따른다. 그 전문적인 내용이 재미를 떨어뜨릴만큼 지나치게 자세하다고 할 만큼 말이다.

그러나 1981년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이해되지 않는 살인(차라리 묻지마 살인의 방식도 아닌), 같은 수법을 이용한 살인은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였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전작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하필 <10만분의 1의 우연>을 가장 먼저 접한 나로서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이라는 수식어에 물음표를 달 수 밖에 없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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