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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꾼들
발따사르 뽀르셀 지음, 조구호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내일은...... 좋은 날이 될 거야”

 

가슴이 녹아내렸다. 지진이 난 것처럼 가슴 속이 울렸고, 괜시리 목이 메어왔다. 왜냐고 묻는다면, 글쎄... 정확하게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음......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희망이 눈물겹도록 간절했기 때문일까? 요즘 들어 희망이라는 것을 잊고, 현실과 자꾸만 타협하고자 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서?

 

발따사르 뽀르셀의 작품 <밀수꾼들>을 접하기 전, 슬럼프가 찾아왔다. 모든 것이 심드렁했던 시기에 <밀수꾼들>이 도착했다. 신간 추천 페이퍼를 작성할 때 가장 관심있게 봤던 책이기에,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한 그 시기에도 집중하여 읽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어려운 발음과 낯선 지명 탓에 완벽하게 집중하여 읽지는 못하였다. 누가 누구인지 계속 기억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긴장하며 읽었던 듯하다. 그러나 작품이 주었던 감동만큼은 완벽했다.

 

<밀수꾼들>에서 ‘배’라는 공간은 절대적이다. 모든 것이 이 공간 안에서 행해지고, 공간의 행보에 의해 공간 안에 속한 이들의 운명도 결정지어진다. 밀수품을 전하기 위해 마요르까 섬으로 향하는 이 배를 선택한 이들에게 밀수품 전달의 성공은 반드시 행해져야 하는 희망이다. 레오나르 주베라가 다시 행복을 꿈꿀 수 있게 해 주고, 비센 바랄의 아이들이 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해 주며, 빼나와 마르꼬가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것이다. 이런 그들의 사정이야기는 지중해 연안을 항해하는 현재 ‘배’ 안의 이야기와 교차되며 진행되고, 그들의 불투명한 현실과 간절한 희망이 상반된 모습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책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 현재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하고, 더불어 깊은 반성도 이끌어내기도 한다.

 

책에 대한 평이란 늘 주관적인 것인 것이지만, 이 책은 유독 개인적 상황이 평가에 큰 요인이 되었던 듯 하다. 사실 이 책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익숙해 지지 않는 이름들과 읽어도 읽어도 아리송한 스페인 역사까지 미로를 헤매는 것 같은 부분도 있었다. 더군다나 번역자의 실수인지 오타도 심심찮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자질구레한 난점들을 모두 뛰어넘고 감동을 받은 것만은 사실이다. 오직 하나만을 바라보며 희망을 품던 밀수꾼들의 모습들로 인해 삶의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계기를 얻는 행운 또한 누릴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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