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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
이인화 지음 / 해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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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시장에서 추리소설이나 SF소설이 판매순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일이 드물지 않고, 독자와의 소통과 문학적인 완성도 두 마리 다 잡은 수작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해낼 수 있는 요즘이다. 세계적인 추세가 이렇지만, 국내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아직까지 소수의 매니아층은 가지고 있지만,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프로젝트 도서들이 출간되고 문학상을 내건 다양한 시도들이 행해지는 등 조금씩 발전해나가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 이번 리뷰 대상 도서인 『지옥설계도』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지옥설계도』는 대구의 한 호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김호는 이 사건을 맡게 되고 이유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자오얼을 지목한다. 자오얼을 심문하면서,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서 점점 더 사건에 빠져들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오얼과 이유진은 인간의 지능을 10배 이상 뛰어넘는 ‘강화인간’이자 ‘공생당’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연이은 강화인간들의 죽음에 새라와 준경은 ‘지옥설계도’를 찾고자하고, 이 과정에서 김호의 딸은 납치를 당하고 만다. 김호는 딸을 구하기 위해 지옥설계도를 찾기에 매달리고, 지옥설계도가 스토리 설계도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설계도를 손에 넣게 된다.

 

 

『지옥설계도』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나뉜다. 현실의 이야기와 인페르노 나인 즉 최면의 이야기가 그것으로, 이는 또 다른 이야기(설계도)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추리소설과 미스터리소설, SF소설, 판타지소설을 모두 합쳐놓은 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전작인 영원한 제국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8년만에 발표한 작품이라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한 욕심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참 아쉬웠다. 게임을 접목시킨 것 역시 새로운 시도로, 인페르노 나인의 섬세한 설정을 읽어보니 작가가 얼마나 세세하게 계획하고 노력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작가가 그토록 노력(했다고 추정되는)한 부분이 전혀 즐겁게 읽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처음 작품을 접하고 읽기 시작했을 때 중반까지는 쉽고 재미있게 읽혔다. 이야기진행이 빠른편이고 각 장 별로 이야기가 편집, 진행되어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가 공들여 쓴 부분일 것이라 추측되는 인페르노 나인 부분이 나오면서부터 이해가 어렵고 흥미가 떨어졌다. 읽다보면 이야기 흐름에 빠져 읽혀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질감만 느껴질 뿐이었다. 게임에 대해서 좀 아는 독자라면, 이해할 법도 했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전혀 게임에 대해 무지하다.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이 자주 보여지고 있는 지금의 흐름에 따라, 『지옥설계도』는 게임과 문학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또한 여러 장르를 합쳐놓은 듯한 구조를 보여줌으로 신선하게 다가서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독자와의 소통에서는 그리 성공했다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이 리뷰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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