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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코의 질문 ㅣ 책읽는 가족 3
손연자 글, 이은천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제에게 거품처럼 당하며 살았던 우리 조상들의 아픈 어린시절이
빗방울처럼 흘러내린다.
<꽃잎으로 쓴 글자>
조선어 말살 정책
위반이라고 쓰인 나무패
우리말을 쓰면 담임으로부터 손바닥을 불이 나도록 맞는 조선아이들.
일제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저런 선생이 아직도 있나보다.
꽃잎같은 우리글, 우리말...꽃잎처럼 다시 피어나리라.
영화 [꽃잎]이 생각난다. 이정현의 머리에 꽂혀있던 그 꽃잎.
<방구아저씨>
박경리의 토지에도 이 비슷한 인물이 등장한다.
새파랗게 젊은 일본 순사가 내리친 곤봉자국을
백골 맨 꼭대기에 새긴채 한 줌 흙이 된 방구아저씨.
나쁜 놈들, 나쁜 놈들....
<꽃을 먹는 아이들>
혀 짧은 소리를 하는 일본 소년 히로세 겐지.
분홍 진달래를 예쁘게 먹는 소녀를 뒤쫓아가다
관동 대지진을 만난다. 곧이어 조선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며
그 혼란의 와중에서 조선인들을 처참하게 학살한다.
떼떼 소리 발음 때문에 조선인으로 오인 받고
그 혼란한 소용돌이 속에 조선인이 되어 맞아 죽는 일본 소년.
전쟁을 일으킨 자는 누구인가.
남의 나라를 짓밟은 자는 또 누구인가.
오늘을 내일처럼 살아가는 일본의 민초들도 결국은 전쟁이라는 이름의 피해자일까.
<남작의 아들>
매국노 행위로 일본에서 남작의 지위를 받은 아버지를 둔 가즈오.
역시 박경리의 [토지]가 떠오른다.
남작이라는 호칭을 받으면 거의 일본인이나 다름없다.
천황에게 충성을 다하고 조선인들을 밀고함에 부족함이 없는 짓을 일삼는다.
그러나 그들은 일본인이 아니다. 조선인인것을.
<잠들어라 새야>
종군위안부로 끌려간 열두살 서은옥.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이어가다 천황의 무조건 항복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날마다 장독대에 정한수 한 그릇 떠놓고
딸이 돌아오기를 빌던 어머니 앞에
쓰러진 꽃잎인채로 안긴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새가 되어 날아간다.
그토록 모진 삶.
눈물이 가슴을 짓누른다.
짓누른다.
짓누른다.
<잎새에 이는 바람>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는 시인 윤동주가 치를 떠는 고문을 당하고 있다.
생체 실험을 위해 날마다 주사를 맞는다.
잎새에 이는 바람따라 27세 어느날 그는 사망한다.
그의 시 행간마다 나는 괴롭다.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났기를.....그의 별을 향해
기도해본다.
<긴 하루>
조선땅에서 일본말을 가르치는 선생들.
그들은 선생이란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의 고통위에 괴로움을 더한다.
천황의 항복으로
피맺힌 설움, 살기 가득한 눈으로 번뜩이는 조선인들.
그러나 그들처럼 살인을 행할 순 없다.
아해야 너그 선상님께 빨리 도망 가시라 일러라
그렇게 그들은 보내졌다.
그들은 훗날 말한다. 야만인들 틈에서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도망쳐 왔노라고. 조선인은 짐승이라고.
그들의 사전에는 속죄, 반성, 뉘우침이라는 단어가 없나보다
<흙으로 빚은 고향>
전쟁은 끝났고
조선은 일제 치하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일본에 남아 있는 조선인들은
조선인들의 아이들은 여전히
조센징이라는 단어로 멸시를 받고 있었다.
조선의 산천이 눈물겹도록 그리운 할머니를 둔 사치코.
할머니의 고향, 할머니의 조국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 어린 아이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나라의 역사를, 그리고 아픔이었던 것들을...
<마사코의 질문>
일본 소녀 마사코는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터져 엄마를 잃은 할머니와 손잡고 있다.
할머니는 분노한다.
미국놈들이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터트려
엄마가 죽고...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우리는 피해자라고...
마사코는 왜 하필 일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원자폭탄을 터트려야했는지 궁금해 한다.
일본은 전쟁을 일으키고
주변국들을 초토화시키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목숨을 뺴앗고
식민지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자행하고
.....등등등
그러고도
원자폭탄을 맞은 자신들은 피해자라고
히로시마에 평화공원을 만들었다.
그들이 원한 것은 평화가 아니었다.
우리가 원한 것은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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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그 수탄 역사의 증언들이
일본을 욕하게 만든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선진국이다.
어지간하면 우리나라도 일본에게 설설 긴다.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까지 하다.
동족 상잔의 비극 한국전쟁때
가장 이득을 많이 본 나라가 일본이었다고 한다.
군수물자를 비싼 값에 팔아 넘겼단다....
역사는 되풀이 되고
역사는 살아있기에
역사가 기록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준식이와 민지는 언제쯤 이 책을 이해하게 될까...